Pieter Bruegel the elder, Winter Landscape with Skates, 1565, Oil on Wood, Private Collection, Brussels.
습도가 너무 높아서 에어컨을 거의 켜지 않는 내 방에 앉아 있으면 딱 사우나탕에 있는 것과 같다
그래서 작년 겨울 갔었던 하얼빈의 겨울이 갑자기 무진장 그리워진다..ㅎㅎ
작년 1월 우리부부는 그 유명하다는 아이스축제를 보러 흑룡강성 하얼빈으로 떠났다
내게 하얼빈은 여러 소설로도 접하고 안중근 의사의 거사며 송화강이며 왠지 친근한 그런 도시다
겨울이 되면 1미터 두께로 얼어버리는 송화강의 얼음을 잘라다 만들어놓은 건축물들과 영하 30가까이 된다는 추위
배운 중국어도 써먹을겸 호텔과 비행기만 예약을 하고 삼박사일 여정으로 자유여행을 하기로 해서 자못 긴장도 되었다
세시간넘게 비행을 해서 내린 하얼빈 공항 (중국 진짜 넓다 상해에서 해남도까지도 세 시간넘게 비행해 갔는데.. 서쪽으로 다섯시간 걸린다는 곳까지 못 가보고 떠나온게 정말 한이다.ㅎㅎ)
청명한 날씨에 살을 에는 듯한 추위였지만 그래도 추위찾아 온 여행이니 기분은 좋았다
호텔에 짐만 내려놓고는 밥도 먹고 주위도 걸을 겸 잠시 나갔다 왔는데 그게 실수였다
상해에서 간데로 맨살에 모직바지만 입고 긴 코트를 걸치고 나갔다 들어와보니 내 민감한 피부는 추위알레르기로 코끼리 다리가 되어 있었다
울퉁불퉁 난리도 아닌 다리를 보니 어찌나 겁이 나던지..ㅎㅎ
더운 물로 샤워하고 크림을 잔뜩 바르고 했더니 가라앉기는 했지만 정말 너무 놀랬다
드디어 밤이 되어 아이스축제를 보러 나갈때는 스타킹 두 개 신고 내복까지 입고 그 위에 바지를 입었더니 사실 걷기도 힘들다
그래도 하얼빈까지 와서 얼어죽을 수는 없잖은가 바깥기온 영하27도라는데..^^
아이스축제까지 강을 건너다 준다는 낭만적인 마차를 흥정을 해서 탔는데 그것도 실수였다
문도 없는데 거기까지 천천히 가는 마차타고 멋내다가 또 얼어죽는 줄 알았다
몇 번이나 그냥 내려서 뛰어가는게 낫지 않을까 생각이 들정도로 남편과 나는 꼭 껴안고도 덜덜 떨었다
그러나 막상 도착을 하니 얼음으로 지어 안에다 등을 설치한 콜로세움이며 동양식 건물이며 너무나 아름답고 대단해서 추위도 잊을뻔했다..ㅎㅎ
500명정도가 일했다는데 정말 중국인구의 저력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발이며 손이며 볼이며 감각이 없을때까지 놀다가 그래도 살아서(?) 돌아왔다
그 다음날 부터는 여기저기 러시아풍 가득한 하얼빈시내와 그 주변을 돌아다녔다
(정말 우리부부의 걷기실력은 비가오나 눈이 오나 더우나 추우나 못말린다..ㅎㅎ)
가을이라 그렇게 춥지는 않았겠지만 하얼빈역 주변에 가서 그 당시 거사를 도모하며 그 역 주변을 나처럼 이렇게 걸었을 안중근의사도 생각해보고...
하얼빈근교에서 그 추운날 선 장속을 돌아다니다 그냥 자판에 놓고 파는 아이스크림도 사먹고(물론 남편만..-_-;;;) 눈더미속에 쓰레기 가득 쌓인 황량한 들판을 무작정 걷다가 환경오염에 대한 불안감에 추위보다 더 오싹한 기분이 들더라.
마지막 날은 무조건 강으로 가서 그 강한 강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햇볕에 빛나는 강위를 묵묵히 걷다가 (사실은 너무 추워서 입도 안떨어지고 지금 내가 뭐하는 짓인가하는 회의가 들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남편이 그런다
„야 이 칼날같은 추위 너무 좋다 다음번에는 우리 시베리아벌판으로 가자 “..ㅜㅜ
따뜻한 상해로 돌아오자마자 마침 흑룡강성출신의 중국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야 느네 고향다녀왔다 넌 거기서 어떻게 살았냐 추워죽는 줄 알았다 블라블라~“
„어 추웠어? 올 겨울은 따뜻하다고 우리 식구들 전화에 그러던데..“
하하하 모든 건 정말 상대적이다.
2003.08.14 香港에서...사야
이 그림을 그린 Pieter Bruegel(1525/30-1569)은 네덜란드의 중요한 풍속화가입니다. 지난 번 얀반아이크의 그림과 마찬가지로 그의 그림들을 보고 있노라면 몇 백년의 세월이 너무나 가깝게 느껴집니다
저 그림속의 주인공들도 얼마나 즐겁게 그 순간을 즐기고 있을까요
한동안 우울한 일만 가득했는데 저도 이제 즐거운 생각만 하려구요..^^*
rachmaninov/pianoconcerto2.Adagio sostenu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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