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묻은 신발

쉬어가기-마카오

史野 2003. 7. 21. 22:49


토요일 홍콩에서 쾌속정으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마카오를 다녀왔다



일찍 일어나기로 했지만 토요일아닌가? 자기전 감아서 난리도 아닌 머리는 붙들어 매고 눈은 퉁퉁부어 부시시한 모습이지만 오랫만의 나들이라 그래도 신이나서 출발했다



마카오는 포루투칼영으로 있다가 99년에 중국에 반환되었구 홍콩처럼 지금은 외교 군사만 뺀 자치구로 남아있다



그러다보니 한시간이라지만 출입국심사도 받아야하고 여간 성가스러운게 아니다



사스때문에 아직도 실시하는 체온검사로 더 지체되어 집에서 나간지 총 2시간 반만에 드디어 도착



어찌나 짜증스럽던지 입국심사대통과하는 하루여행은 이제 다시 안하기로 마음먹었다..ㅎㅎ




홍콩과 달리 바다의 수심이 얕아 큰 항구로 발전할 수 없었다는 마카오는 인구사십만정도의 실제로 카지노로 더 유명한 휴양지(?)이다



일단 홍콩보다 싸고 홍콩돈을 바꾸지 않아도 쓸 수 있고 또 무엇보다 좋았던건 만나는 사람들마다 모두 중국어(보통화)를 알아듣고 한다는 것이었다.



땡볕을 조금 걸어다니다 들어간 그랑프리박물관과 포르투칼포도주박물관.



위의 사진은 미하엘슈마커가 몰던 차라고 해서 기념촬영 한 번했다..ㅎㅎ



포도주박물관은 생각보다 별로여서 뭐 할 말은 없구 거기서 너무!! 마음에 드는 포도주 용기를 하나 보았는데 오십만원 가까이 되는 바람에 기분만 나빠서(왜 나쁘지? ㅎㅎ) 그냥 나왔다.



택시를 타고 미리 검색해서 알아두었던 식당을 가는데 가보니 너무 아름다운 곳이다



멋진 집들이 있고 바다와 나무가 어우러진 곳의 식당에 앉아 저렴하고 맛있는 식사를 하고 있으니 갑자기 한시간 떨어진 곳이 아니라 여름휴가라도 온것 같아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식사후 진짜 휴가처럼 바닷가에서 수영도 하고 선탠도 하고 지치면 저 하얀 집속에 들어가 낮잠도 자고 그러고 싶더라..ㅎㅎ



다시 시내로 돌아와 들린 바닷신을 위한 무진장 낭만적인 사당에서 여기 저기 돈을 걸어놓고 재물을 비는 중국인들을 훔쳐보았다



돈을 이렇게 담가놓은 세수대야에 손을 씻으며 재물이 묻어오길 빈다


가만히 보고 있는데 엄마는 아들에게 자꾸 씻으라고 강요하고 아들은 싫다고 실갱이를 하는 걸 보다가 알았다..ㅎㅎ


난 정말 중국인들의 저 돈타령이 너무 싫은데 언제 한 번 그 얘기만 모아 올려볼 생각이다..^^



중국인들은 폭죽 터트리기를 정말 좋아하는데, 귀신(불운)을 물리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어디서 들었는데 자세한 건 더 알아봐야겠다


운좋게 그 사당에서 이 거대한(지금 이 모습이 반이상 터진 길이) 폭죽을 보았더니 기분이 좋다..^^*



난 포르투갈을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남편이 놀랠 정도로 마카오는 포르투갈 분위기가 많이 남아있다


낡았긴 해도 잘 나온 사진이라면 남유럽 어느 골목을 찍었나 싶었을 저런 골목이 여기 저기 널려있다



가장 중심가로 보이는 시내이다 여기도 어찌나 유럽적인지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만 아니면 유럽이라고 해도 될뻔했지만...



이렇게 구석 구석 점쟁이 아저씨들이 앉아 있어서 중국이라는 걸 다시 실감했다..


이 아저씨말고 다른 아저씨가 나를 어찌나 애타게(?) 오라고 하는지 무지 빨리 걸었다..ㅎㅎ


저 사진의 아가씨들은 뭐가 그렇게 궁금한걸까?



마카오의 상징이랄 수 있는 성바울 교회의 잔재다. 사진을 미리 보고 갔지만 막상 가보니 훨씬 멋있었다.


잠시만 기다리라고 했는데도 컵에 들은 과일을 너무나 열심히 먹고 있는 내가 잡혔다..ㅠㅠ


저걸 들고 올라갔는데 저 앞벽만 남은 교회에 다른 교회랑 똑같이 담배 사진촬영 금지 등등의 팻말이 있어서 난 그냥 나왔다..ㅎㅎ



튼튼한 네 다리가 가장 큰 재산인 우리 부부는 그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참을 더 걷다가 돌아왔다


우리 부부만큼 잘 걷는 사람들이 정말 없는데 바닷가 백사장을 하루에 13킬로나 걸었다는 전설(?)같은 얘기도 있다..ㅎㅎ



돌아오는 길은 훨씬 순조로와 마카오 페리항에서 집까지 딱 한시간반걸린데다가 싼 값의 포도주를 마구(?) 샀더니 기분 무지 좋았는데 막상 와서 마셔보니 영 아니었다나 뭐라나..^^*





2003.07.20. 香港에서...사야





Haydn-serena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