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pheus
1865; Oil on canvas, 154 x 99.5 cm; Musée d'Orsay, Paris
유럽에 살면서 파리를 몇 번 가보았는데 파리는 가볼 수록 매력적인 도시다
난 지금도 파리에 육개월만 어학연수가는게 꿈이라 생각날때마다 남편을 괴롭힌다..(돈벌러 가겠다는 것도 아니고 참 철없는 아내다..ㅎㅎ)
불어를 특별히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워낙 유명한 화가들이 많았구 그림들도 많고 또 불란서 영화를 무지 좋아한다
(이건 정말 막연한 꿈이 아니라 나중에 꼭 불란서 영화를 원어로 이해할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내가 혹시 하나 안하나 궁금하신 분들은 나랑 계속 친분을 유지하며 지켜보길 바란다..ㅎㅎ)
물론 가장 마음에 드는 건 그 도시의 분위기이다
도시를 지키려고 독일군의 폭격전 항복 했다는 프랑스인들의 파리사랑이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뭐 파리에 어학연수 못가는 걸 넋두리를 할려는건 아니고 오늘 그림의 주인공과 관련된 파리여행기 하나를 얘기할려는 것이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서양미술사에서는 원그림을 보는게 무진장 중요하다
날마다 커튼을 쳐놓고 슬라이드만으로 접하는 그림들을 진짜 크기와 색감으로 본다는건 사막의 오아시스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독일대학은 한국과 달라 졸업하면 무조건 석사이고 중간에 우리나라 학사과정과 같은 중간시험을 치러야한다
우리 과는 몇개의 학점이 모이면 정교수가 매학기 진행하는 강의를 골라 그 시험을 신청해야했는데 그게 구두시험으로 진행이 된다
모로를 주제로 시험을 신청한 학생들이 모여서 스터디를 하다가 시험전 원본을 보러 떠나기로 계획을 잡았다
놀러가는게 아니라 단지 그림을 보러가는거구 또 학생들이 무슨 돈이 있는가?
계획은 밤 11시에 모여 버스로 파리로 가서 그림을 보고는 오후에 다시 뒤셀도르프로 돌아온다는 강행군이었다
난 물론 시험을 신청했기에 꼭 가야했는데 유감스럽게도 출발하는 날은 내 생일
그래서 파티도 미루고 남편하고 술만 잔뜩(?) 마신 후에 버스에 올랐다
의자는 아이의자만하고 크기는 우리나라 봉고랑 비슷한 25인승 버스였는데 취기만땅이었던 난 정말 앉자마자 졸았다
졸다 깨다 자다 하다보니 아침 6시 드디어 도착
같이 갔던 학생들이 어쩜 그렇게 그 작은 의자에서 떨어지지도 않고 잘 자냐고 혀를 내두르드라..ㅎㅎ
환상의 밤을 뒤로 하곤 막 깨어나는 어수선한 도시의 아침...여름인데도 춥기는 왜그렇게 춥던지..
우리는 삼삼오오 짝을 지어 막 문을 여는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와 크로상으로 아침을 대충 해결하곤 덜덜 떨며 시간을 때우다가 모로가 생전에 살았다는 모로 미술관으로 갔다
독신이었던 모로는 사후 그의 집과 함께 그림을 국가에 기증했기에 지금은 그의 집이 미술관이 되어 있다
사실 시험을 꼭 봐야했기에 신청을 한거지 그가 특별히 좋아서는 아니었는데 미술관에 가서 원본을 보면서 난 그에게 반해버렸다
어렵기만 했던 그리스 신화를 주제로한 상징주의 그림들도 넘 멋있었지만 그가 그린 수채화들은 너무나 아름다와 넋을 잃게 했다
난 아름다운 건 뭐든지 사랑한다..ㅎㅎ
전 날의 숙취와 밤새달린 피로가 풀리지도 않았지만 몇 시간을 미술관에서 개기며 그림을 보았었다
스케치도 하지 않은 그의 환상적인 수채화들....
탐구정신(?) 뛰어난 내가 집에 와서 흉내낸다고 스케치 안하고 붓으로만 꽃을 그려보았는데 꽃도 아니요 색도 아니 어정쩡한 그림이 아직도 우리 집에 있다..ㅎㅎ
2003.06.18 香港에서...사야
모로(1826-1898)는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네요 실제로 늦게 평가받기 시작했구 또 설명이 필요한 그림들을 많이 그렸거든요 그의 그림을 올리려고 찾아보니 원그림이랑 느낌이 넘 차이가 나네요.
모로의 초상은 앵그르그림입니다 앵그르는 초반에 모로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네요 그런데 재미있는건 이 그림이 부분인데요 제가 가지고 있는 책에 있는 거랑 거꾸로예요 아마 슬라이드를 돌려넣은 듯..이렇게 되면 모르는 그림들 그냥 믿으면 안되겠어요. 그쵸? ㅎㅎ
오르페우스와 에우디케의 사랑얘기는 가장 가슴아픈 사랑얘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노래를 하는 분덜리히는 초목도 감동시켰다는 오르페우스만큼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넘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죠? 듣고 있으면 가슴이 시려온답니다..^^
그리고 파리를 향해 떠났던 날 바로 6월 19일입니다..ㅎㅎ
만 서른 여섯...
해놓은 것도 없이 나이들어가는게 뭐가 그렇게 좋은지 전 생일만 되면 괜히 흐믓..^^
여기 저보다 나이 많으신 분들 많은데 참 좋은 나이다 하시겠죠? 헤헤
축하는 사양 안하고 모두 받습니다..^^*
Adela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