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은 동경에서 가장 큰 동경만 하나비날이었다. 작년엔 올렸듯이 이 아파트에서 제대로된 파티를하며 선착순으로 제한해서 받았는데 올해는 파티할 장소가 없다며 그냥 옥상만 모두에게 개방했다.
우리 아파트가 그나마 하나비방향이라 파트릭은 휴가중이고 마리오는 다른 사람들과 본다고 하고 나머지 세 커플만 우리 아파트에 일단 모이기로 했다.
각자 한 두가지씩 음식을 해오고 마실것도 가지고 오기로 했지만 난 요즘 너무 정신이 없어서 오라고는 해놓고 하나도 안 반가왔다.
부랴부랴 당일 오후에야 내가 할 음식 재료들을 사러 니신으로 뛰었는데 배달은 또 그 날 따라 어찌나 늦어지던지 여섯시가 다되어 와서 진땀을 흘렸다.
아무리 뭔가 각자 가져온다고해도 주최하는 집에서 물이며 준비해야할 건 또 오죽 많은가.
날씨는 또 오락가락
비가오면 취소라 다음 날 한다고 하고 7시에 시작이라 여섯시반에 모이기로 했는데 여섯시부터 비는 또 어찌나 쏟아지던지.
다행히 바로 전 비는 그치고 알아보니 불꽃놀이는 진행된단다.
나머지는 다 옥상으로 올라가고 나만 우리 베란다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하고 올라가겠다고 남았다.
대충 그냥 앉아봐도 될거 같아 올라가는데 네 개라 평소엔 텅텅비는 에레베이터는 미어터지고 옥상에는 또 백오십명이상 못 올라간다고 해서 줄서 기다리는 사람도 많고.
작년에는 파티장소 둘에 수영장까지 개방을 해서 우아하게 감상을 했는데 올해는 난간에 몰려있는 사람들을 보는게 다 아찔하더라.
나는 그냥 내려가겠다니까 다들 담배필려고 그런다고 놀리고..
여섯명중 담배회사다니는 애들이 둘에 비흡연자는 울 신랑밖에 없는데 꼭 나만 놀림을 받으니 내 잘못인가..ㅜㅜ
불꽃놀이가 낭비라고 그 돈을 불쌍한 사람을 도와야한다고 생각하는 자비네만 나랑 따라 내려왔다..ㅎㅎ
둘이 베란다에 앉아 떠도는 삶이며 이 얘기 저 얘기를 하고 있는데 옆집 베란다에서 소리를 지르는 이리스.
걔랑 남편이랑 십분도 넘게 벨을 눌렀다는데 우리가 못 들어 남편은 열받아 로비로 내려가버렸고 자기만 고민하다 옆집에 부탁을 했다나..
어찌나 미안하던지 내려가 데려오고 새 커플들은 본 적이 없는 궁궐이나 다름없는 불독커플아파트에 구경갔다 왔더니 불꽃놀이는 끝나버렸다.
여기 저기 그런 아파트를 많이 보긴 했어도 이 아파트는 유별나게 구조와 크기가 달라서 (아 물론 월세도 다 다르고..^^;;) 우리가 아는 사람중엔 아무도 같은 모양의 아파트에 안산다.
각자 준비해온 음식들을 나누며 얘기를 하는데 내가 엄청 피곤하고 머리가 복잡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분위기 너무 좋은거다.
우리가 자진 왕따였던 이유가 예전 떠난 커플이 맘에 안들어서였는데 처음으로 이 세 커플이 만나 이렇게 기분좋고 즐거울 수가 있다니.
남편은 바쁘고 내가 새 카메라연구를 해서 대충 찍을 모드를 정해 남편에게 건네며 이대로 찍으면 된다고했는데 그게 아니어서 사진은 거의 못 건졌지만 세 커플이 퍽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늘 커플로 모이기에 자비네랑 둘이만 한 시간 가까이 둘의 속마음만 내놓고 얘기한 것도 처음이었고 말이다.
아 이제야 동경생활이 조금 안정되어가는거 같은데 곧 또 많은 변화가 있겠구나.
2005.08.13 동경하나비날에..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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