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생일에 받은 쿠폰을 해결(?)하러 모두 저녁을 먹으러가서 이주나 지난 생일을 다시 축하했다.
휴가들도 가야하고 이래저래 시간 맞추기도 무지 어려웠는데 너무나 바쁜 내 남자의 반응이 성의없어서 그 성격좋은 불독커플까지 섭섭하게 하는 사태가 발생했구 막상 왠수같은 당사자는 시드니로 가버렸다.
그러니 어쩌겠냐 내가 금요일에 불독커플을 만나자고해서 밥먹고 영화보고 술도 한 잔하고 그러며 상황설명하고 풀어줬다 .뭐 밥이야 내가 얻어먹었지만서도..^^;;
안그래도 우리부부는 생전가야 먼저 만나자는 소리도 안하고 밥먹고 가라오케도 안따라가는 자진 왕따인데..ㅜㅜ
물론 나는 남편을 이해는 하는게 얘네들은 모여노는 거 엄청 좋아하지만 그냥 씨디나 사주고 말지 또 모이냐는 생각이 내 남자는 분명있었을거다..^^;;
우리는 늘 같은 초밥집만 가기에 동경에서 어디가 맛있고 멋진지 잘 모르는데 애들은 참 좋은 곳을 많이도 안다.
하도 구석에 있어서 기사들도 잘 모르는지 세 대에 나눠타고 갔는데 한 택시는 동경한바퀴를 하고 나타나는 바람에 한참을 기다렸다.
우리집에서 조그만 더 가면 시나가와부두가 있다. 거기엔 이렇게 맥주도 직접 만드는 그림같은 레스토랑이 있었다.
이렇게 네 종류의 맥주 시음셋트를 파는데 유감스럽게도 맥주맛은 별로였다..ㅎㅎ
저 가운데 앉은 애는 독일서 출장왔다는 파트릭 동료인데 진짜로 세계 안돌아다녀본 곳이 없더라.
청바지도 잘 어울리고 김치볶음밥도 잘 만들고 웃을때 목젖이 보이는 여자 바로 나다...^^
물론 만나면 맥주를 마셔야하니까 돈이 없을때 편하게 만날 수는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ㅎㅎ
밤새 열시간도 넘는 비행을 하고 아침에 도착한 남편은 말을 안해몰랐는데 사진을 보니 엄청 피곤했나보다..나 마누라 맞냐? 흑흑
어쨋든 우리부부를 초대한거라고 택시비도 못내게하고 난리길래 우리는 부부지만 생일은 다른데 왜 내가 밥을 얻어먹냐고 나도 돈을 내겠다고 우기다가 가끔은 좀 시키는데로 하라고 구박만 바가지로 받았다.
지난 번에도 떠나는 커플송별파티를 하며 독일은 떠나는 사람이 밥을 산다며 계산을 하려는 애를 왕무시하고 그런 법은 없다고 여긴 아시아고 내가 아시아사람이므로 내맘대로 한다고 다른 애들에게 묻지도 않고 돈을 걷었던 경험이 있는 나..-_-;;
금요일에 불독커플에게 내가 이리스 첫인상이 나빴다는 얘길했다고 하니까 크리스토프는 너무 웃다가 의자에서 떨어질뻔하고 자비네만 난 네 그 직설적인 성격이 마음에 든다고 위로(그래 그건 정말 위로다..흑흑) 하더라.
나이가 들어도 왜 성격은 변하지를 않는건지 진짜 나이가들어가니 생각이 많아진다.
얼마전에도 남편회사 일본애가 한국어를 공부한다고 네이티브스피커를 만나고 싶다고 멜을 보내왔길래 얼마나 배웠냐니까 세 마디 할 줄 안다는거다
그래 아니 세 마디 하면서 네이티브스피커가 왜 필요하냐고 답장을 보냈다는 거 아닌가....-_-;;
그건그렇고 불독커플이 크리스마스전에 완전히 독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단다. 요즘은 어느 회사상황이나 계약기간이란게 불필요할정도로 유동적이긴해도 우리보다 늦게 왔기에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
이번 주 토요일이 또 불꽃놀이니까 걔네들을 만난지 일년.
처음 보는 사람이랑 쉽게 친해지는 성격이라도 정작 마음을 여는데는 오래걸리는 내가 이제야 좀 편하게 생각하게 되었는데..
우리처럼 떠돌다지친 애들이 아니라 처음 주재원생활을 하는 애들이다보니 열정도 많았고 더 섭섭해하며 우리는 언제 독일로 돌아갈거냐고 진지하게 묻는다.
인도네시아에 있던 남편친구도 독일로 돌아가버렸고 시누이는 언제쯤 우리는 가족처럼 오손도손 살아보냐고 왠지 불가능한 일인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슬픈 글을 보내오고 친구들도 독일만 가면 이제 올때가 안되었냐고 자꾸 묻는데.
정작 가장 우리를 필요로하시는 시부모님만 우리에게 부담을 줄까봐 입도 뻥긋 안하신다.
아 우리도 이제 그만 떠돌고 독일로 돌아가야하지 않을까...
2005.08.08 東京에서 사야
미국 ABC뉴스 앵커 피터 제닝스가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단다.
일본에 와서는 그가 하는 뉴스를 삼십분 정도씩 자주 보았는데 안그래도 요즘 안보여 휴가인가 했지 그리 아픈 줄 몰랐다.
겨우 67세 요즘엔 젊은 축에 들어가는 나이이고 또 얼마전까지 팔팔해보였는데 충격적이다.
마음에 드는 앵커였는데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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