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京物語

불꽃놀이보다 좋은 사람들.

史野 2005. 8. 15. 21:47

 

 

 

토요일은 동경에서 가장 동경만 하나비날이었다. 작년엔 올렸듯이 아파트에서 제대로된 파티를하며 선착순으로 제한해서 받았는데 올해는 파티할 장소가 없다며 그냥 옥상만 모두에게 개방했다.

 

우리 아파트가 그나마 하나비방향이라 파트릭은 휴가중이고 마리오는 다른 사람들과 본다고 하고 나머지 커플만 우리 아파트에 일단 모이기로 했다.

 

각자 두가지씩 음식을 해오고 마실것도 가지고 오기로 했지만 요즘 너무 정신이 없어서 오라고는 해놓고 하나도 반가왔다.

 

부랴부랴 당일 오후에야 내가 음식 재료들을 사러 니신으로 뛰었는데 배달은 따라 어찌나 늦어지던지 여섯시가 다되어 와서 진땀을 흘렸다.

 

아무리 뭔가 각자 가져온다고해 주최하는 집에서 물이며 준비해야할 오죽 많은가.

 

날씨는   오락가락

비가오면 취소라 다음 한다고 하고 7시에 시작이라 여섯시반에 모이기로 했는데 여섯시부터 비는 어찌나 쏟아지던지.

 

다행히 바로 비는 그치고 알아보니 불꽃놀이는 진행된단다.

 


 

나머지는 옥상으로 올라가고 나만 우리 베란다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하고 올라가겠다고 남았다.

 

대충 그냥 앉아봐도 될거 같아 올라가는데 개라 평소엔 텅텅비는 에레베이터는 미어터지고 옥상에는 백오십명이상 올라간다고 해서 줄서 기다리는 사람도 많고.

 

작년에는 파티장소 둘에 수영장까지 개방을 해서 우아하게 감상을 했는데 올해는 난간에 몰려있는 사람들을 보는게 아찔하더라.

 


 

 

나는 그냥 내려가겠다니까 다들 담배필려고 그런다고 놀리고..

여섯명중 담배회사다니는 애들이 둘에  비흡연자는 신랑밖에 없는데 나만 놀림을 받으니 잘못인가..ㅜㅜ 

 

불꽃놀이가 낭비라고 돈을 불쌍한 사람을 도와야한다고 생각하는 자비네만 나랑 따라 내려왔다..ㅎㅎ

 

둘이 베란다에 앉아 떠도는 삶이며 얘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옆집 베란다에서 소리를 지르는 이리스.

걔랑 남편이랑 십분도 넘게 벨을 눌렀다는데 우리가 들어 남편은 열받아 로비로 내려가버렸고 자기만 고민하다 옆집에 부탁을 했다나..

 

어찌나 미안하던지 내려가 데려오고  커플들은 적이 없는 궁궐이나 다름없는 불독커플아파트에 구경갔다 왔더니 불꽃놀이는 끝나버렸다.

 

여기 저기 그런 아파트를 많이 보긴 했어도 아파트는 유별나게  구조와 크기가  달라서 ( 물론 월세도 다르고..^^;;) 우리가 아는 사람중엔 아무도 같은 모양의 아파트에 안산다.

 


 

 

각자 준비해온 음식들을 나누며 얘기를 하는데 내가 엄청 피곤하고 머리가 복잡했음에도 불구하고 분위기 너무 좋은거다.

 

우리가 자진 왕따였던 이유가 예전 떠난 커플이 맘에 안들어서였는데 처음으로 이 커플이 만나 이렇게 기분좋고 즐거울 수가 있다니.

 

 


 

 

남편은 바쁘고 내가 카메라연구를 해서 대충 찍을 모드를 정해 남편에게 건네며 이대로 찍으면 된다고했는데 그게 아니어서 사진은 거의 건졌지만  커플이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커플로 모이기에 자비네랑 둘이만 시간 가까이 둘의 속마음만 내놓고 얘기한 것도 처음이었고 말이다.

 

이제야 동경생활이 조금 안정되어가는거 같은데 많은 변화가 있겠구나.

 

 

 

 

 

 

 

 

 2005.08.13 동경하나비날에..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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