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이게 강박증일까

史野 2017. 2. 20. 01:45

일기장을 다 태운 줄 알았는 데 세상에나 다섯권이나 남아있더라

아시다시피 요즘 사야네 집에는 늘 불이 활활 타오르는 관계로 어찌보면 그러니까 그게 ㅎㅎ 그냥 집어넣어버리면 그만인 데 쉽지가 않다

인터넷에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일기라는 걸 쓴 적이 없으니 어차피 다 아주 예전의 이야기들.


그래서 그 중 한 권을 우선 읽고 난로속으로 던졌는 데 그 복잡한 감정은 또 이루 말할 수가 없네.

사야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더라고..

기억력좋은 사야에게야 뭐 그리 대단히 새삼스러운 이야기들은 아니었지만 구체적인 표현들을 읽은 건 또 다른 문제더라


마저 읽고 불 속으로 던져 버리면 좋으련만 그냥 읽고 싶지가 않아 던져넣지도 못하고 노려보고만 있다.

대충 훓어보니 무슨 일기장에 사진도 붙여놓고 기사도 붙여놓고 심지어 남에게 보낸 편지를 복사해 붙여놓기도 하고

된장 뭘 그리 기록해놓고 싶은 게 많았다고..ㅎㅎ


참 이상한게 예전 알라딘에 방하나 잡아놓고 얼마간 글을 쓰다가 탈퇴하며 독후감은 여기 다 옮겨다 놓았지만 다른 글들은 다 펑하고 날려버렸는 데 그리고 지금 이 일기장들도 저 불속으로 던져버리면 그만인데 그게 참 느낌이 다르다.


이게 아날로그세대의 마지막 몸부림같은 걸끼?



어쨌든 일기를 매일 쓴 건 당근 아니므로 그 사이에 많은 사연이 숨어있을 텐데 그리고 사야가 강조하는 그 기억력과는 전혀 다른 문제일텐데

사야는 역시 아직도 아픈 과거를 날 것 그대로 보는 게 두려운 건 맞나보다


그래 굳이 읽을 필요가 있는 건 아니잖아

며칠을 노려본 오늘

던져버렸다고 자유로와졌다고

내일은 꼭 그렇게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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