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9월 30일

史野 2016. 9. 30. 22:30

벌써 구월 말일이라니 시간이 정말 빠르다

사야가 블로그를 멀리한 지도 꽤 되었네..ㅎㅎ


사야는 솔직히 요즘 잘 못 지낸다

그런데도 잘 지내는 척 글을 올리기는 싫고 또 못 지낸다고 징징거리는 것도 싫고..

여러번 언급했지만 이 곳은 사야가 솔직하게 이런 저런 마음을 털어놓는 곳인 데 그럴 수 없으니

이래저래 시간이 흘렀다

일은 참 많았고 하고 싶은 말도 많았는 데 그게 쉽지가 않더라.


우야든둥 구월의 마지막 날이고 그동안 일을 보고..ㅎㅎ






우선 가장 기쁜(?) 소식

장작을 들였다. 이것도 곡절은 있는 데 어쨌든 일치감치 올겨울분의 장작준비.

사실 더 따뜻하게 살려면 저것보다 한 두배정도 필요하다만 그래도 저 정도면 겨울에 얼어죽을 일은 없다..ㅎㅎ

올해같이 더운 날에도 쌍욕을 하면서 어찌 견딜 수 있었지만 추위는 쌍욕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므로 일단 뿌듯.

작년겨울은 그리 춥지 않았던 관계로 좀 남았는 데 올 겨울은 어떨 지




일교차가 넘 심해진 관계로 19일부터 하루빼고 매일 벌써 저리 난로를 피고있다

작년같았으면 구월에 감히 엄두도 못냈겠지만 지난 팔월말에 몸의 반응에 식겁했던 관계로 나름 과감한(?) 판단이었다

그때부터 한달간 내 전기장판을 틀고 자긴하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 싶었다

한동안은 낮에 더웠기에 집안은 시원하고 추운밤에는 난로는 따뜻하고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하루종일 집안 온도가 23-4로 유지되는 데 어떨땐 시원하고 어떨땐 따뜻하고 구월에는 난로를 핀 경험이 없었기때문일까, 참 기분좋은 경험이었다.




백만년만에 책도 주문했다

안 읽은 책이 집에 쌓여있고 사야는 요즘 집중력이 떨어져 영 책을 읽을 상태가 아닌데 그래도 주문했다

예전같았으면 벌써 다 읽었을 시간이 지났지만 이제 겨우 한권을 붙들고 있어도 일단 기분은 좋더라

거기다 선물받아 자주듣다 망가진 씨디를 다시 주문했는 데 그것도 그냥 일단 좋더라구..






가뭄에 거의 타들어가 기대를 접었던 코스모스가 저리 왕성하게 피고있다

마당안에도 피고 실제로 보면 거의 폐가에 핀 수준이긴 해도 사야는 보기가 좋다





사진이 좀 이상하다만..ㅎㅎ 추석에 이박삼일동안 저리 손님도 다녀갔다

사야네 집에 온 거의 일년만의 손님이다

워낙 폐인처럼 살다보니 손님을 거의 병적으로(?) 거부했었는 데 참 좋았다

물론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들인 손님이긴 했는 데 워낙 손님들이 알아서 배려를 해줘서인가 불편해하는 기색없이 지나갔기도 했고 사야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외로왔었다는 걸 절감하는 계기가 되어 더 좋았기도 했다

그랬더라 정말 사람이 많이 그리웠더라.


아 근데 이 글을 쓰다보니 다시 생각이 나는 데 사야가 손님을 거부하는 건 꼭 폐인이어서만은 아니고 손님들이 써야하는 화장실이 고장이다..ㅎㅎ

오늘 예약(?) 비슷한 걸 받았는 데 생각해보니 화장실때문에라도 안되겠네..ㅜㅜ



글고 사진은 없지만 사야의 구월을 힘들 게 했던 또 하나

지진..

진원지에서 이백킬로정도 떨어진 여기서도 제대로 느꼈다

도쿄에서도 살았지만 그리고 그보다 더한 경험도 있었지만 여기서처럼 적나라하게 공포스럽지는 않았다

이삼초간 탁자위의 잔과 등이 흔들리는 데 엄청 충격받았다

그리고 여전히 공포스럽다

아니 그게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일상이 진행되는 게 더 공포스럽다

지금 그 곳은 원전이 밀집해있는 곳인 데 왜이리 이 나라 사람들은 평온한걸까

그걸 이해못해서 더 공포스럽다는 말이 맞을까

심지어 경상도사람들을 조롱하는 댓글도 있던 데 원전에 이상이 생기면 그게 경상도만의 문제가 아니란 걸 모르는 걸까


이 좁은 나라에서 진짜 지진이 일어나고 원전에 이상이 생길 지도 모르는 데 이 나라 집권여당의 대표가 단식을 하며 그 엄마가 울고있다는 기사가  베스트에 올라오는 이 나라

아 결론은 또 버킹검이라고..ㅜㅜ

이래저래 사야에게도 쉽지 않는 날들이지만 이 나라도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인 것 같은 데 별 위기의식은 없어보인다


그렇다고..

구월의 마지막날이나마 어쨌든 이런 안부인사를 남긴다

사야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위에 썼듯이 잘 지내고 있지는 않지만 잘 지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과 여전히 잘 지낼 수 있을거라는 막연한 희망을 버리지는 않고 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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