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엄밀히는 아픈게 아니라 걸을 수가 없다
그게 하필 사야가 꼬맹이들을 데려온 이주만이라 사야에게도 멘붕이었는 데
어쨌든 벌써 두 달이 넘었고 사야가 똥오줌을 받아내는 지도 몇 주가 되었다
처음에는 너무 충격적이서 인간의 존엄성이 아닌 개의 그러니까 생명의 존엄성을 생각하게 되었고 심지어는 안락사까지도 떠올랐다는 걸 부인하지 못하겠다
치매부모도 겪어본 적이 없는 데 똥칠을 하고 누워있는 바리를 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개를 키우게 된 지 칠년
개를 싫어했고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싫은 것 세가지중의 하나가 개짖는 소리인 사야인데
그 개짖는 소리에 놀라 총이 있었다면 쏴죽이고 싶을만큼이었던 울 바리
삶의 고통으로는 이미 충분한 데 할만큼 한 건 같은 데 그 바리가 지금 사야의 삶을 또 시험하고 있다
삶은 뭘까
생명이라는 건 뭘까
고통이라는 건 뭘까
공교롭게도 사야도 아팠다
정말 너무 고통스러웠는 데 그 와중에도 똥을 치우고 밥을 주고 할 수 있는 의지를 가진 사야가 이러니 저러니 해도 강자더라'
그래 글을 쓸 수 없었던 이유다
죽은 지 알았다고 그래서 가슴이 쫄아드는 줄 알았다던 누군가에게 감사한다만
사야는 이제 저 가여운 바리의 생명과 청와대에 앉아계신 분의 생명을 비교할 때 그 어떤 생명이 더 소중한 건 지를 가늠하지도 못하겠고
우짜든둥
오랫만의 생존보고다
사야의 삶은 한번도 만만한 적이 없었는 데 정말 대박이다
어쩜 이리 배반을 안하니..ㅎㅎ
살아있다
두 달전에는 정말 죽을만큼 아팠는 데 괜찮다가 또 일주일전에는 딱 안죽을만큼 아프고,,^^;;
제목으로 돌아가면 울 가여운 바리는
그 와중에도 너무 잘 먹어서 그나마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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