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신이 도운 날..ㅜㅜ

史野 2016. 6. 25. 06:41

주차공식을 아무리 머리로 외워도 막상 차를 타면 사야가 보기에 차는 너무 크고 안그래도 복잡한 문제도 너무 많고 그냥 사야는 참 끈질기게도 이 황당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만

그 생활를 이어가는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포도주인 관계로 이주에 한번은 그 포도주를 사러 마트에 간다

아 정말 이것도 왕짜증인데 넘 무겁고 벅차고 왜 이 짓을 해야하는 건 지 불평하면서도 간다..ㅎㅎ

다행히 이 지역마트는 주차장이 널럴해서 사야같이 주차를 못하는 인간들도 얼마든지 세울 수 있다는 게 큰 장점

오늘은 특별히 연습을 해본 건 아니지만 외웠던 걸 써보리라 굳게 다짐하고 길을 나섰다


역시나 야간운전이었는 데 사야가 사는 동네는 가로등도 없고 집들도 별로 없고 쌍라이트를 켜야 길이 보일 정도인 데 혹시라도 마주오는 차가 있을 까봐 그 것도 잘 못하고 초보운전자에게는 총체적난국이랄까

그치만 그나마 밤에 나가면 이차선에 인도도 없는 곳을 찻길이 아닌 것처럼 걷는 어르신들도 없고 커브에 커브인 데 마주오는 오톤트럭같은 것도 없고 훨 마음이 편하다

그래도 워낙 깜깜하니 정말 온 신경으로 운전하는 데 여주 톨케이트를 지나면 갑자기 밝아지며 나름 신세상이 되므로 맘이 편해지고는 한다.


근데 오늘 그렇게 딱 여주 톨게이트를 지나 밝은 세상에 들어가 다행이다 싶었는 데 하얀고양이 한마리가 사야 차앞으로 뛰어들었다

너무 당황해서 급정거를 했고 비상등도 못 눌렀는 데 다행히 뒷따라오던 차도 거리가 있었는 지 사고는 안났다만 완전 충격

사야는 오늘 그 고양이를 쳤다면 다시 운전 못했다

마트주차장에 도착해서 담배한 대 피우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아 정말 음주운전이거나 보복운전같은 사고가 아니라면 어쩌다 생긴 사고에 대해서는 처벌이 아니라 치료를 해줘야할 것 같다

오늘 사야는 사람도 아니고 고양이였던데다 정작 친것도 아니고 치기 직전 이었는 데도 만약 쳤다면 저 차의 바퀴로 정말 쳤다면, 하며 무진장 괴롭더라

너는 멘탈이 약한 인간이니 그런 거 아니냐고 말하지 마라

친게 아닌데도 상상만으로도 너무 끔찍해

이렇게 글을 쓰고 이 정도의 시간이 지났는 데도 잠이  안와

진짜 놀랬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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