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역사에 관심이 많은데다 지금 막 한국통사에 대해 공부를 시작한 사야가 한번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있다.
우리는 모두 역사가 뭐 대단한 진실인 것처럼 추앙(?)한다만 사야가 보기에 역사야말로 소설, 심하게 말하면 환타지 비슷한 걸 수도 있단 생각이다.
특히 한국처럼 이런 저런 전쟁으로 사료가 많이 남아있지 않은 나라는 그게 더 심하지 않을까
어차피 인간은 태어날 때 유전자에 각인된 것들을 제외하곤 다 습득된 것들로 한 인격체가 형성되는 어찌보면 불안정하고 지극히 주체적인 존재들이다.
늘 먹고 자라온 엄마의 음식이 최고 맛있는 것처럼 내가 습득해 온 경험이나 지식들이 그 나의 폭이나 가치관 심지어는 객관성까지 규정짓고는 한다.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조차도 내게 익숙한 건 정상, 아닌 건 비정상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게 일반적인 사람들의 모습이다.
실제로의 인생이 이런 데 그럼 과거나 역사는 어떨까.
우리가 참 쉽게도 생각하는 일제강점기. 그게 을사조약을 빼고도 삼십육년. 을사조약까지 하면 사십일 년.
만약 사야가 열살 때 그 을사조약이 체결되었다고 상황극을 만들어 본다면 사야는 열 살 때부터 여전히 지금 이 나이까지 그 참담한 시절을 살고 있다는 거다.
그래 슬프게도 과거까지 갈 필요도 없고 사야는 지금도 그 험난한 세월을 살고 있다만 열 살이었던 나이에 일제의 영향권 아래 들어가 나이 사십대 중후반이 되었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는 너무나 크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우리가 생각하는 멋진 독립운동 어쩌고는 나중에 그리고 그 세월을 축약해서 우리에게 다가온 이미지지 결코 그 시대의 희망은 아니었단 이야기다.
그들의 대부분은 그 오랜 세월을 독립이나 이런 거창한 목적이 아니라 그냥 밥벌이를 하며 지금 우리가 그런 것처럼 살아냈다는 거다.
우리가 역사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문제는 그 대부분의 민중들이 그 시절을 어떤 생각과 어떤 방식으로 버터냈는 가를 이해하는 거고 그걸 모른다면 결코 우리는 그 일제강점기시대를 이해할 수 없다는 거다.
가끔 일제강점기 시절의 역사서나 기사들을 읽으면 당시 사람들 모두 오로지 일본을 미워하고 간절히 독립을 원했던 것처럼 몰아가는 데 그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우리가 친일파라고 지금 인명사전에 등록하는 그 사람들도 처음엔 나름 주권을 위해서 노력했던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주자는 건 아니다만 그 세월은 그들을 그렇게 변화시킬 만큼의 시간이라는 것. 지금 우리가 파렴치하다고 욕할 상황은 아니라는거다.
갑자기 생각나는 최남선 이광수 김활란 뭐 이런 사람들도 처음부터 친일파들은 아니었다.
지금 우리가 그러듯 처음엔 정의라는 것에 팔팔뛰다가 이삼십년 이란 적지 않은 세월을 거치며 나이가 들어가던 그들도 아 인생이란 이런거구나 깨달음을 얻었다는 게 사야가 이해하는 일제강점기다.
그러니까 사야가 인정할 수 없는 박통도 출세하고 싶고 영웅심많은 젊은 혈기에 충분히(!) 혈서쓰고 만주군에 합류할 수 있었단 이야기다.
총체적으로 박통을 열나 욕하지만 박통의 그 출세하고 싶었던 순수한 열정까지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단 이야기다.
미래에 어찌 기록될 지 모르는 현재에도 누군가는 끊임없이 혈서를 쓰며 나름은 순수한 열정을 불사르고 있으니까 말이다.
뭔가 일이 일어나면 무조건 비난받는 이 사회가 사야는 두렵다.
삶이건 역사건 어차피 시간과 공간이 날실과 씨실처럼 얽혀 진행되는 것. 근데 왜 그 씨실과 날실을 엮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공간이란 걸 잊는 걸까
그 공간엔 진짜 민중의 삶이 어쩔 수 없는 밥벌이가 아니 더 심각하게는 누가 통치하는 지는 중요하지 않은 가장 처절한 삶이 버티고 있는 데 말이다.
그리고 그 삶은 이 땅을 살아가는 구십프로 이상의 절박한 인생이기도 한 데 말이다.
가끔 블로그에서 자기가 그 구십프로 이상에 속하는 지도 모르면서 일제강점기에 태어났다면 독립군이 되었을 거란 참 한심하고 안타까운 인생들을 만난다.
후하게 써서 십프로다만 그 당시는 십프로도 당근 아니었고 일프로인 지 열점오프로인 지도 모르는 인간들도 싸우다 지쳐갔다
아니 그 사십년의 세월은 세대 교체가 되고도 남는 그런 시간이었다.
일제강점기보다 배가 넘은 시간이 흘렀건 만 늘 반복되는 질문들과 해결되지 않는 똑같은 울분들을 보면서 답답하다 못해 참담하다
도대체 학자들은 뭘하고 있는 가 아니 이성적이라고 배웠다는 인간들은 뭘 하고 있는 걸까
단죄받지 못한 칠일파때문에 이 땅이 이렇게 문란해졌다고 사야도 괴로와 한다만 어차피 그 친일파들이 득세하고 있는 이 세상에서 그들이 왜그런 지를 이해해 줄 수도 있는 것 아닐까
그냥 이해가 아닌 구체적인 연구가 나와줘야하는 것 아닌가?
삼십욕년 이라는 게 어떤 세월인 지 아니 사십 일년이란 게 어떤 세월인 지 일단 사십년을 넘게 산 인간이면 누구나 안다.
그 엄청난 세월을 식민지 백성으로 살았는 데 그러니까 쉽게 말해 그럼 너라면 어쩔거였는 데?
사야가 보기에 우리가 진지하게 그 시간의 힘에 대한 고민이 없고 문제가 되는 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한 근본적인 토론이 없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감히 사야가 장담한다
역사가들이 너보다 덜 똑똑해 이러냐고 이야기하면 할 말은 없지만 글쎄 사야보다 똑똑한 인간들이 별로 없는 것 같네..ㅎㅎ
역사는 과거가 아니라 시간이라는 그 명제
인간이이먈로 시간을 전제한 셍명체란 그 명제
그걸 배제할 수는 없다만 그걸 배제하곤 또 아무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역사
그걸 말하고 싶었다구..
2013.05.30. 여주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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