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나만의 공간

사야의 낯선 사랑방..ㅎㅎ

史野 2012. 12. 31. 00:02

제목을 생각하다 블로그 제목을 올리니 재밌다.

어제 그 흥분을 해서 글을 올려놨건만 아무도 댓글도 안달고..ㅜㅜ

어쨌든 오늘은 정신을 좀 차리고 송구영신 함 해보자..^^

 

 

 

어제 썼듯이 사람이가고 그 날 또 사람이 오고 또 가고 사람이오고..^^;; 지난 수요일에도 저 두 사람이 여주에 나타났다.

기타를 치고 있는 놈은 여기 자주 출현했던 상해에서 사업한다는 놈이고 얼굴을 수그려 굳이 모자이크가 필요없다 판단한 (물론 내 판단^^) 저 매력적인 처자는 지난 번 담양에 갔을 때도 왔었다는 그 처자..ㅎㅎ  

 

저 놈이야 뭐 상해인연이기도 하지만 지한테 무슨 일만 생기면 몇주간 누나 어쩌고 정말 하루에 몇통씩 국제전화를 해대는 웃기는(!) 인간인지라 나름 정이 많이 든 놈이지만 저 처자는 저 날이 세 번째 보는 건데도 꼭 저 놈만큼 오래 본 것처럼 정도 가고 편안하더라.

 

 

 

행복한(?) 밤을 보내고 역시나 머스마가 왔으니 도끼질을 시켜야지. 저 놈 역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데 확실히 머스마들은 하면 하더라지..ㅎㅎ

 

어제 사주본 분 말씀이 사야는 가족이나 형제 뭐 그런 복은 없어도 말년 복이랑 자식 조카 제자 뭐 이런 복은 있다던데 이렇게 누나 언니 어쩌고 먼 길 찾아와주는 저런 놈들을 말하는 건 지도 모르겠다..^^;;

 

 

 

불을 피우다보면 참 신기한 경험을 많이 하게되는 데 이 것도 그 중하나다. 아직은 무슨 원리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지 잘 모르겠다만 꼭 불꽃놀이하는 것같은 이 불빛과 소리가 참 좋다.

 

댓글에 썼듯이 금요일엔 또 낯선 사람들이 셋이나 찾아오기로 한 날, 결론은 그 중 가장 낯설지 않는 한 처자만 나타났다만 블로그를 통해 알개되어 일년간 전화통화만 하다가 결국은 얼굴을 대면했다지.

글로 만나는 것도 중요하고 전화통화를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만 사람은 눈빛을 볼 때가 가장 확실하단 게 사야의 경험상의 결론

사람보는 데는 일가견 아니 신끼가 있다고 자부하는 사야가 보기에 정말 까다로와보이는 그녀와 일박이일을 무사히(!) 잘 보냈는데 오늘 그녀와 전화통화를 하다 포복절도할 이야길 들었다.

 

본인이 다른 친구에게 (아 그녀도 처음 보는 인간을 만나러가니 신기하기도 하고 뭐 주변에서도 궁금하지 않았겠냐고..ㅎㅎ) 여주 다녀온 이야길 하다보니 결론이 춥.고. 배. 고.픈. 곳이었더라는 거다..

그러니 친구가 그러더라나? 그럼 최악 아니었니? 하하하

 

 

 

 

어쨌든 오는 사람마다 인정하는 이 난로, 그리고 불빛

그녀도 그러더라 막상 가서 직접 경험해보니 사야가 말하는 게 뭔지 이해할 수 있었노라고,,

 

그리고 서울로 와 본 연극이 '키사라기 미끼짱' 이라는 연극이었는데 신나게 웃으면서도 생각도 할 수 있는, 연극을 원래 좋아했던 사야에겐 기분좋았던 그런 시간이었다.

어제도 잠깐 언급했지만 연극을 같이 보신 분은 두 번째 대면. 그러니 벌써 일주일도 안되어 세 명이나 한 번, 두 번, 세 번, 만나는 사람들과의 삶, 

거기다 내일 어떤 분과 여주에서 얼굴보기로만은 세 번 째 시간을 보내기로 한 것 까지 합하면 딱 일주일 안에 사야는 정확히 다섯 번도 만나지 못한 네 명과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정말 끝내주는 삶을 사는 거다..ㅎㅎ

 

 

 

또 우짜든둥 새들은 많이 오기시작했다.

막상 서울에 와서 이 집을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이 집은 포기할건데 과연 사야가 저 집에서 살 수는 있는 건가

과연 삶은 사야의 생각처럼 갈 것인 가 아님 사주처럼 갈 것인가 궁금하기도 하고 말이다.

 

짱가놈 아버지가 그 놈은 늘 동동거릴 사주라고 그랬다던데 그래서인가 그 놈은 나름 삶을 잘 견디는 것 같더라만

아니 사주 어쩌고 하는 나이가 되어버린 건 지 아님 갑자기 삶의 자유의지를 포기해버리고 싶은 건 지 사야도 잘 모르겠다만 어제 짱가놈을 거기서 만나게 된 건 정말 우연이 아니라 인연이란 생각.

고기공놈보다도 훨 오랜 인연, 두 달 후면 이십칠년인 그 놈과 나의 인연.

 

사실 어제 남들은 그냥 우연일 수도 있겠지, 뭔 그런 호들갑인가 할 수도 있었던 일에 그리 소름이 끼쳤던 건

예전 짱가놈이 무진장 힘들어 할 때, 잠깐 한국에 나와 그 거리를 걸으며 그 놈이 그렇게 물었기 때문이었다.

' 너 내가 이 세상에 살아있지 않다면 여기도 뼈가루를 뿌려둘테니 한국에 나올 때마다 이 거리를 걸으며 나를 생각해줄래?' 라고..

어찌보면 슬프고 어찌보면 으스스한 이야기다만 ' 아 이 놈이 정말 힘들구나' 그래서 잊을 수 없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놈이랑 나랑은 도대체 무슨 인연이길래 만나지는 것도 모잘라 그 대학로에서 그리 부딪혔나 했나 싶었단 말이다.

 

사야의 앞으로의 사주는 개판이었지만 진짜 너무도 신기했다

사야가 그 사람에게 아무 이야기도 안했는데 그 사주란 게 사야의 삶을 그냥 알아서 그리고 때론 아주 구체적으로 풀어주더라지

어제도 흥분해서 글을 썼지만 '아 삶이란 이런 거였니" 출렁거리게 했던 그 기분은 아직도 유효하다

 

이 글을 쓰는 동안 토화도 오래하고 술은 계속 마시고 있고 아주 명료한 표현을 하는 게 불가능 하다만

예전에도 썼지만 어떤 한의사가 단지 맥을 짚었을 뿐인데도 당신은 정신분열증에 걸렸어야 할 사람인데 강인한 정신력으로 버텨내고 있었다는 그 말

또 다른 한의사는 이 정도 마셨으면 거의 죽었어야하는데 간해독력이 타고났다는 그 말

한국인 의사 두 명, 독일인 의사 세 명, 언어는 달라도 그들이 했던 '당신만큼 본인 스스로를 잘 알고 있기는 쉽지 않다' 란 그 말

그런데 가장 중요했던 건 대학로 길거리 사주집 아저씨마저 일치하는 그 말들..

 

사야의 낯선 사랑방..그리고 사야

사주아저씨말로는 사야 본명이 나쁘다던데 그나마 상해시절 사야가 스스로 지은 이 사야란 이름은 사야 사주에 도움이 된단다..ㅎㅎ

한국에 돌아와 받은 볍명은 여등인데 그건 사야보다는 낫다나? ㅎㅎ

 

사야는 어차피 그게 아무리 나를 불행하게하더라고 본명을 바꿀 생각은 전혀 없고 사야 스스로 지은 이름이 그래도 사야 운명에 도움이 된다니 감사하고 있으며 법명은 더 낫다니 또 감사할 따름

신기하게도 그 세 이름을 다 넣어봤는데 사야는 어차피 신경증에 시달릴 거란 결과가 나오더라. 더 신기한 건 법명은 이혼한 이후인데 사야의 본명이나 사야까지만 남편과의 이별수가 나오더라는 거지..ㅎㅎ

 

그래 사야의 낯선 사랑방

낯선이란 말을 붙일 때는 이유가 분명있었다

뭔가 정말 특별한 이야길 풀어가고 싶었는데 사야는 지금 사주 이야기 뭐 그런 걸 풀며 낯선, 을 더 낯설게 만들고 있다

 

저 제목과 무슨 이야기가 하고 하고 싶은 거냐고?

한번보고두번보고자꾸만보고싶네, 란 유행가처럼 낯선 경험들을 하던 사야는 낯선 사람들과 만나며 진.짜.로 그러니까. 말그대로 낯.선.사.랑.방.을 만들어가고 있더란 이야기다

이 드러운 성질의 여자가, 아니 인간이 지금 그렇게 살고 있더란 이야기

 

또 하나

모두 동의할 수는 없으나 어제 짱가놈의 주변들이 모여 함께 고민하고 아파하는 모습은 정말 부러웠다

나란 인간 인생 뭐 그런걸로만 시간을 보내느라 인생을 소비했던 사야에겐 그 들이 간절히 부러웠단 이야기를 여기 꼭 남기자

 

그리고 또 하나

당신들은 절대(!) 이해 못하지만 그리고 이해할 수도 없지만 그래도 한해동안 사야를 위해 함께 고민해주고 아파해준 그대들에게 너무나 고마왔다는 말도 남긴다

누가 날 건드리면, 그러니까 상처받은 짐승같은 기분으로 살아왔지만 아니 그래서 누가 날 위로하는 지 아님 위협하는 지도 본능적으로 너무나 잘 안다.

올해 그게 사야에게 너무나 슬프게도 가장 큰 요인은 울 오빠였고 뭐 크고 작은 사연은 있었다만, 그리고 해가 바뀌는 게 일요일인 지 월요일 인 지 헷갈리게 사는 사야에겐 큰 의미도 아니다만

 

 

 

그래도 해가 곧 바뀐다니 인사 올립니다  

글은 죽어라 읽으면서 댓글 안 다는 당신

글 제대로 읽지도 않고 불평하는 당신

글만 읽고 사야를 다 안다고 오해하는 당신

글 밖으로 뛰쳐나와 나를 만나 준 당신

또 무엇보다 글도 읽고 이해는 하면서도 그리고 아파하면서도

맘으로만 응원하는 당신께도

이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안다고 그리고 너무 감사하다고..

 

응원해주거나 만나러 오거나

당신들때문에 내가 일단은 버탸낸다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새해에도 사야는 해피하지 않을 거라는 것

여전히 삶을 버텨내려 노력할 거하는 것

그래도 당신들과 함깨여서 위로가 많이 된다는 것

사야가 이 낯선 사랑방을 통해 얼마나 많이 행복한 지 알아 달라는 것.

 

해피 뉴 이어.^^

 

 

2012. 12.30. 서울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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