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그냥 평범한 사람이 이해하긴 너무 복잡하다
사야는 사실 뭐 아주 평범한 사람은 아니다만 그래도 이해안가는 게 많긴 매한가지
하긴 뭐 피를 나눈 부모형제도 이해하기 어려운 마당에 삶을 이해할려는 자체가 무리인 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이가 들어갈 수록 인간은 어떤 정해진 운명같은 게 있는 것 같다는, 괜찮은 인간이 되고 아니고야 뭐 어차피 각자의 몫이겠지만,
그래도 타고난 무언가를 벗어나긴 정말 어려울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을 자꾸 하게 된다.
그제도 정신과 선생님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 대해 많은 이야길 나눴는데, 노력하며 살아야한다는 뭐 그런 당연한 이야기말고 스스로 타고난 상황을 극복하는 거란 정말 어렵다 뭐 이런 결론?
거기다 사야처럼 사랑이 부족하게 자라난 인간은 그걸 극복해내는 게 훨 어렵다는 것. 사야는 어찌보면 참 억울한 인생을 살았는데 억울한 인생을 탓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자책하며 너무 고통스럽게 살아왔다는 것. 그러니까 병이 낫기는 커녕 자꾸 자신을 괴롭히게되어 이 지경에 이르렀다는 깨달음? ㅎㅎ
아 물론 사야만 억울한 인생을 살았다는 건 아니다
댓글에도 언급했지만 사야가 어쩌다보니 태어난 곳 옆으로 이사를 한 관계로 근처에 친척들이 좀 산다. 사는 게 바빠서라기보다 그냥 이런 저런 이유로 연락을 못하고 있다가 요즘 상을 몇 번 당한 관계로 만나게 되었는데 한 사촌오빠가 고맙게도 얼마전 집으로 찾아왔었다
이제 환갑을 바라보는 거기다 얼마전 아내까지 여읜, 힘들고 고달프게 살아가는 한 인간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찌나 짠하고 가슴이 아프던지
아 정말 삶이란 불공평한거구나란, 절실한 마음이었달까
아무리 성실하게 살아도 벗어날 수 없는 가난, 거기다 못 배우고 뒷배가 없어 겪게되는 상대적 박탈감까지..
남친과 개들과 여러 복잡한 문제로 사야도 지금 제 정신이 아니다만 남친쪽으로 안 좋은 일이 생겼다
아시다시피 남친과 나는 이젠 더이상 같이 살기 힘들어진 어떤 극단의 상황이 된 것이지 죽이고 살리고 왠수관계고 뭐 그런 건 아니다
어찌보면 남친과 내가 맺어진 계기가 된 일이기도 하다만 남친도 어찌보면 참 인생이 드럽게 꼬인 가여운 사람이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평생 짊어지고 가야하는 멍에를 타고 난 사람.
뭐 그런 면에서 사야도 아빠가 중2때 돌아가시고 나를 책임져야하는 엄마가, 그러니까 최소한 고등학교까지는 마쳐줘야할 의무가 있던 엄마가, 아니 그냥 중학교라도 마쳐줘야할 그 엄마가 아빠가 돌아가시자 마자 생산활동에서 손을 놓아버린 그지같은 형편이었다만 거기다 그 엄마는 노인네도 아니었고 지금 사야랑 딱 동갑인 그런 나이였다만, 그래서 어찌보면 용서가 더 안된다만,
남친은 그런 친부모도 모른체 그나마 친부라고 믿고 있던 사람이 올봄 긍정도 부정도 안한 상태로 세상을 뜨셨는데 그런 남친을 거둬주시고 지금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처럼 행동하시는 그 어머님과, 당신이 아버지나 다름없다며 신경써주시는 그 스님의 친자식으로 오해받아 그 나이에 친자확인을 하자는 정신나간 놈들의 오해나 받고 앉아있다니, 남친이 심적으로 어떤 고통의 세월을 살아왔는 지 누구보다 내가 잘 아는데 이게 미치고 팔짝 뛸 일이 아니면 뭐겠냐고..
정말 맘같아선 불교신문이나 뭐 이런 곳에 장문의 편지라도 함 쓰고 싶은 심정이다.
뭐 나도 이런 엄마밑에서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건 아니다만 남친이야말로 원해서 태어나자마자 버려지고 친부에게 거부당하고 그런 삶을 살기위해 태어난 건 아닐텐데 삶이란 어쩌면 이렇게 때론 잔인한 건지 모르겠다
뭐가 뭐 생각해주는 상황이긴 하다만 남친이 지금까지 고통받아 온 삶을 생각하면 내가 남친에게 답답해하고 미쳐하는 상황을 떠나 그래도 참 착하게 잘 자랐다는 생각이다.
지금 그쪽 상황이 넘 복잡하고 난리도 아니다만 남친의 계획대로 우리가 요즘 이야기하는대로 진행된다면 남친은 새깽이들과 함께 구월중순쯤 전라도 광주로 가게된다
우리가 처음 헤어질때야 여주 근방이나 이천쯤 살 계획이라 내가 새깽이들을 보러가기도 쉬운 상황이었는데 전라도 광주는 사실 내게도 조금은 충격이다.
처음 장성에 살때는 서울을 세시간반만에 갈 수 있는 곳에 산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는데 이번에 남친따라 광주에 함 내려갔다오니 여주랑 서울 비교해서 정말 멀고 너무 힘들더라.
일의 진행상황을 봐야겠지만 그리고 그제도 정신과 선생님께 별 생각없이 살고 있다고 그냥 상황 진행되는 데로 우선은 지켜본다고 말씀은 드렸지만 사야인생에 굉장한 변화가 또 일어나는 일인 것 맞다
점쟁이야 열남자도 거느리고 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재혼같은 건 절대 하지말라지만..ㅎㅎ 사야는 혼자 살기엔 좀 무리가 있는 사람이고 나름 고민과 생각이 많은 날들이기도 하다.
참 지난 번 '뼈아픈 인정'이란 글을 올리며 댓글에선가 아마 앞으로 평생 약을 먹어야할 지도 모른다, 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울 선생님 또 이런 저런 이야길 유심히 들으시다가 막판에 ' 저기 근데 아까 말씀하신 그 평생 약 먹어야한다는 그 말 말인데요. 그건 본인의 심정이지 의학적 소견은 아닙니다.' 이러시더라지..하하하 정말 난 요즘 울 선생님 만나는 재미로 산다..^^
우짜든둥 인생은 지금도 여전히 피터지게 흘러가고 있다. 어떤게 최선인 지 아니 꼭 최선이어야만 하는 지 잘 모르겠다만 아니 더 나아가 요즘은 내게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삶이 꼭 행복해야하는 건가, 라는 생각까지도 한다만 주어진 삶을 주어진 역량대로 열심히 살아야하는 건 맞는 것 같다. 물론 사야의 생각은 누군가의 평가에 맞는 삶이 아니라 본인이 얼마나 납득하고 만족하느냐의 삶이지만 말이다.
우리 엄마 얼마전 전화통화로 싸울때 남친이랑 헤어지는 건 죽어도 안된다며, 너같이 더러운 성질을 그 사람 아니면 누가 받아주고 살겠냐, 던데 무슨 천만만만 콩떡의 말씀! 무지 착하고 영혼이 맑은 사람이긴 했다만 전남편도 무진장 까다롭고 사람 무지 불편하게 하고 심지어 시어머니도 눈치보게 만들던 그런 사람이었다
거기다 외국인이었던 그 남자를 그 여러나라를 떠돌며 십오년을 맞추며 살았는데 거기다 헤어지면서 '난 너보다 더 좋은 여자는 절대 만날 수 없을거다' 란 말도 들었는데 나를 낳아주셨다는 내 엄마는 서럽게도 여전히 사십중반인 딸에게 그런 말씀을 하시네
내일은 또 아빠기일이다. 일년이 또 지나버렸다. 엄마때문이건 오빠때문이건 아님 이젠 불편해져버린 그 추도예배의 형식때문이건 사얀 내일 거기 참석하지 않는다.
어차피 내일 아침 여주로 내려가 산소에나 가볼 생각이다만 예전엔 그리도 가고싶던 그 모임을 이젠 자발적으로 옆에 있으면서도 참석하지 않는다니 인생이 어려운 건 맞는 것 같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여주에 내려가 삼박사일을 버티는 게 힘들었는데 요즘은 서울에와서 삼박사일을 버티는 일이 되려 힘들다
다음 주 수요일이면 사야가 한국으로 돌아온 지도 만으로 오년.
이런 저런 일이 많았다만 짧지 않는 시간을 나름 잘 버텨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살아야하지, 뭐 이런 목표의식을 가지고 돌아온 게 아니라 삶에 지쳐서 만약 내가 가족이라 이름불렀던 그들에게 피해를 주는 삶을 살게 된다면 접시물에 코박고 죽겠다는 심정으로 돌아온 거니까
내 삶이 위태로와보이고 걱정하는 사람들이여.. 이젠 그런 걱정일랑 놓으시길 바란다.
어차피 삶이란 누구에게나 위태롭고 불안하고 불공평하고 쉬운 건 아니니까 말이다. 물론 그걸 어떻게 느끼고 살아내는 가는 위에도 썼듯이 그냥 각자의 몫이고 운명일 뿐이란 생각이다.
어젠 오랫만에 승호엄마가 사야가 이야기했던 올해 마지막 생일선물을 가지고 다녀갔고 저녁엔 고기공놈이랑 짱가놈이 와서 술한잔 하다 갔다. 그들은 모두 내게 가슴저리도록 고마운 사람들이다만 또 역시 내겐 가슴아프게 안쓰러운 인간들이기도 하다.
이리 나약하기 그지없는 사야에게 기대고 위로받고 또 그런 사야를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
잘잘못을 떠나 무조건 내편이 되어주는 인간들이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임엔 분명하다. 나는 그들에게 그들은 내게 어쩌면 사막의 오아시스같은 존재들이랄까
늘 죽음이 두려웠지 삶이 두려웠던 적은 없었다. 어떻게 살아내야하느냐의 문제였을 뿐, 삶은 내게 저 친구들처럼 아픔도 기쁨도 주는 그저 결코 뗄 수 없는 동반자일뿐
그런데 이젠 제목과는 상반되는 결론이다만 사는 게 왠지 더 쉬워질 것 같다. 어차피 산다는 건 자신과의 싸움일뿐 결론은 나지 않을테니까 말이다. 혼자하는 싸움은 포기하지 않는 한 허공을 향한 헛발질일 뿐이다
사야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그 헛발질을 해대며 삶을 버텨낼 거다. 그리고 내 스스로에게 묻게 될 것 같다. 너 그 헛발질은 나름 네가 원하는 그 방향으로 하고 있는 거냐고...
2012.08.18. 서울에서... 사야
'5. 나만의 공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끼워넣는 날들 (0) | 2012.10.07 |
---|---|
경복궁야경..그리고 (0) | 2012.10.06 |
고기공놈의 첫 야구장 나들이..ㅎㅎ (0) | 2012.08.14 |
뼈아픈 인정 (0) | 2012.07.10 |
방황하는 사야 (0) | 2012.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