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연양리풍경

슬픈 풍경 슬픈 사야

史野 2011. 2. 18. 00:33

 

아 뭐 저희 집에 다녀가신 분들은 사야의 저 끔찍한 모습을 다 보셨겠지만 아직도 나름 사야에게 환상(?)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저는 빼고 울 새끼들만 봐주세요..^^;;

 

제 블로그에 들어오시는 분들은 누구보다 잘 아시겠지만 제가 눈에 넣어도 안 아파하는 저 놈들이 또 나갔습니다. 새벽이면 이제 삼일이 되어가네요

 

나흘도 나갔다 온 놈들이라 돌아오리라 믿고는 있지만 믿는 마음이 꼭 확신에서 나오는 건 아니더라구요.

 

우짜든둥 살다살다 개새깽이들때문에 이리 고민하고 살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저 놈들때문에 오른쪽 손목뼈도 금이간거고 지금까지 치료받는 어깨도 말하자면 저 놈들때문인데 이리 또 애간장까지 녹이네요..ㅜㅜ

 

낳아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자식들도 그렇겠죠? 나가도 밤이 되면 들어와야하는데 이리 개판인 걸보면 제가 잘못 키웠단 생각뿐입니다.

 

이 속상한 마음이야 뭐 구구절절 이야기안해도 사야를 아신다면 다 아실거고 오늘 또 슬픈 건 이것때문만은 아닙니다.

 

새깽이들을 찾는다고 또 남친과 구석구석 돌아다니다보니 그 구석에 놀랍게도 공장도 있고 농장도 있고 전원주택들까지 줄줄히 있더만 길은 어찌 그리 좁은 겁니까 마주오는 차를 피할 수도 없을만큼 황당한 길들이 널려있더라니까요

 

도대체 뭐 몇위 그런건 열나 강조하면서 시골 길하나 제대로 못 만들어놓은 건지 정말 화가나더라구요. 위정자들만 욕할 것도 아닌 게 보이는 곳이 아니라 구석에 들어갈 수록 농약병이며 막걸리병이며 밭에 쓰고 남았던 비닐들이며 쓰레기장도 그런 쓰레기장들이 없더군요

 

최소한 본인들이 쓴 것들은 본인들이 치우는 그런 기본도 안된 나라인가 싶어 씁쓸을 넘어 비참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혹여나 저 놈들이 예전 살던 곳을 갔을까해서 연양리까지 가봤다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연양리는 지금 위대하신 각하께서 심혈을 기울여 진행하시는 사대강 현장의 한 곳입니다.

 

 

 

기억하십니까 이 아름다운 강변을요.

 

아 여주가 정말 시골 맞구나 한강도 개발되지 않았다면 이런 모습이었겠구나 저 자연스런 모습에 반해 걷고 또 걸으며 이 정다운 산천에 감동했더랍니다.

 

 

 

보이는 길은 산책로 저 아래는 나무들과 세월을 따라 굴러온 진기한 수석들 들꽃들이며 오리떼까지 아주 평화로운 곳이었고 오른 쪽은 오래도니 나무아래 누구나 돈한푼없이 찾아와 야영을 할 수 있던 곳이었죠.

 

개인사니 사진에 담아본 적은 없지만 봄부터 가을까지 가족단위의 야영객들이 찾아와 웃음이 그치지 않던 아름다운 공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여긴 아름다운 조각공원이었답니다. 이젠 오성급호텔이 들어선다고 공사중이더군요.

 

문제는 오늘가보니 저아래도 모자라 아예 이 산책길부터 폐쇄를 했더라구요. 사진의 오른쪽이 위에 나온 그 야영장입니다.

 

 

 

상상도 못했는데 저 야영장과 그 주변에 있던 나무들을 다 저리 파헤치고 있더라구요. 그나마 안 잘라버리고 나름 조심스레 어디론가 옮기는 양심이라도 있으니 다행이라 해야할까요.

 

 

 

저 끝 막아놓은 거 보이시죠?

 

저 길은 그 강변옆 제가 바리를 데리고 달리기를 하던 곳입니다. 원래는 다 어마어마한 채소밭이었습니다. 제가 저 아래도 다녀보고 위로도 다녀보고 바리만 데리고 강변에서 올라오기엔 벅차는 규모였죠.

 

제가 봤던 일킬로남짓한 이 공간이 이 모양인데 사대강 총 주변면적을 생각하면 얼마나 많은 채소밭이 사라진걸까요?

 

놀라운 건 사진을 찍진 않았습니다만 저런 아름다운 곳을 망치는 대신 사진 오른쪽엔 인위적인 생태공원인가를 만들고 있다는 거죠.

 

생태,라는 말이 참 무색해집니다

 

비겁한 사야는 일부러 피해다니기도 했지만 저 정도로 망가지고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강바닥을 파헤치느라 역행침식( 직접 찾아보세요 친절하지 못해 죄송합니다)까지 일어난다는데 개발이란 명복아래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것도 모자라 그게 우리에게 재앙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 겁니까

 

저는 자식이 개자식뿐이라 다행이지만 우리 다음 그리고 그 다음세대들은(네 저도 곧 그 다음세대랑 친근해질 나이입니다) 이 땅에서 안전할까요

 

네 사야 오늘 많이 슬퍼서 흥분 좀 했습니다

 

물론 저는 이기적이라 울 새깽이들이 나가 안들어오는 게 가장 슬픕니다만 산책로밑만 파헤쳐지는 것도 가슴아픈데 그 아름다웠던 강변유원지가 싸그리 사라지는 걸 보니 참 많이 슬픕니다.

 

정월대보름이라고 달은 휘엉청 밝은데 울 새깽이들은 어디를 헤매고 다닐까요.

 

그리고 우리는 도대체 어디를 향해 무엇을 위해 이리 미친듯이 내달리고 있는 걸까요

 

 

 

 

2011.02.17. 여주에서...사야

 

세상아 미쳐돌아라 뭐 이런 노래를 틀고 싶지만 아는 노래가 없는 관계로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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