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묻은 삶

시집살이 삼주 프롤로그 ^^

史野 2004. 12. 30.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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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인사드립니다
모두 잘 지내시죠?


무엇보다  제가 돌아와서도 칼럼을 올릴 수 있어서 일단 다행입니다
사실 칼럼이 문제가 너무 많아 그만둘까 생각은 했어도 막상 다음측에서 없애버린다니 황당하네요
아무리 공짜로 쓰는 웹사이트라고해도 일년도 안되어 또 마음대로 바꾸다니 이런게 바로 셋방살이의 설움인가요? ㅜㅜ

 

삼주가 넘는 시간 동안 너무 많은 일이 있었구 너무 많은 생각을 해서 정말 뭘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모를 지경입니다
새삼 부부문제 시댁과의 문제 독일에 대한 생각까지 무지 심각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답니다
일단 차차 제 능력이 되는데로 정리해서 올리기로 하고 절대 간단하지 않은 브리핑 먼저 하겠습니다..^^

 

가기전 드라마틱한 글을 올리고 사라졌으니 상황보고를 먼저 해야겠죠?
어머님이 전화하신 날 아버님 혈압이 떨어지질 않아서 의사가 자식들에게 연락하라는 말까지 했을 정도로 심각했데요.
그 상황이나 아버님이 제가 치매라고 오해한 그 정신없슴의 문제는 아버님이 혈압약 심장약을 꾸준히 드시지 않은거에 있다네요 약을 꾸준히 드시지 않아서 뇌에 산소부족으로 손상이 조금 갔답니다.

 

지금은 퇴원하신지 2주가 넘으셨구 평소와 별 다름이 없으십니다.( 그 얘긴 제가 국제전화할때마다 싼 번호로 걸어야한다고 두 번은 말씀하시고 켜놓은 불은 그게 다 돈이라는 말씀을 꼭 하신다는 거..ㅎㅎ)
일이분전에 발생한 일을 전혀 기억을 못하시거나 하는 일이 있긴해도 지금으로보면 아주 괜찮아 보이십니다.

 

재밌었던건 시댁에 단골손님이 계신데요
그 분이 올해 아흔이신데 전쟁통에 외눈이시고 그 연세인데도 직접 운전하고 혼자 사시는 분이랍니다
친척이라며 남편 삼사촌들보다 자주 뵙는 분이지만 아버님의 이모부의 동생 그러니까 한국으로는 먼 사돈 사실 별 상관이 없는 분입니다만은..ㅎㅎ

어쨋든 그 분이 아버님병문안 다녀오셔서는 함께 식사하며 제가 걱정을 하니까 마틴은(시아버님) 아직 저렇게 젊으니 걱정말라고..하하 정말 모든 건 상대적입니다

 

제가 가고나서도 일주일이나 병원에 계시다 퇴원하신 우리 아버님은 퇴원하신 날이 금요일인데 월요일아침 영어수업에 가신다는 기염을 토하시더군요

그래서 저도 당장 그 날 여행을 떠나는 기염을 토했죠..ㅎㅎ

시댁에서의 시간이 넘 기니까 잠시라도 내 시간을 갖자 뭐 이런거였는데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 생각만하다가 막상 영어수업을 가신다니 그냥 가방챙겨 튀었습니다..^^

 

매일 어머님이랑 병원에 다니고 (독일은 간호는 모두 병원에서 하고 방문만 허락하니까 열부로 병상옆에서 밤새며 간호를 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습니다..흑흑) 절망하시는 어머님 위로하고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전화 받느라 특히 제가 총알같이 도쿄에서 왔다는 감동섞인 전화들때문에 지쳐버렸답니다.

 

얼마전에 애를 낳은 시누이는 그 잠시 자기에게 와줬으면 아니 자기딴에는 노인들이랑 얼마나 힘들겠니 하면서 베를린도 볼겸 자기 집에 와서 몇 일 쉬라고 했지만 제가 총맞았습니까? 쉬고 싶은거지 갓난아기 시중까지 들 생각은 당근 없었죠..ㅎㅎ
(아 이 아기얘긴 또 쓰겠습니다 정말 나이들어 애없는 여자의 설움을 맘껏 만끽하고 왔답니다.  정말 내년엔 무슨 수를 쓰더라도 아이를 만들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왔죠..흑흑)

 

이래저래 제게 주어진 시간은 삼박사일이었는데 가고 싶었던 프라하가 뮌스터에서 기차로 9시간이나 걸리더군요
우여곡절끝에 라이프찌히를 거쳐 가긴 갔습니다만은 기차시간이 반이었죠
거기다 남편이 목요일 저녁에 독일로 오기로 되어있어서 그 놈의 착한마누라컴플렉스를 못 벗어나서는 따져보니 남편이 오고나서야 도착하면 안되겠더라구요( 실제로는 제가 마중을 나가나 안나가나 우리 인생에 아무 상관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


 

그래 하루 더 자고 아침에 기차타나 보는건 그게 그거아닌가 하는 생각에 호텔비도 아낄겸 프라하에서 밤 10시에 출발하는 13시간이나 걸리는 밤차를 타고 돌아오는 무리를 하다가 여행중 백이십장이나 찍어놓은 디지탈카메라와 현금조금을 도둑맞는 사태까지 발생..ㅜㅜ
(이건 농담이 아니구 혹 훔쳐가신 분 카메라 현금도 필요없고 사례까지 하겠으니 제 사진만 보내주시옵소서..어느 국적이 훔쳐갔는지 모르니 전 세계 웹사이트에 광고를 할 수는 없고 그냥 한국어로만 합니다..흑흑)

 

사진을 올릴 수 없어 진짜 안타깝지만 아무 계획없이 그냥 떠난 여행은 너무 좋았습니다 정말 끝도없이 그렇게 떠돌고 싶었지요

그 후 남편이 오고나선 또 남편친구들 만나랴 필요한것들 사러다니랴 정신이 없었습니다
제가 너무 급히 가느라 크리스마스선물을 아무것도 준비 못한데다가 독일에서 사야할게 너무 많았거든요

 

그리곤 곧 크리스마스
독일뿐아니라 뭐 서양 최대의 명절이겠지요
명절은 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독일도 마찬가지랍니다
눈을 감으면 반대로 밝은 면만 보이는게 또 명절인것도요

 

이번엔 정말 상황이 상황이었던만큼 진이 쪽 빠졌습니다
거기다 이 사람 저 사람을 만나며 사람사는건 어디나 같은게 아니라 참 다양하다는 생각을 절감하고 왔습니다


이렇게 중언부언 궁금해하실 보고서를 마무리합니다

한 해동안 여러모로 응원해주시고 격려도 해주시고 사야의 벗이 되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 개인적으론 자신감을 많이 상실하고 본인의 모습을 처절하게 자각한 해였지만 후회는 별로 없습니다.
문제인식을 했으니 뭔가 좀 나아지리라 믿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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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Guten Rutsch ins neue Jahr!

 

 

 

 

2004.12.30 東京에서...사야

 

 

Chopin Etude in A Minor Op.25 no.11 'Winter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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