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복잡시런 날들.
언제부터인가 사진첩을 산다는 건 상상도 못하고 그저 뽑아서 상자속에 밀어넣고 사는 지 어마어마한 세월.
디카를 산 이후론 그 사진들이 더 찬밥이 되었는데 블로그에 글 올리며 요즘은 가끔씩 들여다보고 또 꺼내어 사진을 사진찍기도 한다.
다음 주 화요일에는 신랑생일인데 뭐 특별한 생일이야 아니지만 그래도 어떻게 보내야하는지 역시 아이디어는 안 떠오른다.
겸사겸사 온천을 또 가면 좋은데 다음 주야 우리가 여행을 떠나고 생일선물을 미리 줄 수는 없으니 이번 주는 안되고 말이다.
23층애네들이 떠나니까 그 날 그 애들이랑 파트릭까지 밥을 먹을 까 어쩔 까 또(!) 고민하는데 오늘 우연히 위 카페에서 이리스네 부부를 만났더니 수요일에 아예 떠나는 데다 월화는 짐싸는 문제때문에 호텔에서 묵는다네.
당근 정신없을 상황. 지들이야 전화하겠다고 어쩌고 하지만 불가능해보이고 그래도 뭐 내가 일부러 전화한 건 아니지만 전혀 연락을 하지 않는 나로선 우연이건 어떻건 말이라도 해서 다행이다..ㅎㅎ
어쨌든 신랑생일은 다가오고 아 머리아파.
2002년 상해에서의 신랑 생일. 우선 나이만큼 풍선을 불었다..ㅎㅎ
그리곤 나이만큼 초를 켰다. 초를 어떻게 세울려고 무진장 애를 쓰다가 막판에 하나는 결국 신랑이 퇴근해 올 때 내가 들고 서 있었다지..ㅎㅎ
그건그렇고 저 배경에 마쿠스부부네 사진이 떨어질라고 하네..-_-
이제 초를 흩어놓고 분위기조성 좀 하고..^^
신랑이 들고 있는 건 혼자 마실 수 있는 차용기다. 그녀는 우리가 저런 그릇들을 선물하는 게 넘 신기하다던데 (우리는 서로 커피잔이나 등등을 선물하는 경우가 많다) 나나 신랑이나 선물로 주면 절대 안쓰니까 당근 선물맞지..ㅎㅎ
상해야 워낙 아파트가 넓었으니까 근사한 식탁이 있었지만 부엌의 아침용 식탁에 생일상(?)을 차렸다. 뭐 말하자면 어느 스카이라운지의 창가자리를 예약했다고 생각하라고..ㅎㅎㅎ
저 이브닝드레스는 파티엔 딱 한 번 입고 갔는데 뭔 일 있을 때마다 집에선 참 열심히도 입는다..^^;;; 본전을 뽑아야한다는 아줌마의 끈기? ㅎㅎ
물론 아무리 집이라지만 내가 근사한 식당(?)에 초대를 한거니까 신랑도 여전히 정장차림..^^
내가 개판치면서도 그래도 살아남는 이유중 하나는 이런 이벤트에 강하기 때문이다..ㅎㅎㅎ
생일에 나이만큼 초를 켜는 건 내 전공(?)인데 마침 그녀가 홍콩에 놀러왔을 때 그녀 생일이었다. 그래 그녀 나이만큼 또 초를 켰다지. 저 사진을 찍은 건 그녀. 황당한 건 사진에서 보듯이 2003년 2월 저렇게 날씬했던 사야가.
딱 일년오개월만인 도쿄에서의 저 날짜에 저렇게 되어버렸다는 거..ㅜㅜ
우연히도 저 사진도 그녀가 찍었다. 신랑은 지금 베를린에서 시누이가 보낸 저 옷을 입어보고 있는 중.
그때도 썼지만 당시 신랑은 내가 저렇게 뚱뚱해졌다는 그 사실보다 그 몸매로 아무렇지도 않아하는 그 사실에(그러니까 맞는 옷도 없고 어쩌고 하는 상황이었는데 스트레스도 안받고..ㅎㅎ) 더 충격을 받았단다.
어쨌든 그 마누라는 이년도 넘게 정신차리고 운동을 하고 있건만, 거기다 트레이너는 맨날 폼도 좋고 운동 너무 잘한다고 칭찬이건만 도저히 날씬해지질 않네.
탄력받아 마구(?) 줄던 몸무게는 다시 삼킬로가 늘어서는 몇 주 째 꿈쩍도 안하고 내가 아무리 쿨하게 그래 몸무게가 대수냐 이 대단한 몸매가 중요하지, 이런다고는 하지만 나도 날씬하고 싶다고!!!!!
도쿄와선 삼년내내 신랑이 좋아하는 사케병 셋트를 선물했는데 올해도 밀어부쳐야 하나. 또 부엌에 식탁이 없으니 발코니에도 마련해야 하나. 아 여행가지 전에 시어머니 생신선물도 사가야하는데...
나는 누구 생일이라면 신날만큼 사주고 싶은 것도 많고 아이디어도 넘치던 인간이었는데 점점 생일이나 명절이 두려워진다..
이것마저도 나이탓이란 말이냐..^^;;
아 인생은 드럽게(그녀가 장마철이기도 한데 한 번 씻고 드럽게 말고 깨끗하게, 면 안되겠냐더만..하하) 괴로운데 상황은 또 그냥 인생을 한탄이나 하게 놔두지를 않네..ㅎㅎㅎ
2007.07.20. Tokyo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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