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묻은 삶

서울입니다

史野 2007. 8. 25. 03:04

수요일에 왔습니다

 

작스럽게 그렇게 되었어요

 

남겨주신 글들 잘 봤습니다

 

그리고 메일도요

 

오늘 신랑에게 보내는 메일도 피시방을 이용했는데

 

여기 이제 연결이 되어 글을 씁니다.

 

저는 어떤 결정도 제가 책임질 수 있는 일만 합니다

 

걱정해주시는 것 고맙지만 그리고

 

이런 일을 웃기게 말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지만

 

제 안생입니다

 

저는 제 인생을 책임지기 위해 여기 왔습니다.

 

제발 부탁인데 제 인생을 위해 오바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건 몇 분 심각하신 분들께 설명하기도 어렵고 하고 싶지도 않고

 

답장을 못하니 하는 이야기고

 

어쨌든 잘 왔습니다

 

우리 오빠 말대로 인생에서 결단을 하느냐 아니냐의 시점에서 저는 어쨌든 제가 원하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여러 번 이야기 한 것 같지만 아빠가 이야기했듯이 선택을 하는 것도 각자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도 그 선택한 사람의 몫이라구요

 

제가 이번 일을 겪으면서 이 상황에서도 어쨌든 행복했던건

 

'나 어떤 인간인줄 알잖아' 라는 그 한마디 가 통했다는 겁니다.

 

막막하고 새 출발을 하는 마당에

 

아 그래 나 여태 인생 잘못산거 아니구나.. 그 느낌

 

눈물나더라구요

 

지지해주신 분들 믿어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공항에 비행기가 내리는데 딱 드는 생걱은 그거였습니다

 

젠장 이 놈의 지겨운 비행도 이젠 끝이구나

 

얼마나 좋던지요

 

그래 나 어떤 의미에선 세상 볼만큼 봤다..

 

한국어만 쓰고 살아도 아무 문제없는 것도 얼마나 좋던지

 

버벅거리며 사개국어를 쓰고 살았더랬는데

 

와보니 알겠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얼마나 그게 힘들었었는지를요

 

원더우먼도 아니면서 그래도 다 잘해낼거라고 믿었어요

 

이게 아니라고 믿은 그 시점에서 다시 여깁니다

 

갑니다 제가 선택한 이 길....

 

 

 

 

 

2007.07.08 22. 서울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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