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묻은 삶

부탁의 말씀 드립니다

史野 2007. 10. 5. 09:53

오늘 아침에 확인을 해보니 어느 분이 제 글을 그것도 아주 개인적인 것들을 마흔 다섯 개나 스크랩을 해가셨더군요.

 

스크랩방지 기능이 없고 제가 공개적으로 글을 쓰는 이상 남의 악취미까지 막을 수는 없다는 건 잘 압니다.

 

그래도 아침부터 많이 당황스럽고 많이 불쾌합니다.

 

제 떠도는 생활에서 인터넷은 제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던 소중한 친구였고 이 공간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저는 무엇보다 운이 좋아 인터넷에서 좋은 인연들도 많이 만났구요

 

제가 한국에 돌아와서 가족과 친구들을 만난 관계로 예전과는 조금 달라졌지만 그래도 이 공간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예전에 외국을 떠돌때는 솔직히 한국에서 인터넷에 목매는 분들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 주변에 널린 게 사람들인데 이렇게 자판을 두드리고 있을 시간이 어디 있을 까 궁금했었죠.

 

그런데 제가 오랜 기간 인터넷을 해보니 이 공간을 통해 소통이 되고 코드가 맞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보다 더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걸 알았죠.

 

송현님과 지인분들을 만났을 때 한 분이 저희가 인터넷에서 알게 되었다는 걸 무지 신기해하시더군요. 그래 제가 그랬습니다. 인터넷에서도 보면 서로를 알아보고 원래 끼리끼리 모인다구요. 그리고 인터넷이라 실생활에서 만날 수 없는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가 있다구요.

 

저는 이 인터넷이 한국의 지방차별도 많이 없애고 나이차별도 많이 없앴다고 생각합니다.

 

놀라운 건 제 블로그에 로그인을 안하셨으면 모르지만 로그인을 하시고 들어오시는 분들중에 오십대 이상이 가장 많다는 겁니다. 그 후가 삼십대 그리고 사십대 이십대는 거의 없고 십대는 들어오지도 않더군요.

 

가끔 제 글이 메인이나 UCC에 떠서 꽤 많은 분들이 들어오시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만 보통은 많은 분들이 들락거리는 곳도 아니고 또 제 가족들 친구들이 소식장으로도 이용을 하기때문에 나름 개인적인 일을 가감없이 많이 올리는 편이기도 합니다.

 

일일히 설명할려면 힘들지만 친구랑도 블로그 봤지? 하면 끝이니까 편리하기도 하구요.

 

그래서 다시 한 번 부탁드리는 데 개인적인 글들을 스크랩하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통하기신청하시는 분들도 제 글을 통하기가 되지 않아도 충분히 읽을 수 있으니 무조건 거부합니다. 사실 통한다는 건 교감한다는 이야기인데 인사하나 남겨놓지 않고 무조건 통하기만 신청하는 건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혀 무관한 내용에 엮인 글을 달아놓으시는 분들도 요즘 많던데 그것도 삭제합니다. 아니 애초에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어차피 공개된 곳에 글을 올리는 건 누군가 읽기를 바라는 거고 모두 제 맘 같을 수 없다는 건 압니다. 그리고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저랑 의견이 같아야한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습니다.

 

누구는 마음에 안들면 안 읽으면 될 거 아니냐 여긴 내 방이다 뭐 이런 반응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공개적으로 글을 쓰는 한은 그것도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국인치고 흔치 않은 경험을 하고 산데다 역시 평범한 삶을 유지하는 건 아니기때문에 제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인터넷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구요.

 

제가 다양한 곳을 떠돌았고 올려놓은 사진들도 많고 관심가시는 부분 혹은 정보성 부분을 스크랩하시는 것 까진 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정중히 부탁드리는 데 개인적인 글들 상관없는 글들을 스크랩하시는 일은 삼가해주시길 바랍니다.

 

어차피 다 외롭고 부족한 사람들 모여 나누고 그런 편안한 공간이 계속 편안할 수 있길 바랍니다.

 

오늘은 무릎관계로 뛰지는 못하고 빠르게 걸으며 마음 다스리기를 했는데 그래도 쉽지는 않네요

 

인터넷을 하며 나쁜 경험이 거의 없었기 때문인지 아침부터 아주 많이 속상합니다.

 

저 이런 일 말고도 속상하고 힘든 일 많습니다.

 

내가 이러지 않으면 나는 죽는다, 란 심정으로 한국에 돌아온 겁니다

 

도와주십시오

 

 

 

2007.10.5. 서울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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