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京物語

오랜 잠수를 타는 동안..^^

史野 2007. 3. 1. 11:57

 

 

뭐 고민만 하고 술만 마시고 그랬던 건 아니고 다른 일도 많았다..ㅎㅎ 우선 손님들이 오기전에 시작한 책정리. 조금씩 하고는 있었지만 막상 손님들이 온다고 하니 집이 너무 엉망이라 책을 다 뒤집어 엎었다. 물론 저게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저 정도로 줄이는데는 가슴에서 피가 흘렀다.

 

다행인건 일단 정리해 내어놓은 책을 친구들이 꽤 집어갔다는 거고 나머지 깨끗한 책 백여권은 우연히 알게 된 한국식당에 기부(?)하기로 주인아주머니와 합의를 봤다.

 

무엇보다 수백권을 버리겠다니 신랑이 너무 좋아했는데 또 사기위해선 자리를 마련해야한다나..^^;; 

 

 

고기공놈하곤 정말 미안하게도 술만 마셨기에 신랑이 집에와서 오늘 뭐했니 물을때 아주 민망했다..^^

 

어쨌든 이리스가 한국갔을때 고기공놈이 하루 인사동구경을 시켜준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온다니까 너무 만나고 싶다고 해서 셋이 만났다. 너무 놀랬던 건 확 좋아진 이리스의 영어실력. 확실히 서양애들이 영어를 쉽게 배운다는 걸 절감했다. 혹 통역이 필요하지 않을까 했는데 몇 단어 빼고는 저녁내내 영어를 해서 감동했다..ㅎㅎ

 

 

그리고 이 멋진 건물은 하네다공항의 국내선 청사

 

 

고기공놈과 그녀를 마중가는 모노레일. 모노레일을 기분좋게 타기위해선 '동경만경'이란 소설을 읽고 와야한다고 했더니 다 읽고온 이 대견한 놈. 모노레일 창밖을 즐기는 중..^^

 

다음날은 그녀의 생일축하겸 우리의 15년 기념일겸 기타오지에 또 갔었는데 사진이 한 장도 없다..^^;;

 

 

어쨌든 24일 새벽같이 신랑은 떠나고..

우리는 원래 오르세미술관전을 관람할 생각이었으나 사람이 너무 많아 포기하고 무작정(?) 걷기로 결정. 자 어디로 갈까나.

 

 

우선 나도 처음 가보는 우리에게도 의미가 크다면 큰 도쿄대학. 내 몸에는 더듬이가 달린게 분명하다고 사람들이 맨날 놀래긴 하지만 저 날은 정말 압권이었던 관계로 고기공놈은 나중에도 진짜 처음 가본 거 맞냐고 자꾸 물었슴..ㅎㅎ 

 

예전 여관으로 보이던 건물. 저런 목조건물이 저렇게 큰 규모였던 건 처음이었다. 무엇보다 충격적이고 또 고기공놈을 머리 복잡하게 만들었던 건 도쿄대학주변의 분위기. 도저히 우리식의 대학가라고 할 수 없는 그 곳 분위기에 사실 우리 모두 어질거렸다.

 

 

역시나 '카페 뤼미에르' 영화를 보고 오라고 했더니 보고와서 고기공놈이 가보고 싶어했던 오차노미즈역주변에서의 두 그녀. 저들을 내가 좋아하는 이유 첫째는 다 너무나 잘 걷는다는 거다.(술잘마시는 건 둘째 이유다.^^;;) 저 날 우리는 구를 몇 개를 걸쳐 걸었다..ㅎㅎ

 

 

 

그리고 간 우리동네 아이뤼시바. 고기공놈하고도 갔었는데 또 갔더니 아저씨 우리가 마신 술의 종류며 안주메뉴까지 외우고 계셨다..ㅎㅎ 거기다 둘이 관광을 왔다니까 날더러 그럼 가이드냔다..^^

 

그리고 저 날 우리는 바에 있던 할아버지들에게 헌팅(?)을 당할뻔 했는데 육십이 넘어 그렇게 귀여운 할아버지들 처음 봤다지..비하인드 스토리가 많지만 여기까지만..흐흐

 

 

이제 모든 인원 집합. 공짜인 우리 아파트의 전망대 구경 먼저하고..^^ 동네한바퀴와 내 단골집으로 초밥을 먹으러 갔다. 저 귀여운 놈이 어찌나 잘 먹던지 그런데 또 어찌나 착한 가격만 골라먹던지..ㅎㅎ 

 

 

고기공놈이 먼저 떠난 날. 친구는 아들내미랑 미래과학관에 들어가고 그녀와 나는 바닷가로..저 배경의 건물은 미래과학관이 아니라 후지티비다.

 

 

바다라기보단 뭐 구석의 만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낭만적인 저 곳에서 맥주도 마시고..ㅎㅎ

 

 

다음 날은 그녀는 그때 못 본 미전을 보고 싶어해서 친구와 아들내미는 옆의 동물원에 가기로 했다. 우에노공원에서 사미센을 뜯던 남자.

 

음악을 감상하는데 너무나 예의없게 앞에서 사진을 찍고 내 앞을 딱 가로막고 서던 젊은 처자들. 이 땅에서 이런 꼴은 처음이다,란 기분으로 있었더니만 아니나 다를까 한국애들이었다. 정말 이런 것들을 확인할때마다 매번 기분 드럽다.

 

 

미전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괴로왔고 유명한 작품들이 그리 많은 건 아니었지만 다행히도 동물원은 너무 좋았다고 함. 호수가를 도는데 나타나서 말을 시키던 저 할아버지. 내게 모든 종류의 오리이름을 말씀하시는데(일본어로!!!) 피해 갔더니만 그녀가 걸려서 대화중..ㅎㅎ.

 

따끈따끈한 식빵을 사오셔서 우리도 나눠주시고 나중에는 한국이나 중국 일본은 다 조상이 같기때문에 사이좋게 지내야한다는 어조의 말씀도 하시고..^^ 

 

 

할아버지가 주신 빵을 열심히 던지는 모자. 여기선 잘 안보이지만 저 오리들의 헤어스타일이 너무 신기해서 나는 혹시 조련사들이 심심해서 장난을 쳤나 의심까지 했슴..^^;;

 

 

또 그녀는 떠나고..친구와 아들내미와 메이지신궁과 하라주쿠 오모테산도로 산책. 마침 무슨 의식을 거행하는 중.

 

 

친구와 아들내미. 내가 13년 전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이십대였는데 이제 엄마가 된, 마흔하나인 그녀는 그때보다 훨씬 더 아름다왔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날이면 날마다 이보다 나은 술집은 없다며 술마시는 우리에게 감탄을 자아내던 도쿄타워와 우리아파트의 야경..^^

 

 

 

 

 

 

 

2007.03.01 Tokyo에서 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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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20일부터 이틀 간격으로 왔다가 오늘 아침 마지막 손님이 떠난 잠수보고서를 마칩니다. 만나는 것은 신기했지만 하나씩 떠날 때 남은 사람과 떠나는 사람의 기분은 참 다 묘했답니다..^^;;

 

그리고 잠수기간의 행위와 아주 잘 어울리는 애주가를 다시 틉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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