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京物語

송구영신 06-07

史野 2007. 1. 1. 13:29

 

 

2006년 12월 31일 아홉시.

원래는 작년처럼 퐁듀를 할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귀찮아져서 또띠야로 대체. 맛은 좋았지만 날이 날인데 식사가 너무 빨리 끝나버린 허무함..^^;;

 

 

 

2006년의 사야. 많이 이뻐졌네. 아니면 말구..ㅎㅎ

 

 

옆 절에서 종소리가 마구 울리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새해가 밝았다. 이건 소원이 이루어지는 뽀뽀.^^

자기야 일년동안 나랑 너무 행복했지? 앞으로 일년도 행복하게 잘 지내보자..ㅎㅎ

 

올해는 꼭 샴페인을 마시고 싶었지만 손이 떨려서 역시 또 스파클링와인으로 대체. 일년뒤엔 샴페인을 편히 살 수 있을만큼 부자가 될까? ^^;;

 

 

 

어디선가 북소리가 들려 방향을 찾다보니 아타고신사. 그래 올해는 아타고에 가보자 하고 길을 나섰는데 우리가 가니 딱 끝나버렸슴..-_-

 

어쨌든 재밌었던 건 프론트의 아저씨들. 평소엔 하이 굳모닝 어쩌고 지나다니는데 어제는 고개를 숙이며 일본말로 새해를 축하합니다. 내년에도 잘부탁드립니다, 아 물론 술김에 장난삼아 인사를 했더니만 세상에나 프론트데스크에서 둘 다 서둘러 나오더니 함께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는거 아닌가. 우리가 해피 뉴이어 했다면 자기들도 그냥 뒤에 서서 해피 뉴이어하고 말았을텐데 가끔 언어라는 건 정말 재밌다.

 

거기에 고무되어 올라가는 계단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일본말로 인사했더니 순간 당황하는 듯하다 다들 고개숙여 함께 인사하더라..ㅎㅎ

 

 

 

신사참배하러 온 사람들. 이 신사는 이야기했는지 모르겠지만 에도초기에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세운 오래된 신사다.

 

 

충격적인 건 참배객들이 저 황당한(!) 계단으로 올라오는데다 그 것도 줄이 너무 길어서 지렁이처럼 움직이는데 멀쩡하게 서있더라는 것! ( 이 사진은 나중에 찍은 건데 우리가 막 갔을땐 저거보다 더 길었슴) 나는 내려다만 봐도 머리가 어질거리는 지옥의 경사인데 대단한 사람들이다.

 

거기다 젊은 사람들도 무지 많던데 도대체 술마시며 파티는 안하고 왜 저 시간에 참배를 하러 와 저렇게 기다리고 있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일본인은 미스테리!

 

 

2006년의 모든 근심이 훨훨 타며 희망의 불꽃으로 바뀌고 있다.

 

 

남들은 손씻던데 나는 마신다..ㅎㅎ

 

 

작년 조조지는 완전 축제분위기였는데 여긴 좀 엄숙한데다 먹을 걸 파는 데도 여기 밖에 없다.

 

 

그냥 갈 수가 있나 먹고 가야지.

 

 

내가 먹고 있는 건 요것. 그리고 탁주. 일본정종을 파는 줄 알고 샀다가 막걸리 싫어하는 신랑은 버리고 나는 끝까지 다 마셨다..ㅎㅎ 

 

마음같아선 해뜰때까지 기다리고 싶었지만 넘 피곤해서 잠이 들었다 깼더니 겨우 여덟시반. 더 잘까 하다 생각해보니 독일은 12시반이다. 그래 잽싸게 일어나 시어머님께 신년축하 전화를 했더니 울 시어머님 너무 감동을 하시는거다.

 

역시 인간은 너무 잘하면 안된다는 진리를 새삼 확인하는 요즘이다...ㅎㅎ

 

이렇게 순식간에 2007년이 되어버렸네

 

2007년엔 세상의 고통이 조금만 적어져서 뉴스를 괴롭게보다 즐겁게 볼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어쨌든 사야, 올해도 잘해보자.

 

 

 

 

2007.01.01 Tokyo에서  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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