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흔적

나는 천재다..하.하.하

史野 2007. 1. 28. 12:45

자 그럼 또 사야의 잘난척 모드로 다시 돌아가야겠다.

 

내가 겸손한 척(!)을 하면 마유미가 늘 너 어디 아프냐? 약먹었냐? 물었더랬다. 그래 한동안 어디 아팠지만 육일동안 중간에 안깨고 편안히 잠을 잔 관계로 다시 기운을 내야겠다..ㅎㅎ

 

그럼 왜 천재냐부터..^^

 

나는 독해력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능력을 타고 났는데 이게 내가 공부안하고도 우리반에서 학력고사를 제일 잘본 이유다. 국어나 영어에서 독해력문제는 거의 틀려본 적이 없다. (이러니까 블로그에 내가 이해못하는 글을 쓰는 인간들은 다 문장공부 다시해야하는 거다..ㅎㅎ)

 

그럼 국어나 영어만 그랬겠냐 독일어도 그랬고 특히 중국어. 중급독해가 정말 너무 너무 어려워서 성실의 대명사인 마유미는 반까지 바꾸겠다고 난리를 칠 정도였는데 나는 예습복습 한 번을 안하면서 그 수업에서 날렸다. 너무 어려웠던 중간고사를 팔십몇 점인가 받고서 나는 감동했는데 우리 선생님 네가 어떻게 이것밖에 못 받았냐고 하셨을 정도..-_-;;

 

선생님의 믿음이 정확해서(?) 한어수평고시(HSK)에서 이야기했듯이 독해는 만점을 받았다. 당시 내가 학기를 못 마치고 홍콩으로 이사를 갔기에 그 성적표를 마유미가 찾아다 보내줬는데 그때 마유미가 엽서에 쓴 글에 어떻게 만점을 받을 수가 있냐고 '역시 너는 천재다' 였다

 

그래서 나는 천재다..ㅎㅎ

 

어제 신랑이랑 친하게 지내는 회사애인 페터의 생일파티가 있었다. 재밌게도 여자친구랑 그 아파트사람들이 마련한 깜짝파티였기에 그 아파트의 다른 주민네 집인 펜트하우스에서 열렸다.(아 정말 그 아파트 끝내주더라..ㅜㅜ)

 

참석자들은 아파트주민들과 신랑회사 사람들

 

집주인내외는 나이 지긋하신 프랑스분들이었고 국제커플이 많았고 본사에서 출장온 독일여자, 막 발령받아온 오리지널은 인도인이나 영국에서 태어난 오리지널 영국악센트를 구사하는 남자애. 그냥 오리지널 인도애, 그지 같은 미국악센트로 개판을 치던 왕재수 미국애. 등등 구성원이 다양했다.

 

가장 중요한 페터의 여자친구(호스테스)도 저 어디 아메리카대륙의 중간쯤 네덜란드령인 어느 섬나라 출신인지라 독일어를 못하고 그럴 경우 당근 의사소통의 언어는 영어가 기본.

 

그런데 저 출장온 독일여자가 겁도없이(!) 자꾸 독일어를 쓰는데다 독일어를 배우라고 강요까지 하고 (독일인들은 독일어가 중요한 언어가 아니라는 걸 잘 알기에 보통 겸손히 영어를 쓰는데..ㅎㅎ) 국제커플중 일본어로 대화하는 애들도 많고해서 언어가 자꾸 섞이게 되었다.

 

그래 나는 독일어와 영어를 섞어쓰며 나름 파티가 무르익어가는데 어떤 남자애가 날더러 내가 한국인이라니까 그럼 한국계 미국인이냔다..하.하.하

내가 일본와서 두 번째 듣는 말인데 처음엔 하도 황당해서 신랑에게 내가 어딜봐서 미국인처럼 생겼냐니까 울 신랑 발가락이 닮았나보지..흐흐

 

확실히 해두고 싶은 건 내가 영어를 잘해서가 아니다. 나는 악센트도 미국보다는 영국쪽에 가깝다(아니 독일식 악센트다..ㅎㅎ)

 

어쨌든 오늘은 잘난척 모드니까 어쩌면 그렇게 독일어랑 영어가 다 유창하냐는 칭찬을 들으며 종횡무진(!)하다가 어떤 일본여자애랑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얘가 영어를 잘 못하는 거다. 단어가 생각안나 애쓰길래 일본어로 말해보라고 한게 계기가 되어 일본어로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중간에 합류한 프랑스인인 남편이 거의 완벽에 가까운 발음으로 일본어를 한다.

 

더군다나 한국인 친구도 있다는 이 프랑스애 혼자 한국어를 공부한다나. 그래 한국과 일본의 관계며 언어의 차이며 한류가 미치는 영향이며 세상에나 이런 쉽지 않은 이야기들을 내가 다 일본어로 했다는 거다!!!!!

 

그래서 내가 한 말 '헉 내가 이렇게 일본어를 잘하다니 내 일본어에 내 스스로 감동했다'고..ㅎㅎㅎ(이게 내가 언어때문이 아니라 독일에서 태어났냐 미국인이냐 소리를 듣는 이유다. 내겐 서양인이 동양인에게 기대하는 덕목인 겸손이 없다..^^;;)

 

아시다시피 학원에 다닌 것도 아니고 여기 와서 개인교습 백시간 그것도 반은 선생들이랑 주로 영어로 수다떤게 전부인데 어디서 이렇게 일본어를 잘할 수가 있단 말이냐? 그러니까 천재다..ㅎㅎ

 

그 일본여자애도 내게 그러더라 너는 뇌구조가 다른게 분명하다고..ㅎㅎ 그 여자애 너무 감동하면서 그럼 너는 언어를 네가지나 하는 거냐고 묻길래 아니라고 다섯가지를 한다고 그리고 중국어가 일본어보다 낫다고 잘난척을 또 했다..-_-

 

아 물론 너 독일어도 잘하는구나 하는 집주인에게는 영어보다 독일어가 낫다고 잘난척하고..^^;;

 

떠돌면서 사는 거 힘든거 많지만 이럴땐 왕 장점이다..ㅎㅎ

 

집주인들이 이야기했듯이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라 그 쪽을 정리하고 페터네 집으로 내려와서 갈 사람들은 가고 이차를 했다. 술도 들어갔겠다 취한 애도 있고 마구 떠들고 있는데 어떤 일본여자애가 갑자기 내 옆에 와서 앉더니 할 말이 있다는거다. 그때까지 나랑 한마디로 안나눴는데 그렇게 온 것도 웃기지만 그 할말이란게 국제커플들의 어려움에 대한 상담이었다.

 

일본인들을 아주 많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떠돌면서 꽤 많이 만났는데 그렇게 다짜고짜 모르는 애에게 자기 속을 털어놓는 애는 처음 봤다..^^;; 미국인인 그 남편이랑 나가서 담배피다가 몇 마디를 나눴는데 혹시 그 남편이 가보라고 했나? ㅎㅎ

 

거기다 서양애들을 만나면 그 쪽이 중국어를 하건 일본어를 하건 보통은 다 영어로 이야기하는데 일본어로 이야기했던 것도 재밌었고 참 이래저래 특이한 경험이었다.

 

난 정말 기본이 파티걸로 타고 났는데 (어제 새벽 세시까지 마셨는데도 멀쩡했슴) 요즘 너무 조용히 살고 있다는 생각. 어제도 신랑에게 가기 싫다고 투정하다 간신히 갔는데 아무래도 다시 사교계로 진출을 해야하나보다..ㅎㅎ

 

어제 제일 웃겼던 건 그 오리지널 인도애가 날더러 당신이 누구부인이시냐고(이 말도 넘 웃겼다) 하더니 신혼이신가보다고..하.하.하

 

토요일밤의 즐거운 파티보고서..^^

 

 

 

 

 

 

 

2007.01.28. Tokyo에서 사야

 

 

21660

 

 

 

 

'떠도는 흔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0) 2007.02.14
평강공주의 고뇌 2  (0) 2007.02.05
지난 독일여행의 기내음식 그리고..  (0) 2007.01.23
서울로의 여행?  (0) 2007.01.22
이보 포고렐리치 피아노독주회  (0) 2007.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