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흔적

강한 남자?

史野 2006. 11. 24. 20:27

얼마전에 송가의 세 자매 글을 올리면서 강한 남자에 대한 일을 조금 언급했고 모님이 답글에 생각을 해봐야겠단 말씀을 남겼더랬는데 그래 과연 강한 남자란 뭘까. 아님 어떤 의미일까

 

 

저기 저 대머리 양반은 신랑의 사촌형이다. 생일까지 똑같으니까 딱 일년이 위다.

 

약사인데 동독에서 자랐고 독일통일후 마구 잘나가기 시작해서 지금은 돈좀 있는 남자다. 어렸을때 결혼을 해서 지금 아들이 스무살이 다 되어 가는데 그 마누라가 바람을 피워서 이혼을 했고 지금은 저 옆에 있는 금발의 미녀와 결혼을 했다.

 

저 금발의 미녀는 미스 어쩌고 저쩌고 라던데 나이가 스물셋인가 넷인가 그렇다. 그러니까 17살 정도 차이?

 

톰크루즈까진 당근 아니지만 작년인가 우린 갈 수 없었지만 시누이말에 의하면 성같은 곳에서 그림같은 결혼식을 올리고 역시 그림같은 곳에 살고 있단다.

 

저 사촌 괜찮은 남자다. 문제는 괜찮은 남자라는 것만으로 저 젊은 여자랑 결혼을 하진 않았을 거라는 거다.

 

그러니까 저 젊고 아름다운 여자는 저 남자가 매력도 있지만 돈도 많고 능력도 있어서 선택을 했을 거란 이야기다.

 

아니 그래서 사랑이 싹텃을거란 이야기다.

 

 

어제 아침 우연히 한 사진을 웹에서 찾고 무지 놀랬다.

 

본지 십년은 넘었기에 늙은 모습이 당황스럽긴 해도 내 외사촌오빠가 신문에 크게 실린거다. 지금 내 인생이랑 아무 상관이 없는 인간이긴 하지만 예전에 쓴 그 처음 뮤지컬갈때 돈을 대줬다는, 그래서 내겐 어떤 의미론 잊을 수 없는 인간이기도 하다.

 

워낙 별로인 집안 사람이다 보니 내가 아는 사람이 크게 기사에 난다는 것 자체가 어찌 놀랍지 않았겠는가...ㅎㅎ 

 

어쨌든 서울대 치의대를 나온 오빠는 아주 매력적인(일반적인 관점으로) 사람은 아니고 키도 작고 그랬어도 당시(!) 스튜어디스출신의 키가 엄청 크고 이쁜 어떤 언니랑 선을 봐서 결혼을 했다. (그 언니는 작년 엄마칠순에 잠시 봤는데 여전히 이쁘더라..^^)

 

둘을 우습게 만들자는 게 아니라 그 오빠가 한국의 최고대학을 나온 치과의사가 아니었다면 과연 그렇게 외적으로 괜찮은 아내를 얻을 수 있었을까?(여기 뒷 이야기는 많다만) 유감스럽게도 내 생각은 아니다.

 

그건그렇고 어제 사진을 보고 너무 놀랐던 이유는 우리 오빠랑 너무 닮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어려서부터 오빠가 외탁을 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긴 했어도 예전엔 상상도 못했던 일인데 막상 아주 오랫만에 저 사진을 보니 너무 닮았단 생각이..그 사진을 본 내 남자마저 많이 닮았다고 그러더라..^^;;

 

각설하고 성격도 그렇고 좋은 의사일거라 생각은 했어도 뜨니까 기분은 참 좋다..ㅎㅎ

 

 

 

세번 째로 저 가운데 있는 커플은 시누이랑 시누이남친이다. 평소엔 엄청 쿨한 울 신랑 혹 내가 여기다 자기 동생 욕이나 하는 거 아닌가 하는 문제는 곤두세우더라만..-_-

 

저 시누이 남친은 시누이보다 열다섯 살이 많다.

 

맨 위 신랑사촌은 키도 크고 성격도 그렇고 무지 멋진 남자인 막내 시작은 아버님(저 사진 왼쪽) 을 많이 닮아 매력적이기도 한데 저 시누이남친은 사람은 괜찮아도 내겐 그냥 그저 늙은 남자란 생각을 털칠 수가 없다..ㅜㅜ

 

거기다 팔이 안으로 굽어서 어쩐지 모르겠지만 우리 시누이 참 괜찮고 똑똑하고 회사에서도 잘나가는데 도저히 왜 저 남자를 선택했는지 나는 이해할 수가 없더라는 것.(물론 구구절절 뒷이야기도 많다)

 

그런데 지난 번에 가서 내가 좀 열받는 일이 있기도 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묻다보니 울 시누이 성공한 남자가 섹시하다는 거다.

 

솔직히 말해 시누이에게 엄청 실망했고 놀랐기도 했다. 그러니까 나는 시누이랑 나랑 같은 과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단 생각.

 

성공한 남자, 내 주변사람마저 그 강자를 찾고 있다니

 

 

 

 

물론 다르다고 어느 누굴 비난할 생각같은 건 없다.

 

세상엔 강한(?)자들이 있고 또 그 강한 자들은 자신들의 강함을 더 강하게 할 배우자를 선택하는 법이고 그게 신문상의 일이 아닌 내 주변에서도 이렇게 일어 나는 걸.

 

어쨌거나 세상에 먹을 게 부족해서 누군가 굶는 게 아닌 것처럼 세상에 남자나 여자가 부족해서 누군가 딱 맞는 사람들을 찾지 못하는 건 아니란 이야기.

 

우리는, 그 우리가 딱히 누구인지는 모르겠다만, 어차피 누군가 그 강자를 찾고 있다. 내가 그 강자에 속하지 못할뿐

 

그리고 역사는 어차피 우리랑 상관없는 강자들에 의해 강자들의 이야기로 채워지고 있기도 하고 .

 

 

 

 

 

 

 

 

 

2006.11.24.Tokyo에서 사야

 

다시 한 번 말하자면 예를 든 사람들에게 개인적 감정은 없고 또 대단한 강자들도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예를 들어 조금은 미안한 마음. 거기다 더 중요한 건 어쨌든 부부는 유유상종이고 일종의 계약관계다. 그 계약조건들이 유지되어야 하는..

 

더 나아가 우리는 인간의 본성자체보다 이데올로기에 세뇌당했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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