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를 옮기고 나서 정말 달라진 기분을 느끼며 많은 생각이 든다.
우리 집 거실은 정말 창문이 길다.
구비구비한 저 창문을 쭉 펼쳐놓으면 십미터도 넘을거다..ㅜㅜ
한 쪽은 남향 한 쪽은 서향이라 정말 내내 햇볕이 쏟아져 들어온다.
내가 햇볕을 싫어하는 이유는 일단 햇볕속에 적나라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먼지가 부담스럽고 거기다 베란다에 빨래 너는게 금지되어 있으니 햇볕을 어디다 써야할지도 모르겠구..^^
독일은 날씨 나쁘기로 유명하고 아일랜드는 더 나쁘고 날씨 안좋은 곳에서 오래살아서 인지 햇볕이 강하면 머리가 아프다
그리고 집안에 햇살이 가득하면 밝고 좋은게 아니라 정신 사납고 집중이 안된다
예전에 독일에서 한국사람들끼리 독일이 철학이 발달하고 문법이 무지 복잡한게 이해가간다며 이렇게 날씨가 나쁘니 나가지도 못하고 앉아서 생각만 했을거 아니냐는 농담을 하곤 했는데 농담이라기엔 사실 너무 맞는 말이다..ㅎㅎ
주로 집에서 공부를 하는 나는 (무슨 공부를 하느냐고 까지는 묻지 말아 주기를 바란다..괴로우니까..ㅎㅎ) 특히 시간날때마다 앉아야하는데 집중이 안되니 난감하다
물론 그래도 거실만 바닥에 불이 들어오기때문에 옮길 생각을 못하고 있다가 지난 번 얘기했듯이 내 거처를 침실로 옮겼더니 확실히 하루 12시간씩 책을 보는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다 나도 관념철학자가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ㅎㅎ
여기처럼 아일랜드아파트도 남향에 창문이 저렇게 컸었는데 당시도 내 방이 없었기에 저 자리가 내 공부방이었다. 당근 앉아서 공부한 적 없다..물론 저 곳에 앉아 그리운 사람들에게 참 많이도 편지를 썼었다..^^
상해에서는 거의 햇볕이 안드는 집에 살았구 홍콩에선 내 방만 유일하게 햇볕이 안드는 방이었다..
(아 꿈에도 그리운 나만의 방. 근데 햇볕이 좀 들어오긴 들어오네..ㅎㅎ)
홍콩은 일년내내 습도가 무지 높아서 그나마 서향인 집이 다행이긴 했지만 여기는 겨울에 습도가 30프로도 안될때가 많아 해가 반짝이면 내가 바싹 바싹 말라가는 것 같은 위기감이 느껴져 욕조에서 습기 보충을 해야한다
거기다 요즘처럼 더운때는 하루종일 햇볕이 쏟아져들어오는 거실은 30도까지 올라가는거 보통이다.
이 아파트는 신기하게도 침실 쪽에만 발코니가 딸려있어서 좀 불편한데 침실로 터를 옮기고 나니 시원한 공기를 접할 수 있어 넘 좋다.
요즘 내가 심혈을 기울여 키우고 있는 것들이다. 말라비틀어진 크리스마스트리를 변신시켜놓고 혼자 좋아했던 거다..ㅎㅎ
어쨋거나 언젠가 북쪽으로 커다란 창이 나있는 나만의 방을 가지고 싶다.
2004.06.16 東京에서...사야
Antonio Forcione Tango N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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