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on, Odilon (1840-1916) Flower Clouds
c. 1903 (200 Kb); Pastel, 44.5 x 54.2 cm;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심수봉이 애절한 목소리로 그랬던가
사랑보다 더 슬픈 건 정이라고..
삶의 진리는 다 대중가요에 들어있는지도 모르겠다
동경에 오자마자 회사가 이사도 해야하고 구조조정도 해야해서 몸이 열 두개라도 모자라는 내 남자..
누군들 사람자르는걸 좋아하련만 마음약한 내 남자는 그 내면의 고통이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오죽하면 내가 이런 일은 당신에게 맞는 일이 아니라고 우리 독일가서 뭐 다른 일을 찾아보자 했을까.(물론 빈말이다 버틸때까진 버텨야지..)
어쨋건 월요일에 드디어 회사모두의 골치덩이(?)인 남자를 퇴출하기로 한 날
내 남자가 짤리게 된다면 절대 손에 쥘 수 없는 거액을 퇴직금으로 받아 나가게될 사람이지만..
여러가지로 마음 복잡한 내 남자가 단지 그 생각만을 하다가 사랑하는 마누라에게 결정적 실수를 하게 되는데..
평소처럼 마누라가 예민해서 화를 내는게 아니라(절대적으로 내 남자의 생각..) 백번 생각해도 자기 잘못..
토요일 헬스클럽에 간다고 해도 완전히 무시하는 마누라를 보니 나란 인간은 왜 이 모양인가 마음이 답답하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보니 수영복이 없다. 그럼그렇지 마누라가 안챙겨줬으니.. 그나마 운동화는 챙겨온게 다행이지
전엔 마누라가 한 달 집을 비워도 재료사다가 피자반죽까지 해서 만들어 먹고 잘 먹고 잘 살던 남자가 어쩌다 이렇게 마누라 의존형이 되어버린걸까
수영은 못했어도 사우나는 해야지
회사일이며 마누라일이며 속은 타는데 수영도 못하고 운동해서 땀나는 몸으로 뜨거운 사우나에 들어앉아 있자니 불이 나는 것 같다
튀어나와 냉탕으로 돌진.. 아 시원하다 .세월아 네월아..
돌아와서 회사로 출근 또 늦게 까지 일을 하곤 집에 가려다 생각해보니 오전에 마누라가 오렌지쥬스를 세 개 시켰더니 오렌지 세 개 달랑와서 쥬스가 집에 없다고 했던 생각이..
그래 이럴때 점수를 따자 가게가 어디 붙었는지도 모르지만 오렌지 쥬스 사고 절대(!) 스스로는 생각못하는 마누라 좋아하는 적포도주까지 챙겨 사들고 와선 한마디
정말 미안하다. 나 이 말밖에는 할 말이 없어..
난 정말 당신이 내 남편맞는지 모르겠다며 눈물이 글썽글썽인 마누라 ..
아 날 용서해준다는 얘기구나 긴장이 확 풀린다
결국 냉탕에 오래 앉았던 몸이, 풀린 긴장과 함께 감기 몸살로 연결이 되는데...
콜록 콜록 열은 펄펄
일요일 아파도 지은 죄는 있어서 커피는 타다가 잠든 마누라 옆에 가져다 놓았지만 도저히 회사를 갈 수가 없다
그래도 사는게 어디 그렇냐..가긴 가야지 12시가 다 되어 간신히 일어나서 샤워하고 옷 입고 몸살에 매운걸 먹어야한다고 마누라가 특별히 준비해준 오징어덮밥까지 먹었지만 못 가겠는거다.
내가 이 남자를 도대체 뭘 믿고 살아야하는가 이런 마음으로 머리가 복잡했던 내 남자의 마누라는 남편이 회사까지 못 가고 비실 비실하는 걸 보니 마음이 아파 안절부절을 못한다
생강을 다려다 바치고 핫 팩을 가져다주고
결국 월요일에도 출근을 못하고 큰 덩치가 아파 누워있으니 차라리 내가 대신 아픈게 낫지 싶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누구 노래처럼 빼도 박도 못 할 그 놈의 사랑보다 더 슬픈 정,정,정이다..
정이란 눈물나도록 애달프다..
2004.02.03. 東京에서...사야
르동은 프랑스상징주의화가입니다. 그러나 제겐 위의 그림처럼 환상적인 색의 꽃그림들로 더 기억에 남는 화가입니다. 그의 색채는 색채주의자 마티스같은 화가들에게 영향을 끼칩니다.
음악은 보스님 말대로 알아보니 제가 거는 사이트의 링크자제 요청이 있었더군요
가끔 안나올때도 있으니 당분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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