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흔적

아름다운 신부..^^

史野 2005. 11. 1. 19:53

 

 

 

이 아름다운 신부가 결혼을 한지도 벌써 두 달이 되어간다.

 

그렇다 그녀 가시. 그리고 내게는 파랑인 그녀..

 

꼭 그녀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저 모습을 내 눈으로 보고 싶었는데 늦게나마 보는 사진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굳이 숨긴다.

 

그때 인터넷 얘기하며 썼듯이 나는 그녀와 2000년 2월 22일 어느 인터넷 카페에서 만났다.

 

한국이나 한국어가 그저 아련하고 멀기만 하던 그 아일랜드 시절에..

 

 

 

 

 

사실 나보다 두 살 밖에 어리지 않던 그녀는 당시도 노처녀였는데 그 오랜 시간을 잘 버티다 결국 솔로를 벗어나고 말았다 ( 안타까와서 그러냐고? 묻지마라 다친다..ㅎㅎ)

 

우리가 처음 직접 만나기도 했던 그 해

나는 전주로 또 다른 인터넷 지인을 만나러 가야했다. 그때 동행했던 그녀는 새벽같이 김밥을 싸서 나타났다. 일찍이니까 아마 내가 아침을 먹지 않았을거라고..

 

전주에서 만났던 또 다른 그녀는 고기를 많이 못 먹는 내가 다 김밥때문이라고 투정했더랬다..^^

 

그녀는 내가 상해에 살때 열흘이나 되는 시간을 우리 집에서 머물렀다.

 

그녀가 처음 나온 외국이 내가 머물고 있는 곳이라는게 고맙고 좋았다.

 

물론 남들이 다 아직도 있어요? 하고 물었어도 그녀는 그 물음을 이해하지 못했지만..ㅎㅎ

 

그 열흘동안 외국어에 질린 그녀는 심각한 결정을 내렸는데 다시는 외국에 나오지 않겠다는 거였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영어를 열심히 해야겠다 뭐 이런 결정을 기대했던 나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지.

 

그래 그게 그녀다..^^

 

그 후로 그녀는 근데 동남아여행도 했고 신혼여행은 호주로 다녀왔다더라.ㅎㅎ

 

어쨋든 난 앞으로 그녀가 이쁜 아이를 낳은 후 내가 머물 그 어느 곳에 다시 나타나서 몇 주라도 좋으니 머물러 주기를 바라고 있다..

 

우리부부는 그녀가 태어난 강진이라는 곳에도 갔었다 물론 당시에 그녀는 서울에 있었기에 그녀를 만나러 간 건 아니다.

 

김영랑 생가가 있었던 그 곳에서 남편은 내게 물었다 그럼 파랑이의 생가도 이 곳인거냐고..

 

그리고 물었다 그 피부하얀 아가씨가 정말 이 시골에서 태어난거냐고..(내 남자는 이제 한국문제에 대해선 하산해도 된다..^^)

 

 

 

 

 

 

이 옆 즐겨찾기에 가시와 파랑이라는 곳을 클릭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그녀는 글을 잘 쓴다. 그리고 따뜻하고 열정적인 가슴을 갖고 살아간다.

 

 

늦었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그녀의 결혼을 축하하는 글이 올리고 싶었다. 잘 살거라고 알고 있어도 더 잘 살라고 어렵고 힘든 일도, 행복하고 즐거운 일도 나누면서 그렇게 우리 함께 늙어가자고 말하고 싶다.

 

그녀의 남편은 그녀의 초딩동창이다. 그때부터 그녀를 찍었다니 그러고보면 20년도 훨 넘는 사랑이다. 그런만큼 그가 그녀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할지 알고 있기에 결혼이 만드는 부수적인 몇 가지 힘듬에 별 걱정을 하지 않는다.

 

그녀는 요리도 잘 하고 왠만큼 어려운 건 잘 참아낼 수 있으며 아주 이쁘게 웃을 수 있고 또 가끔 열받으면 난 나가서 맥주를 마셔야겠다고 말 할 수 있는 용기도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나는 남편과 함께 그녀가 잘 가꾸어놓은 그 행복이 가득한 집을 방문할거다.

 

그게 내 머리가 희끗해질 때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때는 그녀도, 또 그녀의 딸일지 아들일지 모르지만 그 가족이 내 남자랑 영어로 편안한 대화를 할 수 있길 바라는 이기적인 소망도 가져본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한국에 갈때마다 어느 때고 (물론 술마실때 애는 빼고..^^) 술 한 잔 기울일 수 있기를 역시 소망한다

 

 

그녀..

 

아니 당신..

 

잘 살아라..

 

 

 

 

 

2005.11.01 Tokyo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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