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ego on my Mind," by Frida Kahlo, oil on masonite, 76 by 61 centimeters, 1943
누구나 가진 상처가 있겠지만 내게는 엄마와의 상처가 꽤 크다
난 형제중 유난히도 엄마와 많이 닮았는데 외모는 물론 성격도 비슷하다
덕분에 비슷한 강한 성격의 소유자였던 우리는 참 피터지게도 싸웠다
어린 시절이야 일방적 당함(?)이었구 좀 컸을땐 못지않게 반항 했던 나..
그렇게 형성된 엄마와 나의 애증 관계는 지금이야 연민이 더 강하긴 하지만 여전하다
생명의 근원이 되는 이와의 불화는 인간을 묘한 외로움에 휩싸이게 한다
닮았기에 무조건 이해가 되다가도 닮았기에 용서할 수 없는 모순들...
여러가지 이유로 좀 일찍 철이 든 나는 내가 싫어하는 엄마의 단점을 닮지 않으려고 발버둥 쳤었다
내가 받은 같은 상처를 나로 인해 누군가에게 주는 일은 절대 없으리라는 다짐과 함께...
인간의 성격중 유전적인 요인보다 자라면서 형성된 환경적 요인이 더 중요하다고 믿었기에 의지로 인해 변할 수 있다라는 신념을 가졌던 나..
태어나진 내가 아닌 스스로 만들어가는 내가 되겠다고 얼마나 노력했던가..
그렇게 벌써 20여년의 세월이 흘렀고 나름대로는 내 노력이 헛되지 않았던거 같아 흐믓하기도 했었는데...
그러나 가끔 똑같이 반응하고 있는 나를 보고 전율한다
내 속 어디에 그런 분노가, 그런 냉정함이 숨어있는 건지..
매번 남편은 짜증스러운가보다 생각하는지 그냥 웃으면서 출근하지만 난 뒷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듯 몇 시간씩 멍하니 앉아 나 바라보기를 한다
못참을 것 같았던 어떤 점을 내 속을 통해 바라본다는 건 생각보다 고통스럽다
과연 벗어날 수 없는 걸까?
프리다의 이마에 찍힌 디에고의 초상화처럼 그렇게 엄마의 성격이 내게 화인이 되어버린 걸까?
도대체 얼마의 시간이 더 지나야 자유로울 수 있을까?
가만히 앉아 내면을 응시하고 있자면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한 느낌..
내가 매번 충격적으로 반응하는 이유는 아직도 용서하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젠 새로운 발걸음을 떼어야 할때인가?
나를 차별화하려는 것보다 더 힘든 그 길.....
내 상처와 화해하고 진정으로 용서하는 길.......
2003.06.25 香港에서...사야
멕시코를 대표하는 두 화가 Diego Rivera(1886-1957)와 Frida Kahlo(1907-1954).
둘은 두 번이나 결혼합니다.
어린 시절 부터 소아마비와 교통사고등 큰 수술..그리고 유산과 불임..
너무나 고통스러웠던 삶을 살았던 프리다를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끔 했습니다
사실 전 제가 장애인이 아니라서 더 행복하다거나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어떤 비교기준으로 행복의 척도를 재기엔 인간의 행복이 너무 주관적이라는 생각때문이죠
프리다만 보아도 그녀의 고통을 견딜만한 개성있는 성격과 강인함, 내면을 형상화 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누구보다도 사랑했던 그녀의 남편 디에고가 있었으니까요
물론 그녀가 아닌이상 그녀의 삶이 어땠는지 말하기란 힘들겠죠
그녀의 전기를 다룬 영화를 보았습니다
간결하게만 그녀의 삶에 대해 알고 있던 제가 그 전기영화의 진위여부를 따지긴 힘들지만 어쨋든 제게 그 영화가 좋았던건 이해하기 힘들었던 그녀의 작품을 대충은 이해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프리다칼로그림 좋아하시는 분들은 영화(Frida) 보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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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vinoni-adag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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