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묻은 삶

다시 일상으로..

史野 2003. 4. 22. 14:53



나흘간의 휴일이 지나갔다




딱 한 번 바닷가로 잠시 산책을 나간 걸 제외하곤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서 책만 읽고 인터넷서핑하고 음악듣고 그렇게 보냈다




오랫만에 날씨는 또 왜그렇게 좋던지..




지는 해를 바라볼 수 있어서 그냥 아무생각도 없이 어두워지는 사위속에 숨죽이고 앉아 있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늘 시간에 대한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내게도 이렇게 편히 보낼 시간이 있다니..




시간에 대해 강박관념을 가진다고 해서 주어진 시간을 잘 쓰는 것도 아닌데 스스로 관리해야할 시간이 너무 많은데 대해서 난 때론 당황하고 조급해한다




필요이상의 시간을 집안 일에 투자하는 건 아닌지 직접 공부를 하기보단 자료준비하는 시간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건 아닌지 불안해지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먹고 싶은 거 먹고 마시고 싶을 만큼 마시는데도 한달사이 몸무게가 3킬로나 줄었다




괜히 몸에 이상이라도 있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는데도 내가 더 말라야한다고 믿는 한 사람은 무진장 좋아한다..ㅠㅠ




무엇이 나를 이렇게 조급하게 하는 걸까




자꾸 앞으로 다가오는 불혹의 나이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불혹이 이미 넘은 내 친구들도 그때 나처럼 이렇게 불안해했을까



틀을 깨고 자유롭게 사고 하고 싶다




오늘은 기분전환겸 필요한것도 사고 나가고 싶지만 약간 있는 감기 기운을 사스로 오해받아 병원에 실려가게 되기 전에 그냥 집에 있어야겠다




기운을 내자




내일 태양이 다시 떠오른다해도 내가 깨어있어야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




2003.04.22 香港에서....사야


사진은 1995년에 독일의회당을 불가리아 태생의 크리스토가 싼 모습이다. 꼭 보고 싶어서 비행기표까지 사놓곤 눈물날만한(?) 사정이 있어서 못갔기에 볼때마다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자꾸 바라보게 된다. 크리스토는 그의 아내와 나무도 싸고 해안선도 싸고 도저히 쌀 수 없을 것 같은 것들을 마구 싸고 있는 설치미술가다. 선물만이 포장의 대상이 아니라 건물도 자연도 포장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거 무진장 멋진 생각아닌지...



 

다른 어떤... 바람돌이

 

글자보다 먼저 머리 속에 들어오는 것, 3kg이 빠졌다는 글, 부럽습니다.
늘 나의 화두였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요즘 나에게 있어 가장 심각한 것은 날로 늘어만 가는 뱃살입니다.
그렇다고 중간지대만 걱정인 것도 아니고 총체적인 문제지만....
주변에서 '너, 또...'라고 핀잔을 주지만 살에 대한 열망은 멈출 수가 없네요.
아마 한번도 날씬해보지 못한 자의 사무친 한풀이가 아닐까 자가진단을 내려봅니다.

당신 집에서 본 사진이네요.
사진은 기억이 났는데, 작가 이름은 당연히 까먹었습니다.
모든 것을 쌀 수 있다는 생각이 흥미롭습니다.
전쟁도, 사스도, 핵무기도, 모든 부정부패도,오만도, 뻔뻔함도 모두 포장해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부시나 후세인이나 김정일을 한꺼번에 싸서 그렇게 전시를 하는 것도 괜찮겠네요.


4월 들어서면서 비가 자주 내리네요.
기분이 많이 가라앉지만 그래도 비가 좋습니다.
이런날 날궂이 하자고 전화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래도 비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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