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묻은 삶

보낼 수 없는 편지

史野 2003. 5. 29. 21:35

L'anniversaire, 1915, The Museum of modern art, NY




당신에게






당신이 읽을 수 없는 편지를 당신에게 쓴다



당신과 도저히 살 수 없을것 같았던 시간들이 있었지



당신과 너무나 다르게 살아왔기에 힘들었던 나를 당신은 이해할 수 없었을꺼야



당신은 나처럼 아픔이 많은 사람이 아니니까...



상처투성이가 되기전엔 어떤 것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나란 인간..



내 존재의 무게를 내 스스로도 주체할 수가 없었어




당신은 그저 조용히 바라보며 기다렸지 당신도 당신의 선택을 책임지고 싶었을 테니까.



몸무림치는 내게 당신이 그랬어



너는 새다 날고 싶은 만큼 날아라 그러다 지치면 내가 기다리고 있는 새장으로 돌아와라 그땐 너도 이 새장을 좋아하게 될지도 모른다....



난 또 그런 당신을 이해할 수 없어서 더 몸무림 쳤었지..



그리고 또 그랬던가.



내겐 집시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 같다고...





지금 가만히 당신을 바라다 본다



내가 당신에게 준 상처들을 당신은 정말 잊은 걸까?



늘 평온한 당신이지만 당신의 뒷모습이 외로와 보여 슬그머니 눈물을 삼켜..



우리가 함께한 십년의 시간 속에서 난 이제야 당신을 제대로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생각.



참 오래도 걸렸지..




당신이 내게 준 만큼 내가 당신에게 갚을 순 없을거야



그러나 당신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해준것 처럼 나도 당신이 당신본연의 모습으로 살 수 있게 노력하려구.



그럼 당신은 또 소리없이 웃겠지...





다음 생에선 우리 부부의 연을 맺지 말자



내 외로운 영혼의 무게를 감당하기엔 당신의 영혼이 너무 맑아...





그런데 말이야..


그래도 당신이 혹시 다시 청혼 한다면 난 못 이기는 척 받아들일지도 모르는데....





당신을 사랑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이젠 정말 당신아이의 엄마가 되고 싶다고...
















20030528 香港에서...사야




Marc Chagall(1887-1985)의 그림들은 초현실주의자 그림들 중에 가장 따뜻한 느낌을 주는 거 같아요.러시아계 유대인으로 태어난 그는 프랑스에서 사망하죠. 그림 '생일'은 그가 약혼녀 벨라와 결혼하기 직전입니다. 결혼을 앞둔 두 남녀가 참 행복한 모습으로 그려져있죠.
파리의 오페라 극장에 가면 샤갈이 그린 천장화가 있습니다. 제가 꼭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가 나중에 그 오페라 극장에서 오페라를 한 번 보는 거예요.꿈꾸고 있다보면 현실이 될 수도 있겠죠? ㅎㅎㅎ



Sandclock





 

 

꼭 보내야 할 편지입니다. ..바람돌이

오늘은 행사가 있어서 무진장 바쁜 날이지만 이 글을 읽고는 그냥 나갈 수가 없네요.
당신의 곁에서 모든 것을 보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당신과 저와의 역사 대부분이 그와의 역사와 함께 하기에, 누구보다 많이 이해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눈물이 나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네요.
이제 돌아와 거울 앞에 선 여인처럼 당신의 모습이 더욱 아름다워 보입니다.
그 많은 방황과 외로움, 그리고 슬픔.
아마 그가 모르는 언어로 이야기 한다고 해도 그는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만히 귀 기울여 당신의 말을 듣고 있다가 당신의 어깨를 안아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사랑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압니다.
지금 당신이 들고 있을지도 모를 포도주처럼 오랜 세월 묵어 시간의 더께가 내려앉을 때 더욱 진해지고 애틋해진다는 것을.

당신의 사랑이 마침내 깃을 내리고 둥지를 튼 것을 축하합니다.

Re:편지를 쓰다가..

저도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더랬지요

정말 이젠 그와의 인연에 너무 감사합니다

바라봐주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라는 걸 알기때문이겠지요

당신께도

그동안 바라보고 걱정해주고 함께 아파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편지는 보내지 않아도 눈빛만으로 읽어낼 수 있지 싶네요..^^

 

Re:꼭 보내야 할 편지입니다. ..그렛

그 무엇인가가 있는 내용같군요....
암튼 축하드립니다^^
정착은 그대상이 무엇이든 사람을 안정되게 해주죠...

 

 

과연 복잡할까..?? ..그렛

사야님
꿈은 꼭 이루어진답니다..
파리의 오페라 극장 무대에 선 사야님의 모습이 눈에선하군요..미리 생각해봅니다요^^ 아...또 눈에 보이는것이 있네요..파리의 오르세미술관에 사야님이 그린 그림이 당당히 걸려있는곳에 사야님 작품을  열심히 감상하고 있는 제모습이 보이네요..ㅎㅎ

꿈은 꼭 이루어진답니다..
현세에서 맺은 인연..다음생에서도 꼭 이루어진답니다..
현세에서 이루지 못한 인연도 다음생에서는 꼭 이루어진답니다..

다음생은 좀 복잡할수도 있겠네..?!^^

Re:다음 생에서는..

춤꾼이 되고 싶어요

생각과 감정과 무의식까지 모두 몸으로 표현해내는 모던댄스를..

그러니 그렛님 그걸로 상상을 바꿔주세요..ㅎㅎ

그리고 사연 있습니다 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많지요..하하하

근데 정말 다음 생이 그렇게 되면 좀 복잡하겠는데요

전 다음 생에서는 간단 명료 단순하게 살고 싶거든요..^^

떠도는 자의 영혼이 맑다고 하시니까 생각났는데 제 남자는 제가 자고 있는 모습이 천사같대요

막 태어난 아가의 순수한 표정같다나요?

하하하 돌던지지 마세요..ㅎㅎㅎ


 

사골국물같은 인생.. Karen

을 느끼게합니다. 사야님의 글에서..
처음끓였을때 밋밋함. 오랫동안 인내심을 갖고 끓였을때 느껴지는 구수한 그맛..

끓이면 끓일수록 그맛은 더 빛을 발하겠지요.

그러다 그맛이 지루해지면 물을 한번 더 넣고 끓여도 되고.. 파에 마늘에 소금간을 쳐서먹어도 되고.. 떡국으로 끓여도 되것지요. 언제나 새로운 활력소를 집어넣어볼수 있것지요.

사야님과 남편분의 삶도 오랜 인내끝에 느껴지는 그 진한맛이 느껴집니다.

늘 지금처럼 행복하시구요.

사야님의 얼굴을 볼때마다 평안한 여유가 느껴집니다.

어제 술땜시 머리는 계속 흔들리지만 소감글을 슬쩍 남기고 갑니다. ㅎㅎ

혹 제가 횡설수설하다 나간거 같으면 그냥 아직도 술이 안깨었군.. 그리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하

Re:해장국..ㅎㅎ

저는 왜 이 글을 읽고는 해장국이 제일 먼저 생각났을까요? ㅎㅎㅎ

도대체 누구랑 술을 거하게 하셨길래 그렇게 헤매십니까?( 나랑 마셨다고 절대 말 못함..왜냐? 난 넘 멀쩡하니까..흐흐흐)

치과에 갔다가 세 시간만에 나왔습니다

아예 베개와 이불까지 갖다주더군요..

그리곤 오천오백불의 요구

누가 그렇게 현금을 많이 가지고 다닌답니까 그래서 그냥 돈없다고 나중에 준다고 하곤 나왔습니다

과정도 끔찍해서 앞으로 세 번이나 또 갈 일이 걱정이지만 돈도 문젭니다

이러다 정말 올 휴가 날라가는건 아닌지..ㅠㅠ

에구 얼음대고 있으라고 했는데..ㅎㅎ

참 혹시라도 안부전화는 사절입니다 마취가 안풀려서 말도 잘 못합니다..^^*

 

ㅜㅜ...Karen

 그러게 말입니다. 나이로 봐선 지가 훨(?) 동생인데.. 몸은 사야님보다 더 늙었나봅니다. 아님 뭔가 몰래 드시는 보약이라도???

사야님의 노익장(?)에 다시 감탄..ㅎㅎ

안그래도 병원에 잘 다녀오셨나 궁금했는데..고생하셨네요.

치료비는 왜이리 비싼겨.. 에궁

저도 치과가기 무서워집니다. 견적이 무지 비싸게 나올거 같아서.. 쩝~

오늘 올리신 글 정말 진지하고 뭉클했는데 지가 괜히 엉뚱하게 국물 얘기하는 바람에.. 결국 해장국으로까지 연상되고 말았구랴. ^^;

다른 독자여러분 분위기 흐려 지송.

치료한거 탈없이 빨리 아물길 빌어요.

수다떨기 무리 없어지시면 먼저 연락주시구요.

좋은 저녁~

눈물이 맺혀.. empty

글을 읽는 동안 잊혀졌던 사람이 떠올랐어요...

다음 생에는 그를 만나지 않았으면 하지만..나그네님처럼 나 또한  그를  만난다면.. 다시 사랑할거 같네요....하늘이 잔뜩 흐려져 있어요...비가 올거 같아요..

Re:영혼의 반쪽...

영혼의 반쪽이니까 반복되는 생속에서 꼭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때 그를 알아볼 수 있도록 기억하고 계시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만...^^

오늘은 여기도 잔뜩 흐렸네요

사랑할 사람이 있다는거도 복인거 같아요

 

유랑 ..그렛

떠도는자의 영혼은 맑다고 합니다..^^

떠도는자의 우편번호는?
떠도는자의 종착은?
떠도는자의 유일한 낙은?
떠도는자의 색깔은 무슨색일까?
떠도는자의 웃음은 기쁨일까 아픔일까?

 

감정 변화 ..마크툽

흑흑~
사야님 칼럼 읽으며 글썽이다가,
말솜씨 없는 난 나의 감상을 어떻게 남겨놓을까 고민했거든요.
근데 답글 달려있는 글을 읽다보니 어느새 웃음이 나잖아요.
이럴땐 축하를 해야 어울릴까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다는 느낌이 팍~ 들었거든요.

아름다운 부부의 인연을 엿보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잠자는 모습이 천사같다는 말...
아~ 나도 남편에게 그런 말 함 들어봤음 좋겠다.ㅋㅋ

 

Re:헤헤

울다가 웃으면 룰룰루~~~ 어린 시절 장난치던 생각이 납니다..^^

마크툽님 제가 원래 오래 못 심각합니다..ㅎㅎ

저 학교다닐때 오락부장출신이라고 하면 상상이 가실려나??

그리고 남편에게 그런 말을 듣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남편보다 절대!!! 먼저 안 일어나면 됩니다..ㅎㅎㅎ

좋은 하루요!!!

멧비둘기 소리 들리는 사무실에서... 모래알

이 글을 씁니다...
다시 선배의 도움으로 멋진 가회동에서...
책상 하나를 꿰차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직원이 아니라 그냥 프리랜서로...
사야님의 .보낼 수 없는 편지.를 어제 읽었지만
요즘 이런 저런 궁리를 많이 하느라
머리 속이 쥐가 날 지경이므로
뭔가 쓰고 싶었지만 그냥 닫고 말았습니다...
오래 보지 못한 사야님의 맘속을 들여다
보고도
모른척해서 참 미안했습니다...
그래도 많은 다른 분들이 글을 남기셨더군요...
다행이에요...
이제 멧비둘기는 울지 않고 이름을 모르는
새들만 낮게 우는 저녁이네여...
까치, 멧비둘기를 비롯해 한 대여섯 종의
새가 이 사무실 근처에 둥지를 튼 것 같습니다...
빠른 시간안에 그 어떤 새인지 알고 싶습나다...
사람들의 일에 지친 저는 점점 풀과 나무 새 곤충
자연지형 이런 것에만 관심이 갑니다...
취미를 넘어서 아예 어떤 분이 쓰신 의지의 한국인처럼
새롭게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드는 날입니다....

그럼 이만 총총

Re:축하해요..^^

바쁘신것 같다 생각은 했지만 다시 일을 시작하셨군요

쉬는 동안에 홍콩에 한 번 다녀가실까 했는데 다시 바빠지셨다니 섭섭하기도 하구요..ㅎㅎ

글쎄 이번 글은 너무 감정적이었나 싶어 쑥쓰럽기도 합니다..^^

새가 많이 날아다니는 곳이라니 좋겠어요

저도 요즘 새에 푹빠져서 이름을 알려고 노력하는데 제가 가진 조그마한 책에는 독일새들만 나오는지라 눈씻고 찾아봐도 비슷한 모양들이 없네요


프리랜서가 일이 더 많은 건지 직원이 일이 더 많은 건진 모르겠지만 어쨋든 건강 신경써가며 일하구요

다음에 한국갈때도 아파서 저랑 못만나시면 저 진짜 삐집니다..흐흐

다음 번에는 아예 사야의 궁시렁식구들로 정모를 할까요? 하하하

 

Re:Re: 오시기만 한다면야...

대환영 깃발이라도 들고 마중을 가고 싶은 걸요...

 

천사랍니다...그렛

 집사람과 대화중에 "이제 철도 들고 사람이 되어가는구나..."그랬더니..

집사람 배시시 웃으면서 고백할게 있데요...그래서 못내 궁금하여 귀를 쫑긋 하고 얘길 해봐라고 했죠..집사람왈"이건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얘기 하면 안된다"는거에요..꼭 약속지키마..그러고 얘길 해보라고 했더니...사실은 ..사실은 ...............................................................................................................자기가 이전에는 천사였데요..그래서 이제서야 사람이 된거라나 우쨌다나...참나..그동안 내가 쭈욱 천사와 살았다니 감개무량함..^^ ㅎㅎ


자는 모습이 천사같은 사야님..이젠 사람이 되어야 할텐데....^^*

Re:베를린 천사의 시..^^

그렛님 글을 읽으니 제가 좋아하는 이 영화가 생각납니다..

하하 사람이 되어가는 천사같은 아내라..

근데 정말 강적이시군요

어찌 아셨을까?

제가 아직도 저 영화속에서 나오는 막 사람이 된 천사처럼 사는데 익숙하지가 못하답니다

역시 돌을 던지지 말라고 하니까 더 던지시는군요..ㅎㅎ

짧은 글 속에서 행복한 부부시라는 느낌은 늘 받았지만 정말 부러운 부분걸요

앞으로 두 분을 사부님으로 모시겠습니다..하하하

 

있을때 잘해야지..그렛

 제가 존경하는 분이 내일 결혼30주년이라고 한답니다..30주년을 진주혼식 이라고 하더군요..그동안 아내에게 잘해준것 없이 고생만 시켰다고 하시는 말씀이 꼭 15년후의 제모습을 보는것 같아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였답니다..
그래서 두분 금혼식은 치루셔야죠..했더니, 그러면 더없이 행복하겠지만 사람사는 일이 내맘대로야 되겠는가..라고 하시는데..숫자가 더해진다고 꼭 좋은것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짧고 굵게! 라는 말이 퍼뜩 머리를 스치는 하루 였답니다..있을때 잘해야지.. 라는 생각도 함께 말입니다..^^  

Re:저는 가늘고 길게..^^

그런 생각을 가끔 해요

나중에 정말 힘들어서 움직이기도 힘들때 나랑 몇 십년을 함께 한 사람이 옆에 있다면 얼마나 축복일까 하는 생각요..ㅎㅎ

시부모님이 올해 40주년이신데 소원이 있다면 십년더 두 분다 아프시지 말고 함께 하셨으면 한답니다

물론 사람일은 모르는 거니까 순간 순간 노력하긴 해야겠죠..

어쨋든 결론은 그렛님도 저도 건강해야겠다 뭐 이런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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