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감 묻은 이야기

핫 초코렛 한 잔 가져다 드릴까요?

史野 2003. 5. 9. 23:19

Liotard, Jean-Étienne
(1702-1789)Das Schokoladenmädchen


Pastell auf Pergament, 1744
Gemäldegalerie Alte Meister, Dresden







97년도 2월 한 세미나를 듣다가 교수님 주선으로 일주일간 드레스덴으로 현장실습을 간 적이 있다

미술사를 공부하는 사람에겐 실제 크기와  색감을 보는게 무지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현장세미나가 자주 있는 편이다

하루종일 돌아다니다가 저녁엔 모여 밥을 해먹기도 하고 레스토랑에서 또 그날 봤던 것들에 대해 토론을 해야 하는 그야말로 강행군이다



이 화가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던 나는 이 그림 앞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파스텔화의 장점을 살린 부드러운 분위기, 깔끔한 화면, 걸어가는 것도 아닌 옆모습.
약간은 긴장한 듯한 얼굴 표정, 터질 듯이 하얀 소녀의 피부..제목 초코렛소녀..

그림의 소녀는 사람이 아니라 무슨 정물인듯한 느낌을 준다



이 그림이 마음에 든다고 했더니 그 교수님 그럼 이 그림으로 석사논문을 써보라나?

석사논문을 쓸 때까진 멀고도 먼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한 기회에 다른 교수님께 말씀 드렸다가 뭘로 그 많은 종이를 채울꺼냐고 소설 쓸거냐고 구박만 받았다..ㅎㅎ



석사논문 근처에도 가보기 전에 학교는 그만두었고 계속 했더라고 해도 이 그림으로 논문을 쓰지 않았을 게 확실하지만 어쨋든 오늘 이 그림으로 논문이 아닌 수다를 떨어 볼려고 한다..^^



한 소녀가 쟁반에 초코렛한잔과 물 한잔을 받쳐들고 있다



먼저 중남미 사람들에게는 몇 천 년의 역사를 가진 귀한 카카오 혹은 초코렛이 유럽에 전해져 지금처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걸 대충 살펴보자



콜롬부스가 신대륙탐험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지만 실제로 유럽으로 건너온건 16세기 중반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맛도 별로 없었고 카페인등으로 인해 우울증 치료 약재로 많이 쓰였단다

거기다 새로운 모든 것들이 그렇듯이 뭔가 수상한 것으로 교회의(보수주의자) 반대를 사기도 한다

여러가지 다른 것을 첨가하기도 해 그 맛에 황홀해 하면서 그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하는 건 17세기 후반..



그 때만 해도 가격이 무진장 비싸서 왕족이나 상류사회의 기호품이었단다

괴테나 쉴러도 초코렛을 아주 좋아했다고 하는데 그 들이 태어난게 18세기 중반 경이었으니 그 이후에는 가격이 많이 싸진게 분명하다..하하



이 그림이 그려진게 대충 1744년이라고 하고 그때 화가는 강력한 왕권을 자랑하던 마리아 테레지아의 궁전에서 초상화를 그리고 있었을 때라고 전해진다

그럼 이 소녀는 혹시 아침에 여왕에게 초코렛을 가져다 주는 건 아니었을까?

내가 아침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밝은 그림의 분위기와 또 들고 가는 초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다

궁궐이면 소녀가 가고 있는 곳이 화려한 배경이어야하는데 이 그림에는 소녀을 빼고는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다

그보다 대충 한세기전에 유행했던 풍속화에 모든게 너무나 자세히 그려져있는 것과 비교하면 좀 신기하다



혹 자기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를 대접하고 싶어서 여왕은 초코렛을 가져다 주라고 했고 이 소녀의 아름다움에 감동을 한 화가는 그녀를 모델로 그림을 그린 건 아닐까?



하하 물론 어디까지나 내 상상이다


내가 궁금해하는 건 어디에도 장식이나 뭔가가 있었을텐데 모든 걸 과감히 생략하고 전신상을 그린 이 화가의 작품 의도이고 그런 의미에서 이 그림은 현대적이다



만약 이렇게 어여쁜 소녀가 매일 침대로 초코렛을 가져다준다면?



예전에 아는 애가 전제왕권 시대의 영화를 보다가 아 저 때 태어났었으면 한 적이 있다


난 물론 본인이 시녀로 태어났을 지 귀족으로 태어났을 지 어떻게 알고 그런 얘기를 하느냐고 구박을 했다..ㅎㅎ


난 누구에게 갖다만 주는 위치도 누워 받기만 하는 위치도 싫다



지금처럼 내 몫까지 열심히 일하는 남편에게 오일은 새벽밥을 해주고 남편이 회사에 출근하지 않는 주말엔 침대에 누워 커피 대접을 받는 이 삶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좋은가?



거기다 그 당시 귀족도 힘들게 먹던 초코렛을 원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먹을 수 있으니 이 시대를 사는 우리가 훨씬 더 행복하다..^^*






2003.05.09 香港에서...사야





리오타르의 자화상을 클릭하시면 바하의 골든베르그변주곡을 들으 실 수 있습니다

화가는 바하와 동시대인이죠
뭐 다른 좋은 곡들도 무지 많지만 수면제(?)로 작곡되었다는 이 곡을 제가 요즘 열심히 듣는 관계로..^^
바하도 초코렛을 좋아했을까요?




 

sex and the city ..무명씨

이 그림을 보니 얼마전 티브에서 본 sex in the city 가 생각난다.
재벌의 남자를 사귄 한여자가 그남자집에서 하루를 보내고 아침에 일어나려고 하니 하녀가 아침을 갖다 줄거니 편하게 누워있어라고 했다..
그남자 출근하고 하녀가 들어온다.
그 하녀가 그여자에게 한마디 한다.
이 더러운 이불하면서 확 걷어낸다
일어나...
누워있던 여자 아침은 없냐고 하니?
뭐 아침? 하면서 상소리를 해댄다.
주인앞에만 있으면 그 하녀가 공손에 맡은바 임무를 다하는데 남자만 없으면 그 남자의 파트너에게 온갖 모욕을 주면서 화를 참지 못한다..

이 그림처럼 저렇게 도도한 여자도 그럴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Re:그림 속의 그녀는..

나중에 신분이 높은 어떤 사람의 아내가 되었다는데..

내가 어디서 읽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서 그냥 뺐습니다..ㅎㅎ

그 유명한 드라마..

한번도 본적이 없어서..^^

근데 내가 영국가면 제발 주인공들에게 내 대신 안부좀 물어달라던 코로네이션 스트릿은 안보셨나보군요..흑흑

 

크로네이션 스트리트.. 무명씨

사야님 말씀대로 그 드라마 봤습니다만 전 friend나 섹스온드시티인지 인드시티이런 시트콤을 좋아하거든요...

같이 살던 영국 룸메이트 아줌마가 그드라마를 하두 좋아해서 그 시간에 들어와서 저녁밥을 크로네이션 스트리트와 함께 먹더라구요..옆에서 몇번 봤는데
딱 한국판 전원일기 스타일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담에 혹시 영국 가게 되면 꼭 보고 말씀 드리겠어요..
그 드라마 배우들 잘 지내고 있더라구요...^^

Re:역시..ㅎㅎ


무명씨님은 저보다 젊으시군요..^^

전 프렌즈를 보고는 절대(?) 웃음이 안나와서 잘 안봤는데..ㅎㅎㅎ

그거아니면 이스트엔더스 뭐 어쨋거나 영어공부한다는 핑계대고 자주 보던 드라마들이죠

정말 삼년가까이 보고 와서 인지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변했는지 무지 궁금..헤헤

Chocolat ..사야

이 영화 보셨나요?

초코렛을 주제로 해서 내재된 욕망을 찾아가는 로맨틱코메디랍니다

1959년 얘기라는데 아직도 초코렛이 금지의 물건(?)이라는게 놀랍죠

비디오로 나와 있다니까 안보신 분들 이번 주말에 한 번 빌려다 보시면

후회 안 하실거예요..ㅎㅎ
 
예고편

 

 

Re:흐흐...boss

 
이 영화를 올해 발렌타인때 고베의 쉐라톤 호텔에서 와이프랑 봤죠...

근데...
끝나기 몇분을 남겨놓고 기계고장으로 라스트신을 보지 못했답니다...^^;

대신 호텔에 클레임(?)을 걸어 유선방송료 무료로 하구, 과일 써비스 받았습니다.ㅋㅋ

즐거운 주말 보내시구요...
보스는 아직 회사입니다.
저녁은 회사에서 짜장면 시켜 먹습니다.ㅋㅋ
보스는 내일도 출근일려나...^^v

 

Re:Re:그러고보니..

지난 번에도 참 같이 놀러가셨군요..에구 부럽다

저희도 작년에는 이맘때쯤 벌써 몇 번 여행을 같이 했는데 올해는 정말 적응(?)한다는 이유땜시 아무데도 못갔네요

지난번 시부모님이랑 남중국가려던 계획도 사스로 취소되구요..ㅠㅠ

정신차리고 여름휴가라도 제대로 챙겨야겠습니다..ㅎㅎ

그리고 보스님 정말 쌈잘하시나봐요

공짜로 얻거나 아님 줄을 마구 비껴가거나..흐흐흐

 

Re:Chocolat 女人-줄리엣비노쉬 ..모래알

넘 재미있게 본 영화였는데...
다시 한번 예고편을 보니 새삼 감동의 잔물결이 이네요...
서풍이 불 때 우산을 타고 날아와
서풍이 다시 불 때 떠나가는 메리포핀스처럼
북풍이 휘몰아치던 잿빛 마을에 유난히 붉은색 망토를 두르고 나타난
줄리엣비노쉬 모녀...
달콤하고 쌉싸름한 쵸콜릿을 온갖 사랑의 묘약으로 만들고
다시 북풍이 부는 어느날 마을을 떠나죠...

저는 이런 류의 영화를 아주 좋아하죠...아니...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나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나
<미션임파서블> <메트릭스> 같은 블록버스터도 무지 좋아하죠...
쵸콜릿을 넘 많이 먹으면 중독이 되듯이
영화도 때로는 중독된 것처럼 하루에 3편을 내리 본다든가 하는 때도 있죠...
안 볼 때는 한달에 한편도 안 보죠...ㅋㅋㅋ  
암튼 다양한 영화가 줄리엣비노쉬의 쵸콜릿 가게처럼
갖가지 모양의 초콜릿에 갖가지 마법을 섞은 사랑의 묘약처럼
비디오가게나 영화(관)가게에서 입맛대로 혹은
그날의 기분에 따라 골라 먹으며 행복감을 종종 느끼죠...

두어 시간의 삶을 영화 속에 몰입시키고...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때로는 조연이 되어
때로는 작가... 때로는 철저한 관객이 되어 보기도 하죠...
ㅎㅎ 머든 맘대로 생각하고 상상하고 빈정대고 욕도 하죠...
어쨌든 영화는 어떤 정해진 시간 동안 구성을 가지고 흘러가고...
감독의 의도를 알아채든 머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약속한 시간 동안의 멋진 여행이 이어지죠...

어제는 <아멜리> 라는 프랑스영화를 명화극장이던가 암튼 TV에서 보았죠...
어떤 영화인지 궁금했는데... 보게 되었죠...
아~ 정말 재미있더군요...!!
요즘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고 맘만 분주한 가운데...
영화 한편 보지 않고 여유없이 보냈는데...
월욜 아침부터 여유를 찾으라는 神의 계시...
아니 史野님의 계시네요...
잘지내세요... 다른 분들도...

Re:Re:저는요..^^

비디오로 7개가 하루 기록입니다..ㅎㅎ

해보니까 다신 할 일이 아닌것 같아 그냥 참고있죠..^^

주말엔 노트북이 연결이 안되어(한국어가 있는..ㅠㅠ) 그냥 겸사 겸사 영화를 몇 개 보았죠

특히 본 줄 알았던 로마의 휴일과 우체부는 벨을 두 번 울린다

정말 좋았습니다

참 아멜리는 어떤 영화죠? 본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이래서 많이 보는 게 좋은 게 아니라니까요

어떨땐 몇 주전에 읽은 책내용도 생각이 안나니 말예요..(아님 치매현상이 벌써? ㅎㅎㅎ)

사다놓고 아직 보지 않은 디비디몇 개가 다 프랑스영화라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배워서 볼까 하구요

원래는 사십대에 시작할려고 했는데 좀 땡겨볼까요? 하하하

여러가지로 바쁘시겠지만 늘 건강 신경쓰구요...^^*



헉~ 어느새 ..마크툽

그림이 커져있네요...

휴가 갔다오고, 이틀 일하고, 다시 하루쉬고... 오늘 출근했는데요.

정신없이 바쁘네요.

휴가 기간동안 애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답니다.

경남수목원과 마산에 있는 돝섬에도 갔었구요.

사야님~ 제가 사진을 올리려고 용을 써봐도 이게 되지가 않네요.

넘 크게 나오는지라...

ㅋㅋ 정말 어려워요.^^

 

Re:고무줄 그림..^^*

이 그림은 크게 보아야 맛이 나는 거 같아 바꿨는데 또 넘 커서 화면에 다 안들어가는 것 같아 좀 줄였습니다..ㅎㅎ

마크툽님 사진도 제가 이렇게 줄여드릴테니 멜로 보내주십시오..^^

오늘은 남편상해지점 여자애가 따끈 따끈한 아이 사진을 열장도 넘게 보내오는 바람에 안되구요

내일 부터는 멜 용량을 비워 놓겠습니다..하하하

휴가를 아이들과 재밌게 보내셨다니 부럽네요

에구 저는 어느 세월에 낳아서 애들끌고 다닙니까? -_-;;;

그래도 살아야하니까..ㅎㅎ 저희 부분 오늘 데이트하러 나갑니다

저렴한 이집트 식당이 있다고 해서 한 번 시도해볼려구요

이집트는 꼭 가보고 싶은 나라중 하나인데 유럽으로 돌아가게 되면 언젠가 기회가 오겠죠

그럼 때빼고 광내기를 위해 이만..ㅎㅎㅎ

 

그렛의휴일 ..그렛

칼럼에 올라오는 그림들이 참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고호,마네,모네,크로스..등의 후기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좋아한답니다..칼럼과 함께 사야님의 홈에서 볼수있는기회가 주어주겠죠..?^^

저는 휴일을 거꾸로 보냈는지...축구대회에 나갔다가 양발목을 접질려서...꼼짝못하고 있답니다..
사야님...건강 조심 하십시요^^*

 

Re:세상에..

많이 다치신건 아니시겠죠?

그럴땐 울엄마가 그러시던데 치자가 좋다고..^^*

근데 아직도 축구를 하신다니 존경스럽습니다..ㅎㅎ

누구는(?) 주말에는 힘들다고 꼼짝도 안할려고 하는데..흑흑


저도 인상파를 무지 좋아하죠

근데 크로스를 좋아하신다니 신기하네요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화가인데..^^

어쨋든 빨리 나으셔서 여기 저기 활기있게 다니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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