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갇힌 항아리

아타고에 비가 내리면

史野 2005. 6. 13. 10:24

 





 

 

눈부신 예감

 

강만


아침이면
눈부신 예감으로 눈을 뜬다


그대 오리라
바람속 푸른 날개의 새처럼
오늘은 그대 오리라
숲의 숨결처럼 고요히 와서
환희의 폭풍으로
나의 운명을 뒤흔드리라


아, 헛되고 헛되고 헛된 한 생애를
절망의 늪에서 일으켜 세우는
이 눈부신 예감이여
시의 팔뚝이여

 

 

 

......

 

 

 

 

 

장마가 시작되었단다

 

하늘은 잔뜩 흐린데 비는 오지 않을거라지만 후덥지근한 날씨보다는 차라리 소나기가 그립다.

 

소낙비도 가랑비도 시나브로 도시를 적시고 차츰 빛을 잃어가는 창 밖의 풍경

 

그 도시속 홀로인 나

 

비에 젖은 도시를 바라보는건 때론 가슴 벅차고 때론 외롭고..

 

 

 

어느 덧 유월도 중반 2005년도 중반.

 

조금은 마음이 바빠지는 때.

 

사실 내겐 이제 눈부신 예감같은 건 남아있지 않지만..

 

헛된 인생은 억울할 것 같아

 

절망의 늪은 너무 고통스러울 것 같아

 

널려진 일상을 가지런히 담으며

 

또 하루를 시작한다.

 

 

 

 

 

 

2005.6.13 東京에서 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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