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이 없는 사야가 나름 여름을 잘 버텨내는 이유가 더위를 크게 안타는 이유도 있지만 사야네 집은 실내온도가 삼십 도를 넘는 일이 거의 없어서다
여주가 40도를 찍었다는 4일에도 살짝 몇 초 정도 넘었다가 말았고 그날이 특별히 더 더웠는지도 몰랐다
매년 한 이주정도 엄청 덥기는 한데 그래도 견딜만하다
지난번에 썼듯이 이젠 나가 그늘에 있으면 시원한 바람도 조금씩 불고 이번 주말에는 심지어 이틀 내내 새벽에 깨어 전기장판도 틀었다
그렇게 이제 힘든 여름은 간다고 생각했는데 어제 너무너무 더운 거다
실내온도도 삼십 도를 살짝씩 넘나들고 (그러니까 올 들어 두 번째) 컨디션도 나빠서인지 버티기가 진짜 힘들더라
축구 보는데 갑자기 티비도 안 나오게 쏟아지던 소나기
그렇게 어제가 더위의 마지막 발악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세상에나 마상에나
두시정도에 살짝 넘더니 장장 세 시간을 저 아래로 안 떨어지더라는 것
컨디션이 좀 나아져서인지 체감상은 어제보다는 덜 더웠는데 어쨌든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뭔가 끔찍한(?) 일이 벌어진 느낌도 들더라지
8월 13일에 무슨 최고온도를 찍고 난리냐고
우짜든둥 그래서 이제는 슬슬 저 무성한 마당을 좀 정리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있단 이야기
저쪽이 대문인데 안 보인다
택배 가져오려면 헤치고 나아가야 한다ㅎㅎ
무성하기는 해도 사진에서는 잘 안 보이는데 저 퍼플폴 사이로 윗사진의 진분홍 플록스가 살짝씩 보이는데 예쁘다
아이보리 찔레장미도 다시 핀다
이쪽 수곽의 물이 자꾸 없어져서 어디 구멍이라도 났나 했더니 저리 냥이들이 식수로 쓰고 있다
깨끗한 물을 늘 준비해 주는데 도대체 왜 저러는 걸까
말벌이 현관 안쪽창문에 집을 지어놨길래 망치로 부셨는데 저리 자그마한 집을 또 지었다
말벌아 힘들게 짓는 집 부수는 거 나도 싫단다 ㅜㅜ
헤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이제서야 딱 한 장 가지고 있는 그의 씨디를 들으며 그의 명복을 빌었다
부고를 들었을 때도 이런저런 추모글을 봤을 때도 별 느낌이 없었는데 감정 없이 툭툭 내뱉는 그의 목소리를 들으니 울컥하더라
생각해 보니 건조해지고 싶을 때 저 씨디를 걸었던 거 같다
그 때문이 아니라 노래를 듣던 그때의 사야 때문이었겠지
또 닭 해먹었다
방울토마토 수확하러 가야 하는데 천리길인 양 못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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