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놀라운 경험

史野 2024. 7. 20. 10:21

어쩌다 보니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까지 보게 되었다
계속 붙어 앉아 본건 아니지만서도 무슨 전당대회를 나흘이나 그것도 늦은 밤까지 하는지

어느 나라 막론하고 전당대회 자체를 본 적이 없어서 다른 전당대회랑 비교는 불가능하고 젊은 시절 열심히 다녔던 교회 부흥회랑 비슷해 조금 놀랬다
God 타령을 하도 많이 해서 더 그랬는 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진짜로 신의 뜻으로 트럼프가 살았고 트럼프가 미국을 구할 신의 아들(?)이라고 여기는 듯했다

그런데 진짜 놀라웠던 경험은 아들 며느리 동료 등등의 트럼프에 대한 간증(?)을 주구장창 듣다 보니 사야마저도 트럼프가 정말 위대한 인물인가 헷갈릴 지경이더라는 것
이해 안 가던 트럼프 지지자들이 절절히 이해가 가더라
이렇게 사이비종교에 빠지는 건가 싶더라지
다행히도 마지막날 트럼프의 직접등판으로 제정신이 돌아왔긴 하지만 말이다

며칠간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동안 진짜 교주처럼 앉아 간간이 미소 짓던 트럼프는 막상 마이크를 잡자 나르시시스트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이며 길고도 지루한 아무 말 대잔치를 이어가더라
총격 이야기며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대통령이었는 지를 계속 강조하던데 그게 사실이라면 지난 선거에서 이겼겠지
나중에 뉴스에서 팩트체크하는 걸 보니 역시나 틀린 말이 많던데 어찌나 조근조근 확신에 차서 이야기를 하던지

트럼프는 저리 신이 되어가고 있는데 바이든은 못 물러난다고 버티고 있고 미국대선이 어찌 흘러갈지 모르겠다
그저 사야는 트럼프도 바이든도 아닌 기적을 바라며 저들이 믿는 신에게 기도한다
아무리 미국이 예전만큼의 위상은 아니더라도 아니 오히려 그래서 더 누가 대통령이 되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독재정권아래 태어난 덕에 사야가 처음 인지한 대통령선거는 자국대통령이 아닌 미국대통령 지미카터였다
지금도 땅콩피켓이랑 이런 게 생각날 정도



평생을 미국에 대해 듣고 살았으면서도 미국이라는 나라를 모른다
사야가 아는 건 없어도 최소한 뭘 모르는지는 알아서 사놓은 책
두껍기도 하고 사실 크게 당기지도 않아 사놓은 지 오백 년인데도 볼 생각을 못하다가 드디어 읽기 시작했다
이태원키즈였던 원죄로 가졌던 미국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미스테리 하기만 한 안개가 조금은 걷혔으면 좋겠다



토종능소화 빨래집게로 잡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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