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위안부의 저자로 유명한 박유하 전 세종대 교수의 팬이다
도쿄 살 때 화해를 위해서라는 그의 책을 처음 접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반일세뇌에서 그리 자유롭지 못한 때라 그 책을 소화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당시 덕분에 기억으로 쓰는 역사였나 정의연에서 발간한 위안부할머니들의 육성기록집 같은 것도 구해 읽었고 이것저것 기록들을 찾아보기도 했었다
사야가 한국을 떠날 때인 90년대 초반까지는 정신대와 위안부구분도 없었고 그리 큰 사회적 이슈가 아니었었다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기는 했는데 그리고는 그냥 시간이 갔다
한국에 돌아와 제국의 위안부라는 책으로 난리가 났을 때 같은 사람인 거를 알고 잽싸게 책을 구입했다
그래서 사야는 수십 곳인가 삭제되기 전의 책으로 읽을 수 있었다
십 년의 세월이란다
대법원에 계류된 건 6년
오늘 드디어 파기환송판결이 났단다
어찌 페이스북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 팔로우를 하고 사야가 지켜본 것도 그만큼의 세월이겠다
법원에 간 것도 황당했지만 그게 도대체 육 년이나 걸릴 일이었는지 사야는 도저히 이해를 못 하겠다
사야가 다 진이 빠지는데 당사자는 어땠을지 감히 상상도 안 간다
책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야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사야가 관여할 영역은 아니다
문제는 책을 읽지도 않고 아니 보무도 당당하게 읽을 생각도 없다면서 인신공격만 해대던 사람들
근데 그조차도 사야가 관여할 영역이 아니다
그건 거의 신앙의 영역인데 어찌 남의 신앙을 왈가왈부하겠냐
오늘은 책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고 사야가 팬이 된 이야기
그간 페북에 올라오는 많은 글을 읽었는데 참 건강한 사람이구나란 생각
하긴 그러니 그 오욕의 시간을 견뎌낸거겠지만 말이다
모든 의견에 동의하는 건 아니었지만 균형 잡힌 시각에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이란 인상
그게 자라온 환경도 영향이 있을 거 같은데 사야처럼 열등감도 많고 생각의 한계에 직면해 자주 괴로운 사람은 부러울 때가 많았다
페미니스트인 거는 알겠는데 좌인지 우인지도 모르겠고 사실 그가 사야보다도 더 친일파 인지도 모르겠다
확실한 건 지일파라는 것과 훌륭한 번역가라는 것
몰랐었는데 사야도 일본소설을 몇 권이나 그의 번역으로 읽었더라
거기다 몇 년 전 아들이 일본인과 결혼해서 이제는 두 아이의 할머니
이제 그는 그 두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더 화해를 위해서 애를 써야 할 것 같다
식민지배의 트라우마가 쉽게 치유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겠지만 여전히 친일 반일로 나누어 외부에서만 문제를 찾는 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아직 책 가처분 신청건도 그렇고 민사건등 해결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는데 지금처럼 강인하게 버텨내시고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원하시는 바에 더 가까이 가시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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