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에서의 단상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쟁

史野 2023. 1. 21. 19:31

며칠 전 뉴스를 보다가 그의 모습이 처음으로 거슬렸다
지원요청이 아니라 협박 같기도 하고 화가 난 것처럼도 보이고 순간 짜증이 나면서 저 사람은 뭐가 저렇게 당당한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절박함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닌데 그 모습을 보는 게 많이 불편했달까

어제는 독일방송과 인터뷰를 하는데 이번에는 굉장히 차분한 어조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길래 가만히 듣다 보니 뭔가 이상하다
미국이 지원을 하면 독일도 하겠다는 조건을 비판하는 거였는데 남이 해야 한다니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며 어른 아니냐고
순간 실소가 터졌다
정글보다 살벌한 외교문제에서 어른이라는 말이 왜 나오냐고
이건 뭐 윤통급 실언이다
누가 그 탱크로 러시아로 진격하겠다고 했냐 주저할게 따로 있지 어쩌고 하는데 무조건 떼쓰는 어린아이 같기도 하고 신기했다
러시아가 완전히 물러나고 사과를 해야 끝난다는데 과연 그게 가능할까

사야는 신중해야 하는 게 맞다고 본다
특히나 독일같이 전범국이었던 나라는 지금보다 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탱크를 보내서 이긴다는 보장도 없는데 확전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섣불리 움직여서는 안 되는 문제 아닌가

솔직히 매일 전쟁뉴스를 보는 건 괴롭지만 확전이 되는 건 두렵고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이러다 중국까지 대만을 공격하면 그게 삼차대전이지 뭐겠는가

어쨌든 젊고 용감한 대통령이라 우크라이나를 위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며칠 말하는 걸 보니 불안한 마음이 든다
위험해 보인달까

다음 달이면 벌써 전쟁 발발 일 년인데 전쟁이 일어난 것도 충격이었지만 이리 오래 지속될지 몰랐기에 답답하다
가끔은 부질없이 푸틴의 생각이 읽고 싶어질 때가 있다

사실 지구상 어느 구석에 전쟁소식이 들리지 않았던 적은 없었지만 이 전쟁은 느껴지는 게 다르다
정직하게 말하자면 사야 역시 일년 가까이 전쟁에 신경을 쓰고 있었더니 지친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야 이 전쟁은 끝날까
뉴스에 안 나오고 우리가 모르는 물밀접촉 같은 건 지속되고 있을 텐데 성과가 전혀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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