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유일한 식구인 사람으로서 문통이 김정은에게 선물 받은 곰이와 송강이를 포기한다는 이야기는 좀 충격이었다
슬프게도 이 나라는 최소 두세 개의 기사를 읽지 않으면 바보가 되기 십상이라 기사 몇 개를 읽었다
사야가 파악한 바로는 개들이 국가 기록물이고 문통이 국가로부터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었다는 것과 사료 병원비 등 오십만 원 인건비 이백만 원의 위탁비용이 책정되었다는 것
문통은 입양을 하고 싶어 했는데 법적인 문제가 어쩌고 저쩌고 계속 검토만 하면서 여기까지 온 것으로 보인다
결론은 다시 국가로 반환되어 광주 한 동물원에서 위탁관리를 하기로 했단다
이게 서류나 물품이면 깔끔한 결론이었을지도 모르나 생명체다 보니 문제가 커졌고 사야까지도 신경을 쓰게 되었다
돈 때문에 파양을 했느니 (입양을 안 했는데 어찌 파양을 하냐) 떠들고 공격하는 언론이나 사람들은 언급할 가치조차 못 느끼니 패스하고 문통쪽의 대처만 이야기하고 싶다
정부와 문통쪽과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문통쪽 비서관이 페북에 올린 글은 감정적으로 보인다
거기다 그동안 무상으로 키워준 걸 감사해야 한다는 얘기는 경솔한 표현이란 생각이다
그래도 그냥 사정이 있겠거니 넘어 갈려고 했었다
그런데 문다혜 씨의 유기견 돕기 펀딩은 사야의 이해 수준이 아니다
굳이 이 시점에서 달력 파는 일을 했어야 할까
풍산개를 보내는 과정에서 진심이 왜곡되는 게 안타까워 시작했다는데 그럼 그냥 기부를 했으면 안 되었을까
이백만 원이 목표 금액이었다던데 그 이백만 원이 정말 이럴 가치가 있었을까
문통에게 이미 실망했기에 큰 기대는 없었는데 이번 일은 사야를 참 많이 화나게 한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에 뭘 해도 괜찮다고 여겼던 걸까
아니면 이미 정치인이 아니니까 판이 어찌 돌아가는 지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했던 걸까
개들 때문에 상대 진영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가는 지를 전혀 무시한다면 문통은 전직 대통령으로 자격이 없는 거 같다
전직 대통령이 어찌 정치에서 자유로울 수가 있겠냐고
문통이 곰이랑 송강이를 포기한 것도 정치행위다
정치행위를 할 때 조금은 더 섬세할 수 없었을까
안타까웠던 사야에게 개들을 위한다는 달력 펀딩은 타격이 크다고
이백만 원이 목표액이었던 펀딩은 이미 이억 가까이 라던데 문통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이리 많다고 기뻐할까
사야는 정말 너무너무 화가 난다
남북으로 갈라진 나라가 영호남으로도 갈라지고 진보 보수랍시고도 갈라지고
이젠 그 대단한 조국 씨 때문에 조국 대전을 치른다는 말까지 나오는데
사소한 직장도 다 경력직을 뽑는 마당에 무경력 대통령을 뽑은 이 나라에서 전직 대통령까지 저러시면 어쩌냐고
어떤 미친놈이 전 정권이 서류 훔쳐갔다고 갈군 학습 때문이라던데 아무리 이 나라가 미친 나라라도 전 대통령이 개 훔쳐갔다고 시비 걸 나라는 아니다
쓰다 보니 화가 나는 게 아니라 그냥 또 슬프다
물론 여전히 문통의 일처리에는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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