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가 문제투성이라는 건 대충 알고 있었는데 축구팬인 사야에게까지 피해가 미쳤다
내일 중요한 게임이 있는데 갑자기 취소가 되어 버렸다
무슨 군사정권도 아니고 당장 전북 홈구장을 내어놓으라더니 그마저도 태풍 때문에 안 되겠다고 이번엔 서울 홈구장을 쓰겠단다
태풍이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일처리를 해대니 이게 무슨 횡포냐고
게임은 쓸데없이 취소가 되어버렸고 서울선수들과 팬들은 또 뭔 죄냐
제일 황당했던 건 불만을 표출한 전북팬들이 안방이라도 내어줘야 할 마당에 부끄럽고 참담하다는 모 의원
이 사람은 프로축구를 조기축구인지 아는 무지함에 죄송하다고 해도 모자랄 판에 질책을 하고 앉아있다
무슨 독립운동하냐 뭐가 저리 당당하냐고
준비가 미흡했던 건 지들 책임인데 왜 국민들이 안방을 내어줘야 하는 건데?
자기들이 싼 똥을 치우라는 걸 넘어 이건 뭐 밑도 닦아달라는 격이다
어쩌다 나타나는 요 놈 당당이
어제 또 오랜만에 왔길래 이것저것 많이 멕였다
지난번에 보니 굶고 다니는지 엄청 먹길래 계속 맘에 걸렸는데 안 오더라지
오늘 아침 일어나 거실로 나갔더니 거실에서 사야를 바라보고 서있다 (요즘 사야가 현관문 쪽을 열어놓고 잔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더니 ㅎㅎ 사야를 보고 튀어나갈 생각도 안 하고 있는데 황당하더라
웬일인지 밥 먹고는 안 가고 저리 또 마당에서 내내 놀고 있다
한동안 낯설었는데 저러니 애기 때 모습도 생각나 귀엽기도 안쓰럽기도
오전 내내 밖에서 일하다가 점심 먹으러 들어왔는데 저리 또 기들어오는 놈
물론 아침처럼 울 호박이가 방에서 자고 있었던 게 아니라 급 나가더라만 정말 못 말리는 놈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 두 번씩 오던 저놈 애비가 요즘 안 보이는데 어디서든 잘 지내고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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