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년에 엄마랑 통화했다
그리고 사야가 엄마에게 그렇게 말했다
내 속으로 낳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아픈 데
울 엄마 맨날 강조하듯이 진짜 엄마 속으로 낳았는 데 안 아프면 그게 진짜 사람이겠냐
물론 슬프게도 울 엄마는 안 아프다
딱 목소리만 들어도 안다
기침이나 사랑은 숨길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래도 사야는 오늘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백만년만에 전화를 걸어준 게 고마와서일 수 있겠지만 그냥 사랑해
아 이걸 어쩌겠니
사야에게 자식이 없어서일 수도 있겠다만
그냥 엄마가 좋은 걸
내리 사랑 아니라니까..
오늘 바리의 또 다른 견주가 전화를 걸어와 바리를 바꿔 달라고했다
우습다고 생각했는 데 그 대화를(?) 듣다가 사야도 함께 울었다
사랑이란 건 말로 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오늘 백만년만에 전화한 사야의 엄마보다
바리를 걱정하는 다른 견주의 마음이 훨 가슴을 쳤더란다
엄마 사랑해, 라고 한 말을 사야의 엄마는 무진장 좋아하던데
사랑은 느끼지는 거지 말로 하는 게 아니다
물론 사야는 오늘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말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만
거기다 재수없게도 우리 서로 살아있을 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걸 감사하자고 했다만
어쩌니
사야가 바리를 생각하는 그 눈꼽만의 감정도 사야는 엄마에게 느낄 수가 없는 걸
사야는 속이 무드러지는 데 말이다
아 엄마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한다는 말이 거짓은 아니야
우린 너무 닮았거든
평생을 엄마를 닮지 않을려고 피터지게 노력했다고 생각했는 데
나는 그냥 여전히 이 나이가 되로록 딱 엄마더라
더이상 그 모습에 화를 내지도 않고 당연히 미워하지도 않는 데
그냥 많이 슬프다
그것 까지는 어찌 조절이 안되더라고..
그냥 많이 슬퍼
엄마를 닮은 이 유전자가..
근데 거짓말은 아니야
사랑해
대놓고 죽어도 가질 않겠다고 말했지만 미워서가 아니야
엄마
진짜 사랑해
근데 그건 내가 엄마보다 더 사야랑 관련된 밀접한 유전자가 없기때문인 지도 모르겠다
아주 당연히 아파 죽는 다고 전화한 줄 알았는 데 너무 멀쩡해서 당황스러웠지만
그래 그렇게 오래 오래 살아라
모시지도 않는 입장에서 할 말은 아니다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그냥 엄마가 살아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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