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서러운 봄

史野 2015. 4. 17. 23:12

 

 

 

 

 

 

 

이리 아름다운 봄인데 완벽한 무기력증에 빠져 헤어나오지를 못하고있다

불행하지는 않은데, 그만 살고싶지도 않은데, 아니 이 봄이 벅차게 아름다운데..

그냥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다

요즘 유행하는 말처럼 지금도 아무것도 않하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하고싶다

 

 

햇살만으로도 세상은 이렇게나 다르다

물론 사야에겐 그 어느 쪽도 놓치고싶지않은 순간이다

거의 팔개월을 날이면 날마다 아니 거의 매순간을 저 곳만 바라보고 있는데도 지치지 않는 걸 보면 사야는 정말 이 삶에서 더이상 하고 싶은 게 없나보다

 

공사가 한창이다

저 낭만적인 길은 곧 포장이될 예정이다

이 변화를 받아들이려 끝없는 자기암시중인데 성공할 지는 모르겠다

지금은 이 집을 포기할 수는 없으니 견뎌내야겠지

 

마당엔 지금 자주 비워서 느껴보지 못했던 조팝나무꽃과 명자나무꽃이 한창이다

굳이 새꽃을 사다심지 않아도 봄이되면 알아서 꽃을 피우는 그런 마당을 갖고싶었는데 부족하나마 그 바램이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다

 

어쨌든 무기력증에 방치된 저 마당의 초록빛은 유감스럽게도 모두 제거되어야할 대상이다

울 호박인 요즘 자주 저래서 사야를 울게한다

오지않을거라고 그만 기다리라고 말하지만 들어오고싶어할 때까진 그냥 놔둔다

그래 우린 다 시간이 필요하니까

 

우짜든둥 이 봄이 고맙다

토를 달기엔 이 엄청난 생멱력이 그래도 가슴벅차다

삶의 의미까지 이해할 수는 없다만

살아있으므로 묻고 또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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