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따뜻한 은신처

진달래

史野 2015. 4. 16. 23:55

 

눈길 닿는 곳에 진달래가 만발이다

화전까지는 엄두도 못내고 비빔밥에나 얹어먹을까해 갔다가 고운 빛깔에 취해 가지를 꺽어다 꽂았다

그러곤 막상 먹지는 못하고 바라만본다

 

진달래는 사야에게 늘 그리움이다

떠돌면서도 혹은 서울에서도 개나리와는 달리 쉽게 접하지 못하는 꽃을 고맙게도 이곳에선 충만하리만치 보고 또 본다

 

겨우 오년넘게 키운 개새끼를 잃고도 가슴이 무너져내리고 애간장이 녹는다

그리고 가족을 잃어 우울해하고 불안해하는 또다른 새끼들을 보는 것도 몇 배의 고통이다.

 

하물며 사람자식은..

 

원혼이 되라고 죽어도 용서하지말라던 사야의 기도가 통했나 오늘은 캄캄한 비가 내렸다

 

근데 미안

이젠 용서하렴 아니 다 놓고 갈 곳이 어디던 그냥 훌훌 가버리렴

너희들의 억울함은 결코 풀리지않아

그 억울함이 풀리면 이 사회는 아니 이 나라는 결코 유지될 수가 없단다

 

진달래가 또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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