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늑한 모래실

사야가 왔다!!!

史野 2013. 8. 10. 23:43

사박오일 일정을 마치고 담양에서 여주로 돌아왔다.

그냥 미치는 정도가 아니라 팔짝 뛰는 것도 모자라 이렇게 더우면 묻지마 살인 같은 것도 할 수 있겠구나 느낄만큼 제대로 고생하다 돌아왔다.

남친집도 산에 둘러쌓인 곳인데 그렇게까지 더울 줄은 몰랐다.

에어컨은 말할 것도 없고 선풍기 바람도 싫어하는, 말하자면 더위에는 무진장 강한 사야가 선풍기 없이는 잠도 못자고 정말 죽는 줄 알았다

 

댓글에도 썼다만 사야가 여주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 여덟시 반.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그 시간에 여주는 24도 담양은 32도가 넘어가더라.

 

그걸 겨우 반나절 차이랄까 아님 하루차이로 경험하다보니 인간이 날씨에 영향을 받는 부분은 어디까지일까

과연 환경적인 부분을 배제한 상태로 인간을 논할 수 있을 까 뭐 이런 생각이 절절히 들더라.

물론 거기엔 담양집과 여주집의 차이, 그러니까 거주조건이 당연히 또 거론되어야한다만

동시간대 8도 이상의 차이란 건 어마어마한 거고 그런 차별된 조건하에서 과연 인간이 비슷한 생각을 할 수 있냐도 또 따로 연구되어야하겠지.

이렇게 따지면 어차피 인문학이란 인간과 관련된 학문인데 역사뿐 아니라 기후까지 너무나 다른 유럽쪽의 철학을 정확한 상황 분석없이 우리에게 대입하는 것도 무리가 아닐까하는 생각.

 

위도상으로는 별 차이도 없는 담양에 다녀와 놓고도 과연 그 담양에서의 사야가 지금의 사야랑 같을까를 고민할 정도인 데 말이다,

 

또 각설하고 이번주의 테마(?)였던 상해손님들이 오늘 무사히 상해로 돌아갔다.

 

 

 

 

미친듯이 쏟아지던 비와 함께 남도로 내려가던 길. 오창 휴게소였나. 또 저리 윗 무지개는 선명하진 않다만 쌍무지개가 떴더라. 상해손님들은 말할 것도 없고 친구놈 마저 쌍무지개를 본 건 처음인 것 같다고..ㅎㅎ

 

 

 

구년만인가 만난다는 남친과 저 중국분. 서로가 얼마나 그리워했는 지를 느낄 수 있어 짠하더라.

힘들게 온 한국행, 물론 친구놈에게 다 맡겼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왕복 아홉시간 가까이 남친을 만나겠다고 온 저 분의 마음이 참 많이 느껴지던 밤이었다.

 

 

 

저 꼬마아가씨. 남친을 다섯살인가 여섯살인가 만나 기억에 없다면서도 그때도 남친이 내딸, 그랬다는 이야기에 저리 달려가 뽀뽀까지 하는 데 모두 웃었다.

정말 저 아이는 여주에서도 사야랑 복층에서 둘이 손잡고 누워 어쩌고 저쩌고 했었는데 참 이쁜 아이더라.

 

 

 

예전에 여기 몇 번 출현하기도 한 남친 후배. 당시 육개월정도 상해에 있었기에 저분들을 만난 적이 있다고 역시 합류.

사야도 그렇지만 다신 못 볼 지도 모를 사람들을 만나는 기쁨은 더 큰 거 같았다.

 

물론 남친 후배야말로 상해손님들보다 사야를 본 걸 더 반가와하는 거 같더만..ㅎㅎ

 

 

 

모두 남친집에 들렸던 다음 날. 모든 인간들은 날 좋아한다는 절대적 믿음을 가진 울 호박이가 여자분들에겐 거부당하고 일단 자존심은 살렸다..ㅎㅎ

 

 

 

울 이 네마리 새깽이들은 무척이나 잘 지내고 있다.

슬프게도 남친이 아무리 잘해줘도 사야가 내려가면 사야옆에만 붙어있지만 말이다.

 

 

 

 

 

무슨 난민촌은 아니다만..ㅎㅎ 남친이 보니 저러고 자고 있더란다.

저 윗쪽으로 보이는 건 울 아끼 사야 머리쪽으로 안 보이는 곳엔 울 바리가 있고..

 

우짜든둥

오늘 나름 친구놈이 몇 년간 준비했던 프로젝트가 잘 끝났다

아시다시피 해외여행을 하면서 패키지가 아닌 현지사람들집에 묵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좋은 여행은 없으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했던 건 아니었지만 오늘 아침 친구놈이 공항에 들여보냈다는 전화와 그 분이 상해에 잘 도착해 고마왔다는 전화까지 받으니 사야도 이 일주일이 잘 지났다는 느낌.

 

근데 사야에게도 사야가 만났던 인간들이 한국에 와주면 안될까 무지 그리운 그런 시간이다.

너,너,너 다 미치도록 보고싶다.

 

 

 

 

2013.08.10. 여주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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