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의 이 조용한 공간에 오랫만에 사람들이 찾아왔다.
소라님이 휴가라고 일요일저녁에 딸내미와 같이 나타났다.
자기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왔으면서도 차도없이 혼자산다고 바리바리 엄청나게 사들고 왔더라.
이 식탁에서 세 명이 앉아 밥을 먹은 지가 얼마만인 지.
2년전에 왔던 저 꼬마아가씨는 대견하게도 그때먹었던 오리고기도 밤하늘에 빛나던 별도 다 기억하고 있더라지.
지난 번엔 언니랑 왔던 소라님 처음엔 혼자 오겠다고 했는데 냉전중이던 딸과 극적으로 화해했다고..ㅎㅎ 같이 왔다.
남친이 소라님 딸래미를 워낙 이뻐하는데다 개들도 없어서 싫다고 할 줄 알았는데 와서 이박삼일을 잘 있다가 고맙더라.
집게벌레인가? 갑자기 나타난 이 놈도 찍고
이렇게 청개구리도 찍고..
소라님 울 새깽이들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개들이 없으니 분위기는 더 좋단다..^^;;
손빨래를 한다기에 보니 욕조에 들어가 저러고 있어서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이 사진은 도촬이다만..^^ 어제 저리 첫사랑놈도 나타났다. 한두달 전인가 갑자기 전화를 해서는 다짜고짜 책을 열권만 선별해 택배로 보내라길래 저 놈말을 워낙 잘듣는 사야는 그렇게 했다..ㅎㅎ
그랬더니 어제 읽은 책은 반납하고 새로운 책을 가지러 온거다.
소라님과는 근 육년전 사야의 귀국기념(?) 파티에서 만나 밤을 꼬박 샌 멤버들이기도 하다.
그래 어제는 또 네 사람이 식탁에 앉아 밥을 먹었더니 참 좋더라. 혼자서도 잘 챙겨먹는 스타일이긴 하다만 확실히 밥은 여럿이 먹어야 좋다란 새삼스런 자각.
사야는 식사량이 무지 작은데 나머지 세 사람들은 어찌나 잘 먹던 지 보기만 해도 뿌듯했다.
셋이 선선한 바람부는 마당에 앉아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아시다시피 첫사랑놈이야 사야랑 중2때부터 아는 사이라 식구들이며 친구들이며 서로 모르는 사람이 없다보니 소라님이 많이 부러워하더라.
별이야기를 하다가 고등학교때 치악산에가서 봤던 별을 동시에 기억해 내기도하고 아름다왔던 순간을 공유할 수 있는 오랜 친구란 정말 좋은거다.
작년에는 짱가놈이랑 냉면을 먹었던 소라님왈, 언니를 좋아했던 사람들은 오라버니(남친이다)포함 다 전혀 다른 사람이라 신기하다며 전남편이 궁금하다나?
그 남자는 또 전혀 다른 유형의 사람이라고 하며 웃었다.
좋게말하면 다양한 사람들이 다 좋아할 독특한 매력이 있는 거고 나쁘게 말하면 개나소나 좋아할만큼 보편적, 평범한거고, 예전같았으면 전자라고 우기겠지만 나이가 들어서인가 뭐 후자인 것도 괜찮다..ㅎㅎ
첫사랑놈이 여주집에 온 건 처음인데 저 놈마저도 개들이 있었다면 안 왔을거라니 불쌍한 내 새깽이들.
얼마전 연양리시절 옆집살던 동생놈이 담양에 다녀갔다는데 짖어대는 놈들때문에 엄청 짜증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ㅜㅜ
저녁에 먹은 콩국수. 콩가루가 덜 풀어져 비주얼은 좀 그렇다만 사야가 서리태로 정성스레 만든거다. 국수 잘 안먹는 꼬마아가씨도 잘 먹어줘서 어찌나 고맙던지. 첫사랑놈도 한그릇 멕여보낼걸..ㅎㅎ
어쨌든 저때부터 맥주를 마시기 시작해서는 저 놈가고 저녁에 또 포도주에 무리를 한 관계로 오늘 떠나는 소라님네를 배웅을 못했다.
문제는 대문이 잠겨있었는데 기절해있는 사야를 차마 깨우지 못했던 소라님, 딸내미랑 대문을 넘어갔단다..ㅜㅜ
아니 아무리 자는 사야를 깨우지 않는게 이 집 불문율이라도 그렇지.
택시기사분이며 이웃집이며 얼마나 황당했겠는가. 안그래도 이상한 여자 완전 더 이상한 여자로 낙인 찍혔겠다..ㅎㅎ
ich wollte auf Deine Mail antworten, aber meine Mail wurde als Spam
klassifiziert und nicht angenommen. Das ist schade. Ueberpruefe doch bitte die
Einstellungen.
딸이랑 대문넘어갔을 상상을 하니 웃기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하고 커피끓여 인터넷을 여니 역시나 황당한 메일이 와있다.
전남편이랑 메일주고 받는데 문제가 있다고 썼었는데 이번엔 메일주소가 스팸으로 되었더라며 체크를 해보라니 미치고 팔짝 뛰겠다.
설마 내가 그 남자 메일주소를 스팸으로 해놨겠냐구..ㅜㅜ
전남편이 독일로 돌아간 후부터 이러는데 예전에 시어머니 메일도 안통하고 독일과는 왜이렇게 문제가 많이 생기는 지 모르겠다.
연락을 안하는 거랑 하려는데 안되는 거랑은 다른 문제라 정말 속상하다.
일관성이나 있으면 답답하지나 않을텐데 문제가 없다 있다, 가는 메일이 문제였다 오는 메일이 문제였다 난리니..
이젠 서로 전화도 안하는 사이이고 기껏 생일이나 새해에 메일로 안부정도 묻는 게 전부인데 이것마저 이렇게 힘들면 어쩌라구.
우짜든둥 다음 주 월요일에는 상해에서 손님들이 온다.
친구놈이랑 남친이랑 상해시절 엄청 친했다는 형네가족인데 본적은 없지만 전에 통화를 한적도 있고해서 우리집에서 하루묵고 담양으로 가기로 했다.
지난 번에 친구놈이 대만손님 데려왔을 때 중국어가 안되어 충격받았는데 이번엔 미리 공부라도 해놔야하나.
생각해보니 그때도 못 일어나 배웅도 못했는데 이번엔 밤이라도 새서 아침을 해줘야하나 그것도 걱정이다..ㅎㅎ
결론은 버킹검이라고 상해에서 손님이 온다니 사야는 또 마유미가 미치도록 그립다.
어제 첫사랑놈왈 만날 사람은 만나지게 되어있다던데 정말 그럴까.
2013.07.30. 여주에서....사야
'4. 아늑한 모래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또 손님..ㅎㅎ (0) | 2013.08.01 |
---|---|
힘든 밤 (0) | 2013.07.31 |
사야와 인터넷 (0) | 2013.07.27 |
비는 비고 일상은 또 일상이고.. (0) | 2013.07.23 |
무사한 사야..ㅎㅎ (0) | 2013.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