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에게 드라마틱한 일이 남들보다 많이 생기는 건 사야 자체가 좀 특별한 인간이기때문이다. 물론 좋은 의미에서다..ㅎㅎ
북한아저씨들도 이런 성격 처음 본다고 칭찬했고 울 아버님도 돌아가시전 신랑에게 사야는 정말 특별한 아이라고 그런 아이가 네 옆에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하셨다니까..^^
중학교때도 이런 아이를 줄 수는 없다고 샘들이 우기셔서 전학하러 갔다 울 엄마 그냥 돌아오신 적도 있다. 아 정말 울 엄마에게 그렇게 두드려맞지만 않았으면 대성했을 인물인데..하하하
그해 아빠가 돌아가셨는데 선생님들이 두 분이나 그 먼 곳까지 문상을 오셨더랬다. 그땐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감사한 일이네.
오늘도 자랑 좀 해야겠다.
고기공놈과 처녀파티를 하고 있던 날 첫사랑놈에게서 전화가 왔다. 돈 좀 빌려달라는 거다. 그래서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알았다고 했다.
고기공놈이 얼마를 빌려달라는 거냐고 묻길래 말했더니 너무 놀라면서 그러지말라는 거다.
그래 사야가 고기공놈에게 되물었다. 같은 액수를 이야기하며 '넌 내가 빌려달라고 하면 어떻게 할건데?' 했더니 이 놈 역시나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언니 당연히 빌려주죠'..ㅎㅎㅎ
안다 고기공놈이 뭘 걱정하는 지를, 돈 한푼 못버는 사야에게 돈은 생존이라는 것을..
하긴 누구에게나 돈은 생존이지.
거기다 썼지만 사야는 친구놈에게 돈 빌려줬다가 떼인 경험도 있잖냐.
그래서 다신 돈같은 건 안 빌려주고 우리의 친분정도면 대충 서로 부담없는 이백만원선에서 필요하면 빌려주고 못 받아도 그만이고 이런 협약같은 걸 몇 친구들이랑 맺었을 정도다..^^;;
그런데 왜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러겠다고 했냐면 그 첫사랑놈은 사야가 사랑했던 사람이기도 하지만 단 한사람을 꼽으라고 하면 꼽을 수 있을만큼 사야가 신뢰하는 인간이기도 하다.
근데 왜 결혼안했냐구? 썼잖냐 남편이 자긴 연애 다시하기 힘들겠지만 그 첫사랑놈은 아니라고, 사야도 그렇게 생각했을 정도로 멋진 놈이라서..ㅎㅎㅎ
사야가 고기공놈에게 그랬다. 만약에 사야가 그 첫사랑놈에게까지 걱정을 하며 돈을 빌려줄 수 없다면, 그 정도의 신뢰도 없는 삶이라면 언니에겐 이 삶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그러니 너도 내게 그리 빌려준다고 말하는 거 아니냐고..
무슨 관포지교는 아니다만 그 돈이 없으면 죽는다고 해도 아마 빌려줬을거다.
첫사랑놈 덕분에 고기공놈 역시 사야를 그리 신뢰한다는 걸 알게되어 또 얼마나 감사하고 기쁘던 지. 결국 결혼선물로 기둥뿌리하나 뽑았다만..ㅎㅎ
살아보니 마음가는 데 돈 가더라.
어쨌든 그 돈을 생각지도 못했는데 오늘 받았다.
받은 걸 자랑하려고 쓰는 글이 아니라 돈 돌려준다고해서 알았다고 했는데 카메라가 고장났다며 그건 디지털이냐 얼마짜리냐 쓸데없는 걸 묻더라는 것.
그래 이럴땐 멍청한(!) 사야 내가 사고싶은 건 얼만데 어쩌고 내가 전에 쓰던 건 얼마짜리고 어쩌고 하는데 그럼 노트북도 고장났다며? 하면서 노트북은 얼마냐는 거다. 그러더니 얼마를 더 보낼테니 카메라건 노트북이건 사야더러 알아서 사라는거다.
그걸 왜보내냐니 이자라나? 나 참 무슨 이자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것도 아니고 관두라니 돈이 급할 때 주식을 안팔고 사야돈을 빌린 건데 좀 벌었다고, 그러고싶다는데 감동이 밀려오더라. 다짜고짜 그냥 이자다 했으면 화를 냈을 지도 모르는데 이 놈이 그래도 블로그 열심히 읽으며 사야 잘 지내나 보고는 있는거구나 싶어 기쁘기도 해 기분좋게 선물로 받겠다고 했다. 카메라사야지..ㅎㅎㅎ
이렇게 빨리 돌려받게될 줄 몰라 미뤄두고 있었는데 차를 사는 문제도 진짜 심각하게 고민해봐야겠다.
원래는 보증금 돌려받으면 살까했는데 월세제하고 이사비용에 난방비며 굵직하게 빠진 돈들이 많아 안되겠더라지.
사실 지금 심각하게 치과에도 가야하는데, 그것도 서초동에 위치한 사촌오빠 치과에 가야하는데 치료기간도 오래걸릴거니 차가 절실히 필요하긴 하다.
그리고 여기선 차가 있어야 돈을 벌러도 나갈 수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우울할때는 휘리릭 새깽이들이라도 좀 보고오면 괜찮을텐데 이젠 서울집도 없으니 한번 가기도 어렵다. 차가 있으면 세시간반이면 갈 길을 지난 번 보니 여섯시간도 훨 넘게 걸리더라..
진도갈때도 서울까지 갔다 다시 내려오고 담양 갈 때도 서울까지 갔다 다시 내려와야하니 말이다.
어제 승호엄마랑도 오랫만에 긴통화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길 했다.
지난 번 썼던 사야가 친구를 무시했었다는 이야기. 승호엄마왈 자기도 무시당했는데 자긴 사야가 자기보다 훨 잘났다는 걸 인정했기에 괜찮았다고 웃는데 미치미치..ㅎㅎ
넌 원래 잘났기에 잘난척해도 밉지가 않았다고 위로해주는 친구.
이야길 하다보니 정말 우리는 서로 아는 게 참 많더라. 사야같은 친구가 있어 정말 행복하다는 승호엄마, 뭐 이쁜 것만 보면 사야 사주려고 안달하는 승호엄마.
그러고보니 첫사랑놈이나 승호엄마나 벌써 삼십년이 넘은 관계다. 같은 해에 만나긴 했어도 첫사랑놈은 이사한 동네에서 만났지만 승호엄만 학교에서 만났으니 만약 그때 선생님들이 전학을 시켜주셨다면 못 만났을 관계였네..^^
작년에 첫사랑놈이랑 고기공놈부부(당시는 아니었지만)랑 같이 만났을 때 고기공놈남편이 우리더러 어떻게 아는 친구냐고 물었었다. 81년도부터 만났다니 고기공놈. 어 나 그때 세살이었는데..^^;;
썼듯이 서울에 있던 선반을 고기공놈에게 주었는데 분해된 걸 본 남편놈(!) 뭘 이딴 걸 얻어왔냐고 구박하다가 조립해서 정리해놓으니' 역시 누나는 살림에 보탬이 된다' 고 했다네..ㅎㅎ
어쨌거나 요즘 사야는 신나는 일이라곤 하나도 없는 진짜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는 건데 가끔씩 이런 행복한 일들로 또 힘을 얻는다.
여기저기 자랑 좀 할렸더니 다 바쁘다고 해서 그냥 여기다 쓴다..ㅎㅎ
우짜든둥 고맙다 임마. 나도 누군가에게 부담스런 선물을 받는 걸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다만 아니 어찌보면 병적으로 싫어하는 성격이다만 이자건 개평이건 네 선물 기쁘게 받으마. 아까 너랑 통화하면서 정말 행복했다.
2013.02.05. 여주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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