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콜센타 어쩌고 글 하나 올리고 났더니 어제 정신과샘하고 한 말도 기억나고 이런 저런 생각하다보니 솔직히 또 멘붕.
오랫만에 사야도 내일 고기공놈 결혼식을 위해 머리도 좀 하고 이 오피스텔 정리겸 할 일이 정말 많았는데 그냥 술을 마시다 이시간 까지 와 버렸다.
어쨌든 그 콜센타, 사야가 잠시 일했었다는 더블린의 대한항공 그 콜 센타에서 있었던 일을 잠시 여기 기록해야겠다
(글이 벌써 천개가 넘어가는 관계로 이미 썼었던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다..ㅎㅎ)
이십사시간, 한국과 미국 더블린 이 세 지점으로 나뉘어 그 것도 공짜로 운영되었다는 그 콜센타, 아니 비행기 티켓을 왜 한밤중에 바꿔야하는 지 사야로선 절대 이해 못했던 그 한심한 콜 센타..
한국어 영어 일어 독어 불어 그리고 이태리어까지 여섯가지 언어중에 당시 세 가지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던 사야는 정말 많은 전화를 커버했었는데 그때 인생을 다 알았다, 싶을만큼 다양한 사람들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
KT직원들의 고충을 이해한다고 썼던 이유도 서비스직종이란 건 무조건 손님이 왕, 뭐가 잘못되건 어쩌건 전화받는 사람들이 죽어나는 시스템이다.
어느 날 어느 고상한(?) 한국분의 전화를 받았는데 런던에서 프랑크푸르트로 옮기셨다며 예약확인이었나 뭐 그런 간단한 전화였다
그러다 이 분이 본인은 큰 상관이 없다는 투였는데 대한항공 전화가 무료아니었냐고 당신은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나중에 호텔에서 돈을 물리더란 말씀을 진짜 따지는 게 아니라 거의 흘리시더라는거다.
사소한 거에 목숨걸지는 않지만 나름 자신에게 철저한 사야는 그 말에 너무 충격을 받은거다. ' 손님 절대 그럴 수가 없습니다 제가 알아보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묵으셨다는 호텔이 엄청 비싼 호텔이었는데 전화를 해서 따졌더니 사야를 그러니까 대한항공을 너무나 우습게 알더라는 거다.
그러니 또 사야의 강한자에겐 강하다, 는 투지 발생..ㅎㅎ 너같은 애랑은 이야기 못한다고 총지배인 바꾸라고 생난리를 쳤다지.
안 바꿔줬으면 뭐 사야가 그때 더블린에서 런던으로 쫓아가길 했겠냐 아님 밤새 사무실에 앉아 전화하며 스토킹을 했겠냐
중요한 건 진짜로 총지배인에게 전화가 왔더라는거다.
너무나 정중하게 무슨 일로 컴플레인을 걸었냐길래 당신이나 나나 서비스가 최우선인 직업이다.(물론 귀천은 있다만..ㅎㅎ) 우리 회사는 이런 방침으로 일하고 있는데 당신들의 호텔이 우리회사 방침에 어긋나서 우리 손님에게 피해를 주고 어쩌고 저쩌고..
이 쿨한 남자가 너무나 신중하게 듣더니, 자긴 단 한번도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노라는거다. 그래 또 어쩌고 저쩌고..
알아보고 연락주겠다 어쩌고도 아니고 당장 알았다며 미안하다고 그 손님에게 전화비를 환불해드리겠다는 거다.
환불뿐 아니라 자긴 정말 그런 시스템을 몰랐다고 앞으론 조치하겠다는 말까지 하더라.
사야도 신나서 그 손님에게 상황이 이렇게 되었습니다 전화까지 드렸지만 안타깝게도 사야도 대한한공을 곧 그만두고 상해로 떠나오고 어쩌고 그 분이 진짜 환불을 받으셨는 지까진 확인을 못했다.
그래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다
지금 생각해도 그때 사야는 너무 멋졌다. 일개 콜센타 직원이 고객이 괜찮다는 데도 아니라고 저희가 무료라고 말했으면 그걸 지켜드리는 게 당연한거라고 제가 해결하겠다고 했던 그 당당함.
그걸 다시 한 번 여기 기록해놔야겠다고..ㅎㅎ
이번 정신과샘하고도 그런 이야길 했다
사야는 참 멋진 인간인데 스스로가 그걸 믿지 못하는 것 같다고, 아니 그 경계에서 본인이 참 힘들어하는 것 같다고 말이다
정말 사야는 누군가 당신이 참 멋지다는 말이 왜그렇게 부담스러운걸까
사야가 좋다고 난리친 인간들은 정말 넘치고 넘치는데
믿거나 말거나지만 초딩때 아니 사야 세대로는 국민학교때
겨우 여섯반이었던 울 학교에서 백미터 달리기를 널 위해 달렸다는 놈이 다섯이나 되었건만
그래서 생긴 자신감은 아니 또 끊없이 추락하는 자신감 상실은 무슨 관계인 지..ㅎㅎ
누구도 묻던데 울 샘은 더군다나 술을 마시는 것도 모자라 알콜성치매인 것 같다고 말씀을 드려도 눈하나 깜짝을 안하신다
한술더 떠 그 쪽으로 마구 무너져내리고 싶은 생각은 안드냐구?
'아니 선생님 저는 저의 이 자기검열이 너무 싫습니다' ㅎㅎ
독일생활 초반에 아침에 한국에 도착해서 친구 결혼식에 간 적이 있더랬다
머리도 해야하고 옷도 갈아입어야하는데 피곤해서 그냥 갈란다, 했더니 당시 아주 어리던 조카놈이
'아 고모도 이젠 삶을 포기하는구나' 했다지..하하
그래 내일이 결국 고기공놈 결혼식
복잡한 일들이 얽히긴 했다만 미용실에도 좀 가고 고기공놈 결혼식엔 좀 멋지게 짠하고 나타나고 싶었는데 결국 또 실패다
사실은 누군가의 결혼식에 괜찮게 나타나는 건 자신의 문제뿐 아니라 상대에 대한 예의이기도 한 데 사야는 또 실패구나.
아 사야 나름 멋쟁인데 제발 믿어줘..ㅎㅎ
근데 뭐 산발이건 뭐건
그녀가 행복하길 간절히 바라는 기를 가지고 가면 가장 빛나는 거 아닌가..^^
우짜든둥 사야가 정말 좋아하는 표현 이 우짜든둥,
고기공놈은 사야가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잘 살것 같다
그리고 사야도 솔로인 고기공놈 없이도 생각보다 잘 살 것 같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느낀 것
어쩌면 가장 인간을 힘들게 만드는 건 미리 걱정하는 게 아닌 가 싶다
그래봤자 겨우 자신의 경험안에서인데 말이다..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사야라는 인간에 대해서
그리고 저 오랜 이야기도 굳이 썼어야했던 이유 마저도..
난 잘났거든?
너희 좀 알아달라고, 알아준다는데 거부한 주제에 그래도 알아달라고..ㅎㅎ
아 정말 앞으로 사야가 어떤 삶을 살게 될 지는
사야 자신에게 조차
무한한 미스테리다..^^;;
2013.0119. 서울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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