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서울에 온지 만 한달이다
창을 열어놓고 포스팅을 해아지하다 몇 시간이 흘러버렸다.
그사이 끊임없이 쿡티브에서 '안드라스 쉬프'가 연주하는 바흐를 들었다. 여주에서도 쿡티비가 있었는데 저리 훌륭한 연주도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는 줄을 몰랐다. 조명상 자세히 나오진 않았지만 티비앞 왼쭉에 보이는 게 스피커. 아주 만족스럽진 않아도 나름 클래식까지 커버하는 괜찮은 스피커다
아이폰, 티비, 컴등이 연결되는 사야의 이 공간에서 가격대비 훌륭히 사야와 함께할 새로 들인 친구다.
우짜든둥 잠깐 새자면 바흐의 '골든베르그변주곡'이 수면제로 만들어진 곡이란 건 다 아실거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야는 네 장의 음반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아끼기도 하고 자주 듣는 음반이 안드라스 쉬프의 연주다
그 음반외엔 잘 아는 연주가는 아닌데 음반에서와 달리 훨 늙어버린 모습으로 라이프찌히 교회에서 연주를 하는 모습을 보니 감격스럽기 이를데 없다. 저 깔끔한 연주는 문외한인 내게도 타의 추중을 불허하지 않나 싶을 정도
혹 쿡티비있으신 분들 바흐의 프랑스조곡을 연주하는 저 멋진 연주를 놓치지 마시라는 이야기..^^
여주에 있을땐 가지고 있는 씨디나 라디오로 듣기도 하고 이런 여유가 없었는데 혼자 이 공간에 나와있으니 이런 호사(?)도 누리는 건가하는 생각
결국 송현님이랑 아차산을 등반했다
중2때부터 이 동네에 살았던 사야에게 아차산은 정말 동네 뒷산이라 나름 산쟁이(?0라 자부하던 내겐 우습기만 하던 산이었다지
한국에 처음 돌아왔을때 친구놈이랑 한번 잠시 오르고, 이번 서울에 돌아와 그 놈이랑 또 한번 올랐지만 아니 나름 매력적인 트레킹 코스라고만 생각했지 산이란 생각은 못했는데 송현님이 지대로 소개해주시는 이번 산행은 아차산에 대한 내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지
아차산 아래 사시는 덕에 아차산의 고수인 송현님이 내게 보여주고 싶어하신 게 많았기도 했고 천천히 걸은 이유도 있지만 아차산을 꼬박 네 시간 산행하게 되었는데도 어찌나 숨겨진 멋진 곳이 많은 지 뿌듯한 산행이었다
사진은 백제양식의 고려시대 초기인가 세워졌다는 아차산 삼층석탑. 설명에도 써있더라만 왜 절옆이 아닌 저 곳에 저 석탑이 세워진지는 모르겠지만 석탑옆에 앉아 한강과 건너를 바라보고 있으니 어찌나 마음이 편하던지
석탑자리가 고구려 영토, 건너 보이는 곳이 백제의 도읍지였던 풍납동일대다. 말하자면 뺐고 뺏기느라 처절한 싸움이 벌어졌던 그런 곳이었겠지.
쉬면서 송현님이 해주신 말씀인데 저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가 와불 그러니까 누워있는 부처님 형상이라는 거다 근데 왼쪽이나 오른쪽이나 그런 마음으로 보면 정말 그렇다.
이 분이 송현님이시다. 내 블로그에서 자세히 소개된 적은 없었어도 꾸준히 언급되셨던 분이기도 하다..^^ 사야보다 정확히 열살이 많으시고 서예를 하시는 분이며 동경 멜론님의 초등학교 동창이시기도 하다. 뭐 그런 인연으로 내 블로그에도 들어오시기 된건데 어찌보니 사는 곳도 비슷해서 이리 연결이 된다만 뭐 역시 블로그 그림자시긴 하다..ㅎㅎ
목요일마다 인사동에서 서예교실을 하시는 송현님(서예에 관심있으신 분들 무조건 인사동으로 오세요..ㅎㅎ) 을 따라 나갔는데 막상 휴일이라 아무도 나오지 않아 송현님과 나는 북촌과 삼청동 산책에 나섰다
북촌이야 가본 적이 있지만 삼청동은 이상한 거부감(?)에 피하던 곳이었는데 어찌 걷다보니 사람도 미어터지던 삼일절 날 그 곳에 가게 되어 증명사진 한 장
아침에 눈을 뜨면 보이는, 남동향 사야 방의 풍경이다
지난 번 여주에서 돌아오는 길 구입한 미니화분들
자세히 보면 이런 모습.
반대방향에서 보면 이런 모습인 사야의 아름답고 행복한 미니정원이다..^^ 물론 늘어놓기만 했지 아직 완성된 모습은 아니다만 저 위치에 저런 컨셉으로 갈 생각중이다.
화분 두 세개가 어울릿같다는 사람들과 달리 이 좁은 오피스텔에 서른다섯개가 넘는 미니화분을 사다가 늘어놓은 것, 사야가 행복하게 사는 이유, 그리고 칠만원이 주는 사무치는 행복이다.^^
이게 사야가 머무는 새로운 공간이다. 세부적으로 손봐야 할 곳은 많지만 대충 이런 분위기로 나아갈 예정. 저 이인용 식탁이 식탁겸 내 책상이고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을 안락의자 하나..
분리된 공간에 달랑 놓여진 슈퍼싱글 매트리스 하나, 그리고 조명등과 어제 인사동에서 구입한 모과..^^
지금 자판을 두드리는 곳에서 바라보는 미니정원의 모습
그래 이렇게 사야는 서울생활을 다시 하나씩 시작하고 있다.
지난 화요일 여주에서 돌아오는 즉시 아무래도 지금 내게 필요할 것 같아 정신과에 들렸는데 사람이 얼마나 많던 지 상담받기 전에 병이 날 지경. 결국 약속 시간도 있고해서 박차고 일어났다만 정신과 가까이도 왔는데 상담을 받을 수 없다는 건 안타까운 일.
어쨋든 사야는 다시 혼자됨을 연습하고 있는 중이다..
2012. 3.02. 서울에서..사야..
'5. 나만의 공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비가 내리는 금요일 밤 (0) | 2012.03.23 |
---|---|
사야의 서울생활 3 (0) | 2012.03.16 |
사야의 서울생활 2 (0) | 2012.03.09 |
불안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설레이는 나날들 (0) | 2012.02.25 |
새로운 시작 (0) | 2012.0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