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카메라인 관계로 사진은 엉망이지만 사진보단 훨씬 보기좋은 저 풍경을 내다보며 지금 사야는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요즘 보니 의도한 건 아닌데 금요일마다 글을 올리는 것 같다.
하긴 뭐 금요일이 사야에게 요즘 좀 특별한 날이긴 하다..^^;;
축축히 젖은 노면을 내려보다는 것도 묘한데 마침 노래는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나 송창식의 '우리는' 같은 거나 흐르고 포도주 한 잔 걸쳐주지 않으면 견뎌내기 힘들 것 같은 밤이다..^^ 핑계좋다만 뭐 핑계없다고 술 안마실 사야는 아니지..ㅎㅎ
요즘 사야는 사실 혼자견디는 걸 연습하고 있는 중이다. 술마시러 나오란 이야길 거절하는 법은 거의 없는 사야가 가끔은 그런 거절도 하니 말다했지.
혼자 살아본 경험이 거의 없는 사야가 밀폐된 공간에서 혼자 식사를 챙겨먹고 혼자 술을 마시고 혼자 음악을 듣고 혼자 내면을 들여다보는 연습.
아니 사실 이 모든 것들은 혼자 잠들고 혼자 깨어나는 것만을 빼면 무척이나 익숙한 일들이기도 하다. 심히게 떠돌기도 했지만 워낙 바빴던 남편탓에 결혼생활은 내내 그런 모습이었으니..
어쩌면 그리 티격태격하면서도 남친과 삼년 반이란 그 오랜세월을 살아낼 수 있었던 건 역설적으로 또 그가 늘 내옆에 있었기 때문이었는 지도 모르겠다
인간이 모두 같은 건 아니지만 집에 들어갔을 때 누군가 말을 건네주는 삶이 가장 바람직한 삶이 아닐까? 물론 말은 건네되 서로의 삶엔 크게 간섭하지 않고 또 각자의 공간이 따로 있고 그럴 수 있다면 말이다.
함께 살긴 하지만 몇 시간씩 혼자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어도 서로를 견뎌낼 수 있어준다면, 그러면서도 말이 통하고 서로를 존중해준다면 이상적인 삶이 아닐까, 하는 게 사야생각인데 사야는 앞으로 그런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아님 진짜 너무나 비현실적인가? ^^
사야는 어쨌든 다른 건 몰라도 혼자 잠들고 혼자 깨어나는 게 무엇보다 싫다..ㅜㅜ
지난 번엔 히야신스(그건 꽃이 져서 내년을 기약하며 여주에 가져다 땅에 심어놨다)가 사야를 행복하게 했다면 이번엔 이 게발 선인장이 또 새로운 기쁨을 주고 있다 인간도 뭐 각자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겠지만 꽃처럼 다양하게 아름다움을 뽐내는 게 또 있을까 싶을만큼 세상엔 너무나 다른 식물이 살고 있으니 그게 늘 신기하다.
왔다리갔다리하느라 아직도 이 공간이 정리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번에 또 짐을 좀 챙겨오며 자그마한 화분받침대를 가져다 저리 등과 함께 박스(!)에 올려놓고 보니 기분이 좋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사야가 이사한 지 두 달이 다 되어가도록 아직 초도 구입하지 못했다만 그나마 전체적인 조명이 준비가 되어 그나마 참 다행이다.
이 정체불명의 음식이 서울만 오면 사야가 먹는 떡만두국이다.
그때 이야기했듯이 조리대쪽으로 보완이 시급한데 아직 손도 못대고 있고 굶을 수는 없으니 생각해 낸 것이 이 음식. 주로 다시멸치와 표고버섯으로 국물을 내고 김치나 시금치 저 날은 달래가 있어서 달래, 때론 간장으로 때론 된장으로 어쨌든 최대한 다양한 형태의 떡만두국으로 아점을 하고 있다..ㅎㅎ
저녁은 사람들을 만나 먹거나 아님 술안주로 대처하거나 나가지 않을땐 또 최대한 다양한 재료를 첨가해 스크램블에그를 만들어 먹는다거나..^^;;
아 누군가 궁금해하던데 결국 지난 번에 말했던 냉면은 수요일에 올케언니랑 먹었다. 너무 기대를 했었기 때문이었는 지 옛날 맛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너무 급하게 가느라 청계천변엔 벌써 매화가 피었던데 사진에 담지는 못했다지
오늘 처음으로 집에서 서예연습을 했다. 사실 대학시절 모든 것을 다 배워야하는 특성상 붓을 안 잡아본 것은 아니지만 정말 너무나 싫었고 이번에도 아시다시피 자발적으로 시작한 건 아니다만 그래도 사야는 묵향은 너무나 좋다.
이제 겨우 저렇게 줄긋기, 별을 연습하는 단계다만 (그나마도 저건 송현님 작품이다..ㅎㅎ) 오늘 저 앙증맞은 벼루에 먹을 갈고 한시간가량 줄긋기 연습을 하니 참 좋더라. 사진 오른쪽에 보이듯이 이번엔 향대도 챙겨왔으니 다음 인사동에 나가면 꼭 좋은 향을 사다가 향도 피워놓고 연습해볼 생각.
눈썰미좋으신 분 알아보셨겠지만 아이비밑에 있는 화분받침대는 내가 처음 한국에 와서 창가에 주르르 늘어놨던 바로 그 컵 받침대다..ㅎㅎ
참 어제 우연히 대학로에서 '그 놈을 잡아라'란 연극을 봤다. 함께 서예하시는 분이 아는 사람이 나오는 거라며 초대해주셔서 얼결에 다녀왔다. 서스펜스연극이라 그런 걸 별로 안좋아하는 사야가 일부러 찾아보진 않았을 가능성이 크지만 연극은 괜찮았고 공연 좋아하는 사야가 정말 오랫만에 본 거니 또 묘한 기분이 들긴 하더라.
안타까왔던 건 아는 사람들과 보러갔다면 함께 술도 마시며 연극이야기도 하며 좋았을텐데 혼자 지하철을 갈아타가며 돌아오는 길이 쓸쓸하더라는 것. 사실 평소같았으면 택시를 탔겠지만 연극이 무서워서 차마 혼자 택시를 탈 수가 없었다..흑흑
열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사람들은 어찌나 많던 지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다보니 그 무서움은 정말 금방 잊혀지더라.
사야가 지하철을 싫어하는 건 폐쇄공포증이랄까 지하에 대한 공포랄까 뭐 그런 이유도 있지만 사람에 대한 공포도 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 사이에 있다보면 삶에 대해 인간에 대해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고 그게 잘 감당이 안된다.
어쨌든 서울에서 살아남으려면 지하철과 친해져야하는데 극복해내야하는 또 다른 대상인지도 모르겠다.
지난 번에 올렸어야하는 데 못 올렸던 사진을 이번에 올린다. 고기공놈 그리고 그 애인이다..^^
진짜 정말 순 참기름, 뭐 이런 표현처럼 사야도 피터지게 고민했다만 사야가 저 놈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단 하나. 믿어주고 응원해주고 들어주는 일 밖에는 없다는 결론. 보시다시피 참 행복해 보이고 잘 어울리는 커플이기도 하다. 그런데 왜 어쩌고, 뭐 이런 질문은 하지 마시길 바란다. 승질 드러운 사야에게 돌맞는다..ㅎㅎ
연애를 시작한 건 아 그러고보니 오늘로 딱 삼개월이다만 7년 전 같은 직장에서 근무했던 오래된 동료들이기도 하다.
누군가 지금 내게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처럼 내 행복과 저 놈의 행복중 누구의 행복을 더 바라냐는 아메바적인 질문을 한다면 난 당연히 저 놈이 나보다 더 행복해지길 바란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니 여기 가장 많이 등장한 어쩌면 만화나 영화속(?) 인물같은 저 놈의 행복을 여러분도 빌어주시길.
(얌마 이제 속이 후련하냐? 이 사진을 올린 것에 대한 책임, 행복해야할 책임은 당연히 내가 아닌 네게 있다..ㅎㅎ)
어찌보면 웃기는 일이 생겼다 지난 수요일 거의 평생(?)을 안양에 살던 고기공놈이 이 곳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이사를 왔다. 내가 삼십 년을 성동구민이었는데(십년 가까이 주민등록말소 경험도 있는 날라리주민이었지만) 이젠 저 놈이 성동구민이 된 것이다.
십년이 훨 넘는 시간을 저 놈과 서울에서 술을 마시며 저 놈이 안양사는 게 신경이 늘쓰이긴 했는데, 이 넓은 서울에서 그것도 나도 서울에 와 있는데 근처에 살게되다니 신기하긴하다.
그 생각을 할 때마다 남친에게 참 고맙다는 말을 짚고 넘어가고 싶다. 연양리시절 여기 정신과 일주일에 한번씩 다닐 때 끝나면 늘 고기공놈하고 술을 마시곤 했었다지. 남친은 늘 어디선가 술자리가 끝나는 시간 상관없이 우릴 기다리다가 한참 돌아가는 길임에도 자주 고기공놈을 안양까지 데려다주고 여주로 가곤 했었는데..ㅜㅜ
우짜든둥 저 놈 오늘 전화해서 하는 말이 이삿짐 정리하며 어쩌고 저쩌고 하다가 옛날 앨범을 봤는데 언니가 그때 진짜 날씬했었다며 아무래도 언닌 살을 빼야겠다고 혼자 난리다. 그래서 그땐 98년 젊었을 때 아니었냐고 2006년 사진도 올려놨는데 왠 난리냐니 그 놈도 안 보인다네
다른 안보이신다는 분들도 계시니 여기 사진을 다시 올린다. 정말 믿을 수 없는 저 허리와 뱃살..ㅎㅎ 요즘 사야는 컴을 켤때마다 주구장창 저 사진을 보며 의지(?)를 다지는 중이다. 예전 사야 만우절 스페셜 사진을 보고 왜 인터넷에서 다운 받은 사진을 자기 사진이냐고 우기냐는 사람도 있어서 뱃살 클로즈업만으로 자르려다 얼굴도 올린다..^^;;
오늘 고기공놈왈 확실히 사람은 살이 빠져야 이쁘다나. 당연히 날씬하면 옷발 스타일발이 사는 건 맞고 이뻐보이는 것도 맞겠지만 그리고 사야 스스로도 살을 빼야겠다 결심은 한다만 저 얼굴로도 도끼병에 시달리며 살던 사야에겐 이 미칠듯한 외모지상주의의 사회가 영 불편하고 힘들다.
아직도 스마트폰을 사지않다 못해 휴대폰까지 없앨까 고민했다면 이것도 같은 맥락일까 아님 일종의 병일까..
사야는 여전히 저 창문앞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며 어떻게 살아야 나도 행복하고 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도(개들포함!!) 나때문에 행복할 수 있는 지 아니 최소한 어떻게 해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걱정시키지 않을 수 있는 건 지를 고민하고 있다.
2012.03. 23. 서울에서...사야
이 글을 쓰는 사이 듣는 음악은 수도 없이 바뀌었다만 글을 시작할때 처음 나오던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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