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연양리풍경

희망

史野 2010. 3. 4. 16:26

 

 

 

 

 

벌써 삼월입니다.

 

어쩌다보니 이월이 지나가버렸네요.

 

궁금해하실 사야는 요즘 날마다 저녁예불에 다니고 일주일에 한번 병원에 다니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예불은 처음엔 낯설기도 하고 이상했는데 한달이 넘으니 많이 익숙해졌구요. 거기다 스님과 저희 두 사람만 참석하는 일이 대부분이라 아주 오붓합니다..ㅎㅎ

 

 

(요즘 신륵사는 극락보전이 공사중이라 이 곳을 임시법당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참여하는 예불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예불문'이라는 걸 함께하고 '반야심경'을 외웁니다 그리곤 '천수경'이라는 걸 또 함께 독송하구요 이 절에선 '관세음보살보문품' 이라는 걸 또 독송합니다.

 

그리고나면 스님이 관음정근이라고 목탁을 두드리시며 계속 관세음보살을 반복하시는데 그때 저흰 108배를 한답니다. 그러면 축원기도등이 이어지는데 불교에서 제가 제일 재밌다고 생각하는 게 기도자의 주소까지 아주 상세히 언급한다는 거죠..^^;;;

 

우짜든둥 그리고 또 반야심경을 외우고나면 대충 한시간 반이 소요되며 저녁예불이 마무리된답니다.

 

요즘은 불교에서도 우리말로 된 불경들이 나온다지만 그래도 예불은 한문으로된 불경을 독경하는 관계로 대충이라도 무슨 뜻인 지 알아야하니까 머리에서 쥐가 나고 있습니다. 이럴땐 중국어독해 만점받은 것도 별 도움이 안되는 것 같아요..ㅎㅎ 

 

그 오묘한 뜻을 어찌 다 알겠습니까만은 아무래도 불경을 베껴보니 훨씬 뜻이 잘 들어오더라구요. 지금까지 반야심경을 세번 천수경을 한번 지금은 관세음보살보문품을 사경하고 있는 중인데 정신집중에도 참 좋은 듯 합니다.

 

틈틈히 현봉스님이란 분이 쓰신 천수경강의를 읽고 있구요.

 

성경이나 뭐 모든 신화가 그렇듯이 이 불경들에도 좀 황당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어느 종교에서나 그런 신화가 필요한걸 보면 인간들은 정말 나약한 존재구나, 싶네요.

 

병원에 다니는 일도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가 찾아나선 의사도 아니고 약처방이 주고 상담치료를 전문으로하지도 않아서 그만둘까 고민도 했었습니다만 다행히 제가 의사분을 신뢰할 수 있는 대화가 여러번 오갔고 제게 도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의사를 만나러 가기전 의사를 만난 후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냉정해지려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으니까요.

 

제 질문에 솔직히 대답해주시는 편이고 다른 의사들과 달리 제가 가슴아플(?)만한 이야기도 잘 하시네요 

 

저는 참 오랜시간 자신과의 싸움끝에 본인에대해 거의 완벽하게(?) 안다고 믿었었는데 요즘 새로운 자신을 만나가고 있기도 합니다.

 

거기다 한동안 저는 제가 왜 돌아왔는가를 잊고 있었던 듯합니다. 제 삶에서의 중요한 의미, 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한 당시의 그 고민말입니다.

 

그러다보니 남친과의 관계도 많이 편안해졌습니다. 하긴 저희도 이제 같이 산 지 거의 이년이 다 되어가고 거기다 맨날 붙어있는데 안 편안해지면 그게 이상한거겠지만요..ㅎㅎ

 

저녁예불과 병원을 다닌다고해서 산재한 많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한꺼번에 해결되는 건 아니겠지만 최소한 변화에 대한 희망은 생겼습니다.

 

제가 변하면 많은 것들은 자동으로 변해보이지 않겠습니까.

 

이젠 봄도 오니 난방비걱정을 덜하게된 것만도 우선 희망적이고..ㅎㅎ 인생이 무엇이다냐 고민하며 마셔대던 술병도 그 갯수가 줄어드는 중입니다..^^;;;

 

물론 아름답던 여주강변이 포크레인에 의해 초토화가되어 새깽이들과 나가 뛸 공간도 사라져버렸고 여기저기 지진에 암울한 경제전망이며 우리가 사는 세상이 너무나 끔찍합니다만 그래도 희망은 가져야겠죠? ^^

 

 

 

요즘 드라마 추노에서 압구정으로 가끔 나오는 신륵사의 강월헌입니다. 저 멀리 포크레인작업하는 건 빼고 보세요..-_- 저기가 저와 강쥐들의 놀이터였는데...ㅜㅜ

 

 

 

거의 한달 전 남도에는 벌써 저리 파릇파릇하더라구요. 이젠 정말 봄이 오고 있습니다.

 

 

 

 

 

 

 

2010. 03.04. 여주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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