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오늘 이 집에 인터넷을 깔고 인사드립니다..^^
새집에 적응 잘하나 궁금하신 분들 많으시죠? 아니면 말구요..ㅎㅎ
집은 정말 너무 마음에 듭니다. 전망도 좋고 바로 청계천이 연결되어서 오늘은 나가서 달리기까지 했습니다
4.2킬로를 탐색차원에서 걷다가 4.2 킬로를 뛰어 돌아왔답니다.
달리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인지 어찌나들 쳐다보던지요. 친구말로는 반바지를 입었기 때문일거라나요..ㅎㅎ
달리다가 한 다섯 명에게 이건 보행도로입니다. 자전거 타시면 안됩니다 여긴 우측통행입니다 저 쪽으로 가세요 연설도 했습니다.
친구도 큰 언니도 앞으론 그런 짓(!)하지 말라고 말리더군요..^^;;
이래 저래 바쁩니다
물건도 사야하고 집청소도 해야하구요
주인이 살다나가서 믿었는데 막상 이젠 제 집이다 생각하고 자세히 보니까 묵은 때가 굉장하더라구요.
잘 안닦기는 걸 빡빡 닦다보니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제 속이 지금 말이 아닌데 예전 독일에서도 너무 힘들 때 그렇게 닦은 양변기를 또 닦고 또 닦고 그런 적이 있었거든요.
어쨌든 시어머님이 새출발 선물을 사주신답니다. 대단하신 분이죠? 적응을 잘하는 것 같아 좋아하시면서 또 섭섭해하시는 듯 하더군요.
어머님도 당연히 마음이 복잡하시겠죠.
그녀말대로 어쨌든 전화는 자주(!) 하십니다..^^
14년은 정말 짧은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또 이 곳에서 그러니까 내가 낳고 자란 이 땅으로 돌아왔는데 다시 적응을 하느라 애쓰고 있습니다.
마트에 가도 낯설고요 사람들의 예의없슴도 낯설고 위에 쓴 것처럼 막무가내로 질서를 시키는 대로 안하는 사람들도 거슬리네요.
그래도 그게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장점을 넘어서진 않기에 그런대로 잘 지내지만요.
집이 완성은 안되었어도 전망이라도 사진 찍어 올리면 좋을텐데 카메라가 고장입니다. 아직은 그거 고치러 갈 짬은 안나네요.
동네가 후지다보니 아파트들이 많이 없어서 탁 트인 전망이 아주 좋답니다.
참 제가 잠시 머물렀던 서초동에서도 그 생각을 하고 여기 와서도 그 생각을 했는데 늘 전망좋은 곳에 살긴 했어도 산이 보이는 곳에 살아보지 못해서인지 어디서나 산이 보이는 이 서울도 아주 마음에 듭니다.
제가 원래 산행을 좋아했기도 했지만 한국에 살 때 늘 산을 보고 살아서인지 서울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각종 산들을 보며 심리적 안정감이랄까 그런 걸 느끼겠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모든 게 낯섭니다. 아무리 한국을 자주 드나들었어도 잠시 들렸다 가는 거랑 집을 구하고 이런 저런 필요한 것들을 구입하고 하는 과정은 천지차입니다.
어제도 마트에 갔다가 막상 제가 찾고 있는 것들이 파스타재료들인걸 알고는 참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그렇게 유럽과 동양을 떠돌았어도 어느 대형마트에서나 제가 찾는 게 없는 적은 거의 없었는데 여긴 또 의외로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서 좀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그래도 저를 아끼고 지원해주는 가족과 친구들덕에 아 좋구나 잘왔구나 이러며 지내고 있습니다.
몇 일 전에 시어머니랑 통화를 하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하다 결국 울었는데 제가 얼마나 외롭게 살았는 지를 와보니까 알겠습니다.
인터넷이 이제 깔렸으니 자주 인사 드릴게요.
오늘은 이사 잘했다고 집도 정말 마음에 든다고 그리고 그 집을 제 집처럼 만드느라 바쁘다는 말씀만 드리고 갑니다..^^
사야는 요즘 사십년만에 처음으로 인생을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ㅎㅎ
2007.08.31. 서울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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