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에서야 아프칸피랍사건을 접하곤 놀래서 여기 저기 기사나 의견들을 읽어보는데 정말 답답하다.
철군도 아니고 포로랑 맞교환을 하자니 어제 가졌던 희망도 오늘은 설마, 싶은 게 마음이 아프다.
피랍사건 자체도 놀랍지만 네티즌들의 기독교(아니 개신교.)에 대한 반감이 상상외로 커서 그게 더 충격이다.
그들이 표현하는 개독교라는 말이 개신기독교의 준말이라니 놀랍기도 하다.
어쩌다 한국기독교는 이런 지경까지 이르렀단 말인가.
신약은 한마디로 사랑이랄 수 있는데, 네 이웃을 네몸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이 개신교의 최대계명인데 어쩌다 이들은 이웃들에게 이다지도 신뢰를 잃었단 말이냐고..
물론 나도 말리고 말린 곳에 한 두명도 아니고 그렇게 단체로 들어가 표적이 된 것에는 화가난다. 그것도 작년에 이천명인가 아프칸에서 평화대횐지 뭐시긴지 연다고 생난리를 쳤다는 단체라니 더 기가막히기도 한다.
그래도 나는 한때 절실한 기독교인이었던 과거가 있는 관계로 왜 그들이 그렇게 그 곳에 갈 수 밖에 없었는 지는 이해가 간다. 어쨌든 그들은 순수한 마음에 그 곳에 갔다는 거다.
예전에 내가 즐겨부르던 복음송에는 그런 내용이 나온다. '불속에라도 들어가서 불속에서라도 들어가서 세상에 널리전하리 주의 사랑을...' 고등학교 대학교 그 순수한 열정이 넘치던 나이에 저런 노래를 줄창 불러대며 날마다 울며 불며 기도를 했으니 가슴이 뜨거워지는 건 당연하다.
문제라면 같은 신을 믿는 이슬람을 미전도종족으로 규정하고 복음전파를 해야하는 대상으로 만든 교회의 잘못이고 그 위험지역에 그렇게 단체로 보낸 역시 지도급들의 잘못이다.
어쨌든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 사람들은 살아돌아와야한다. 그들의 그 열정이 무모할 지언정 민간인을 볼모로 잡는 테러조직에 의해 살해당해야하는 어리석은 목숨들은 아니기때문이다.
기독교인이 아닌 나도 삼년 전 심각하게 한달정도 아프카니스탄 봉사를 갈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 당시 우리부부는 아프칸 학교짓는데 조금 돈을 보냈는데 그 곳 다큐를 보다보니 나같이 시간은 남아도는 인간이라도 가서 몸으로 뛰는 게 몇 푼돈보다 더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닐까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안티기독교인들이 주장하듯 봉사를 가장한 선교였다기보다 그냥 저들도 나처럼 그런 안타까운 마음이 컸을거다. 아무래도 교회조직을 통해서 그 곳의 절박한 상황을 또 자주 접했을 거니 말이다.
안그래도 좌니 우니 진보니 보수니 나눠 죽어라 싸워대는 것도 안타까운데 개신교 안티개신교해서 싸우는 것도 너무나 슬픈 현실이다. 기독교에 대한 반감이 있는 사람들을 꽤 만나긴 했어도 정말 이 정도로 심각한지는 어제 줄줄히 올라온 글들과 댓글들을 보면서 처음 알았다.
이번에 꼭 다 살아돌아와서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교회는 내 가장 가까운 이웃을 섬기는 일이 얼마나 더 소중한 지를, 그동안 얼마나 독선적인 행동들로 주위에게 반감을 샀는지를 깨닫고 이웃과 화해하는 일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비기독교인들도 화가나고 짜증도 나고 이런 상황에 열은 받겠지만 대형사고가 터진만큼 조용히 입다물고 한 번만 더 그들에게 기회를 줬으면 좋겠고 말이다.
안티기독교인들이 올린 글들에 솔직히 공감가는 부분은 무지 많다만 그래도 우리가 해볼 수 있을만큼은 해봐야할 거 아니겠는가. 정말 그 후에 돈을 요구하건 사과를 받던 해도 늦지는 않을 것이다.
해외선교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한국교회는 앞으로 더이상 이슬람이 전도대상이 아니라 협력대상이란 걸 직시하길 바란다. 역사속에서 천주교와 개신교가 피터지게 싸웠지만 믿는 신은 하나듯이 이슬람과 기독교도 믿는 신은 하나다.
어차피 다 아브라함의 자손이다. 나는 성경은 믿지 않지만 아브라함의 자손이 모래알처럼 많게 될거라는 신의 약속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이제 불교가 남는데 불교신자들은 그냥 냅두면 된다. 현각스님같은 분도 있지만 나처럼 방언도 받고 성령체험도 하고 신의 나라가 이루어지길 위해 목숨도 아까와하지 않겠노라고 새벽에 나가 기도하던 인간이 절에 다니고 싶다고 하는, 세상엔 신이 포기한 인간도 있는 법이다.
신은 신의 때를 가지고 계시고 안 믿고 싶어서 안 믿는다기보다 역시 유명한 말이다만 믿음 역시 신의 선물이다.
사형제도가 있다고 범죄율이 줄어드는 게 아니듯이 아무리 불신지옥 외쳐도 머리에 안 들어온다. 그저 주어진 환경에서 남 안 괴롭히고 성경말씀대로 열심히 사는 모습 보여주면 당신들이 믿는 신 나도 믿고 싶다는 사람이 줄설거다.
나 역시 한국기독교에 반감이 많은 사람이지만 그래도 기독교인이 보통사람들과 비교 나름 사랑을 실천하려고 애쓰고 배고픈 이들에게 빵이라도 하나 더 건네는 사람들이란 걸 믿는다. 알게 모르게 헌금으로 이루어지는 구제활동도 많은 걸로 안다. 그 당신들의 노력이 무모하거나 강요된 전도로 빛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나님
오랫만에 당신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자녀들이 지금 너무나 큰 위험에 처해있습니다
극도로 공포스러운 이 순간들을 잘 견뎌낼 힘을 주소서
그들을 구해주소서
그리고 그들을 이 땅이 화해할 수 있는 도구로 써주소서
더이상은 위험에 처해진 당신의 자녀들을 비웃지 않도록
그게 믿음에 따른 핍박이 아니라
믿음에 대한 오해로 타인에게 남긴 상처임을 알게 하시어
그 상처에 귀기울이고 어루만지는 한국교회 되게 하소서
진정한 믿음은 오만과 독선이 아니라 겸손과 양보임을 알게 하소서.
당신이 선택한 자녀들이 이 땅에서 진정한 평화의 도구가 되게 하소서.
그리고 이스마엘과 하갈을 구하신 것처럼
이만 아프카니스탄도 그 고통에서 구해주소서
아멘.
2007.07.22. Tokyo에서...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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