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갇힌 항아리

Henri Cartier-Bresson: The Impassioned Eye

史野 2007. 5. 4. 18:27

20060531

 

어제 앙리 까티에 브레송의 영화를 보러 갔었다.

 

"Henri Cartier-Bresson: The Impassioned Eye"

Director: Heinz Bütler

 

 

 

 

그의 사후 그의 일생에 대한 영화인줄 알았는데 그가 세상을 떠나기 한해 전에 찍은 다큐멘타리랄까 인터뷰랄까 그런 형식이었다. 말이 거의 없이 600호의 크기의 스크린에 확대되던 사진들과 바흐의 음악들.

 

 

 

 

딱 저런 모습으로 그는 그의 사진을 들추고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불어였던 데다 자막을 거의 읽을 수 없던 내겐 답답하기 그지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그가 사진을 고르고 웃으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 모습을 보는 것만도 좋았다.

 

 

 

특히 등장인물중 유일하게 영어를 쓰던 아서 밀러를 본 것도 수확이다. 그는 그의 아내였던 마릴린 먼로의 사진에 대해 극찬을 하고 있었는데 이미 전설이 된 그녀가 생생하게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사진은 회화와는 또 다른 감동을 준다. 특히나 그의 사진속의 저 빛과 그림자 그리고 등장인물들을 보고 있노라면 거창하게 삶의 진정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를 라이카맨이라고 불렀다던가.

 

1908년에 태어나 2004년에 세상을 떠난 그.

 

 

어제 그가 찍은 유명인들의 사진을 스크린을 통해 보면서 그가 세상을 떠남으로 진짜 한 세기가 마감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식으로든 20세기에 영향을 미친 많은 이들이 그의 사진속에서 흔적이 되어 우리 곁에 남아있지만 말이다.

 

영화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흥미로왔던 건 극장이었는데 태어나서 그렇게 작은 극장엔 처음 가보았다. 일 이층 합해 오십 석 정도 될까. 저 골목을 많이 지나다니면서도 저기 극장이 있다는 걸 어제 처음 알았다 

 

내 왼편에는 육십세 정도의 남자분이 오른편엔 역시 그 정도 나이의 여자분이 앉아 계셨는데 이 곳의 이런 분위기에 난 늘 가슴이 설렌다.

'빛 갇힌 항아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한 선물  (0) 2007.11.22
비오는 거리를 따라 걷다  (0) 2007.05.25
몽님을 위한 스페샬..ㅎㅎ  (0) 2007.04.22
한 장의 스냅사진 그리고..  (0) 2007.04.06
히로오(廣尾) 산책  (0) 2007.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