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628
Drei Minuten mit der Wirklichkeit
그 빨간 책의 정체는 이거다.
재작년 크리스마스에 시누이에게 선물을 받았다가 작년 가을에 시작을 했었는데 읽다 보니 내 스타일이 아닌듯하여 던져두었다가 아무래도 마무리를 해야겠다 싶어 몇 일전에 다시 집어 들었다.
보통 시누이가 내게 선물하는 책들은 내 취향에 맞는 편인데 본인도 읽지 않고 친구추천이었다고 해서인지 조금 실망스러웠던 책.
우리나라에도 번역된 '퍼플라인'의 작가 '볼프람 플라이쉬하우어'의 책인데 책 내용까지 해서 좀 의역을 하자면 '삼분간의 진실대면'? 피아 졸라의 곡 이름이란다.
베를린의 어느 발레리나가 아르헨티나 출신의 탱고댄서와 알게 되어 꼬이는 스토리인데 어쩜 그렇게들 상상력부족인지 지난번 바람의 그림자처럼 여기서도 또 그들은 알고 보니 이복형제다.-_-;;
어쨌든 내게는 그래도 아르헨티나의 정치상황과 탱고와 연결된 이야기 풀어가기는 바람의 그림자보다는 훨씬 흥미로왔다.
탱고는 아마 여인의 향기에서 알파치노가 추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있고 요요마의 씨디외엔 아는 게 없다. 아르헨티나는 그저 에바 페론의 노래, 마돈나가 주연했던 영화 그리고 축구 잘하는 나라 정도?
물론 초딩 때 친구들이 그때 분 남미이민바람에 실려 몇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떠났었다. 흐릿한 기억을 떠올리면 그 중 한 친구는 돌아왔었던 거 같기도 하고..
1880년경 생겨난 이 춤은 당시 밀려드는 이민자들로 인해 여성들은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말하자면 춤으로 여자들을 꼬시는 경우였다는 거다. 그러나 백인들은 춤에서 흑인들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고 창녀촌 같은 곳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백인 남자들끼리 탱고를 췄다는 거다. 그러다 보니 그 중 여성화되는 남자들이 생기고 그런 이유로 탱고는 억압되었다나.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권신장이 표면으로 드러나는 80년대에 와서 그것도 바닥인생에 속했던 탱고가 특히 서구 지식인들사이에 유행하게 되었다는 건 흥미롭다.
거기다 페론 사망 후 군사독재체제아래 들어간 아르헨티나에서 삼년 간 이만오천에서 삼만 가까운 사람들이 잡혀가고 고문당하고 살해되었다는 거다. 무조건 잡아다가 생매장을 시켜버리거나 비행기에서 바다로 떨어뜨려버리거나 했다니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우리나라 역사도 만만치 않긴 하지만 칠레도 그렇고 아니 셀수도 없는 나라들에서 무고한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목숨을 잃었다는 생각은 소름이 끼친다. 원한에 쌓인 영혼들이 다시 태어나지도 못하고 이 세계를 빙빙 돌고 있다면 세상에 평화가 오길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지금이 월드컵기간이기도 하지만 당시 78년에 아르헨티나에서 열렸던 월드컵기간중 바로 옆에서는 끝도 없이 죽어가는데 한쪽에서는 축구를 하느라 난리를 쳐댔고 결국 아르헨티나는 우승을 했단다 소설에서는 프랑스가 보이콧을 했다고 나오기래 역시나 했더니(실제로 프랑스가 잘못한 일이 얼마나 많은데 프랑스 하면 왠지 평화를 위해 애쓰는 나라인 것 같은 편견을 아직도 내게 주는 건 참 신기하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그것도 아니란다.
오늘도 뉴스에선 가자 문제 이라크문제 등을 끝도 없이 쏟아내는데 꼭 그래서는 아니고 이런 저런 문제로 몇 일간 우울했지만 아 모르겠다.
나는 그래도 웃어야 하고 여행계획도 짜야 하고 앞으로도 남은 게임을 보면서 열광할거고 어쨌든 내 삶을 잘 살아 내야 한다는 것..
오늘은 좀 해라도 비추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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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언급된 빨간 책 그리고 빨간양말의 사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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